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였습니다. 한끼에 12달러 정도 되기 때문에, 자주 가는 식당이기도 하고 또 만족스럽기도 해서, 늘 한번 식사를 하면 4달러 정도의 팁을 지불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그날따라 종업원이 너무나도 불친절해 그 반인 2달러 정도만 지불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날 처음으로 팁 제도의 유용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밥값에 팁이 포함되어 있는 식당들이 대다수라, 국내에서는 팁 문화를 거의 경험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미국에 처음 오게 되면, 가장 많이들 하는 고민 중 하나가 바로 팁의 액수에 대한 고민입니다. 물론, 저도 팁 문화에 익숙하지 않았던 터라, 유학을 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고민을 할 때가 많았습니다.
팁 제도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을 위해 잠시 설명을 드리자면, 미국에서는 주문한 메뉴의 가격을 기준으로 팁을 주시면 됩니다. 서비스에 만족하지 않았다면 15%, 그저 그랬다면 20%, 꽤 마음에 들었다면 20%를 지불하면 됩니다. 또한, 팁이 종업원들 수익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기 때문에, 서비스를 제공받았다면 팁을 지불하는 것이 매너입니다.
아니, 밥을 먹고 나서 그런 것에도 돈을 써야하나… 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저 역시도 처음에는 낯설고, 불편하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의 일을 계기로, 팁의 장점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팁과 성과급은 본질적으로 같다고 보면 됩니다. 자신의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에 기반하여 팁의 액수가 정해지기 때문에, 팁은 종업원들의 근로 의욕을 고취시키는 인센티브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물론, 소비자 입장에서도 자신의 만족한 만큼 지불하면 되기 때문에, 나름대로 합리적으로 다가옵니다.
종업원과 소비자가 직접 상호작용을 하게 하며 서비스의 질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는 것이 팁의 목적이자 역할입니다. 오랜 시간 동안 미국 사회가 팁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면, 팁이 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고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성과와 급여를 연동시키는 것은 업무의 질적 향상에 상당히 효과적입니다. 사업부별 실적에 기반해 성과급을 차등 지급하는 정책이 삼성전자의 성장을 가능케 한 요소 중 하나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이러한 제도는 상식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상식이 여전히 통하지 않는 부문들이 있습니다. 가장 보수적인 집단으로 꼽히는 공공부문이 대표적입니다. 물론, 호봉제를 폐지한 코트라의 예처럼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과거에 머물러 있음은 자명합니다.
최근, 조선일보는 놀라울 정도로 만연한 공무원 사회의 근무 태만을 지적하는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그리고 기사의 댓글창은 온통 공무원 사회를 지탄하는 글들로 가득했습니다. 물론, 공익을 추구해야 하는 행정부의 특성 상, 무조건 인센티브제를 도입하라 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의 성과에 기반한 차등 대우가 필요한 것도 사실입니다.
외국의 작은 식당들도 알고, 실천하는 이 제도를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이라 자부하는 우리나라 행정부는 아직도 애써 외면하는 것 같습니다. 방만한 행정부 운영으로 국가 경쟁력이 더 이상 저하되기 전에, 서둘러 인센티브제를 도입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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