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있었던 JTBC 신년토론에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30년간 최저임금을 받고 일한 근로자의 이야기를 언급하며, “어떻게 30년간 최저임금을 줄 수 있냐”며 “기업들도 품 좀 넓혔으면”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동영상에는, 30년간 최저임금을 받은 노동자에 대한 연민과 그 사업주를 욕하는 내용의 댓글이 계속 달렸습니다.
물론, 30년간 최저임금을 받은 분이 힘든 삶을 살아오셨을 것이 확실하기에, 연민의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연민 때문에,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면 안됩니다. 이성의 눈을 연민이라는 눈 가리개로 가리면 안된다는 말입니다.
최저임금 논란을 보며 제가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임금’이라는 개념에 대해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임금’은 결과입니다. 자신의 노력, 노동의 값어치에 대한 결과입니다. 임금을 높여준다 해서 그 사람의 가치가 올라가지는 않습니다.
냉정히 보면, 최저임금을 30년간 받아오신 분은 그 정도의 가치가 있는 일만을 계속해 오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일을 계속 하신 것은 그분의 선택입니다. 자유 시장 경제 아래에서는, 본인의 능력만 제대로 갖추고 있다면, 자유로이 이직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일을 계속 하셨다는 것은, 본인이 판단하기에 그것이 최적의 선택이었다는 의미입니다.
거기에 대놓고, ‘기업가들은 품 좀 넓히라’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기업가들은 자선사업가가 아닙니다.
요즘 보면, 우리나라는 감정이 이성이 지배하는 나라 같습니다. 명분에 매몰되어 실리를 포기하게 되는 것을 보면, 수많은 명분 논쟁에 휘말려 정치를 포기했던 조선 왕조의 모습을 보는 듯합니다.
정말 이성적으로 그 분이 보다 좋은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도와드리려면, 경제 성장을 통한 자연스러운 소득 증대의 기회를 얻도록 해 드려야 합니다. 단순히 기업가들을 쥐고 흔든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작년 신년사에서 감세와 경비 절감 조치를 통해 기업의 활동을 지원해 주어야 한다 하였습니다. 사회주의 계획경제를 채택한 국가의 최고 지도자도 당연히 아는 이 사실을,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채택한 우리의 정책 결정권자들은 모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더 이상은, 연민이라는 눈 가리개를 쓰고 이성의 눈을 가리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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