[칼럼] 한국의 재산세제, 파이 나눠 먹기와 파이 키우기의 갈림길

우수현 / 2024-11-20 / 조회: 84       마켓뉴스

현행 상속세제 최고세율 50%, OECD 국가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준
고소득자에게 세수 크게 의존하는 편향적 구조, 쇄신 필요
OECD 평균에 비해 낮은 소비세 등 저율 과세 항목, 실효세율을 높여야


한국의 재산세제는 과도하고 불합리한 구조로서, 기업과 개인의 경제 활동을 크게 저해하고 있다. 국내 재산세 부담 수준은 OECD 평균을 크게 상회하고 있으며, 이러한 재산세제가 단순 과세를 넘어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고리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불합리한 제산세제는 경제 구조를 왜곡하고, 장기적인 경제 성장 가능성을 저해하는 방향으로 작용하기 마련이다. 때문에 한국이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합리적인 세제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행 상속세제의 최고세율은 50%로, 이는 OECD 국가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최대주주 할증평가를 포함할 경우 그 부담은 더욱 가중된다. 지난 수 년 간 한국의 재산세제 부담 수준은 급증하며 OECD 평균 증가율을 큰 폭으로 상회했다. 최근 정부는 상속세 최고세율을 완화하고 자녀 공제액을 상향 조정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GDP 대비 세수에서 재산세제가 차지하는 비중을 조정하는 것이 아닌, 단순 세율의 변경이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과도한 상속세는 특히 기업의 경영권을 취약하게 만든다.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높은 세 부담으로 인해 경영 안정성이 저해되고,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최대주주 할증평가로 인해 기업 승계 시 상당한 양의 주식을 처분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는 경영권을 위협하고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저해하는 원인이 된다.


보유세와 양도소득세 또한 문제를 안고 있다. 보유세 중 특히 종합부동산세는 2018년 강화된 이후, 여전히 고 세율을 유지하고 있다. 해당 세제는 재산세와 동일한 세원에 대해 과세가 이루어져 이중과세 논란까지 존재한다. 더 나아가 조세 평등주의 위반, 재산권 보장 원칙 위반, 과잉금지 원칙 위반 등 여러 문제점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해당 세제가 얼마나 불합리한지 알 수 있다.


양도소득세의 경우 부동산 거래를 위축시켜 주택 시장의 유동성을 감소시키고 있다. 과도한 양도소득세 부담은 자산 매각 시점에서 큰 부담을 주어 자산의 이전과 거래 그 자체를 어렵게 만든다. 이는 부동산 시장의 기능을 저해하고, 주택 시장의 활력마저 떨어트린다.


주택 소유자들은 세 부담이 큰 상황에서 이자 부담까지 심화될 경우 주택을 매도하거나, 내 집 마련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시장의 거래량은 감소하고 주택 시장 또한 왜곡되기 쉬워진다. 따라서 상속세, 보유세, 양도소득세 등 재산세제의 세율 인하 및 공제 확대, 동일 세원에 대한 중복 과세를 금지하는 법적 장치 등을 마련해 세제의 공정성과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재산세제의 완화는 고소득자에게 세수를 크게 의존하는 편향적 구조의 쇄신도 동시에 요구된다. 투자와 소비가 일어나지 않는 사회에서 소득 재분배를 언제까지나 주창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OECD 평균에 비해 낮은 소비세 등 저율 과세 항목의 실효세율을 높여 세목 간의 합리적인 비중 조절이 이루어져야 한다.


불합리한 세제에 대해 건설적인 논의가 이루어져 경제 전반의 지속성을 제고하는 것이야말로 우리나라에 주어진 과제이다. 또한, 지금도 답습되고 있는 나눠 먹기식 경제 구조를 타파하고,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것이 앞으로의 한국 경제가 나아가야할 방향이다.


재산세제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불합리의 합리화라는 1차원적인 조치가 아니다. 이는 곧 한국 경제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한 선결 조건이자 시작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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