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진단] 재정건전성 제고

윤주진 / 2024-10-28 / 조회: 92


241028 재정건전성 제고_22대 국회 경제법안 리뷰.pdf


규제 입법영향평가 제도 도입


◈ 자유기업원은 22대 국회에서 처리되거나 발의된 법안 중, 작고 효율적인 정부 실현와 낡은 규제 타파 및 개혁, 민간 기업과 시장 질서에 대한 정부 개입 최소화와 자율성 보장 등 자유주의 가치 창달에 기여한 법안을 조사하여 분석하고 있습니다.


■ 들어가며


2024년 8월 기준으로 대한민국의 국가 채무는 총 1,167조 3,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 규모다. 세수결손까지 겹쳐 2024년 8월까지 나라 살림은 총 84조 원의 적자마저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103조 원의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발생했다. 재정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국가 채무의 급증은, 지난 문재인 정부 기간에 집중적으로 현실화됐다. 문재인 정부 첫해 660조 원이었던 국가채무는 2022년 1,067조 원으로 무려 400조 원 이상 늘어났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시행된 적극적 재정 지출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지만, 궁극적으로는 '큰 정부’를 지향하는 문재인 정부의 기조에 따른 결과다.


한국의 GDP 대비 국가 채무는 46.9%로, 일반 선진국에 비해서는 낮은 편이다. 하지만 악화하는 저출생고령화로 생산인구가 감소하고, 노인층에 대한 부양 부담은 더 커지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2060년에 대한민국의 국가 채무가 GDP 대비 144.8%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재정건전성 유지를 힘들게 하는 위협 요인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유권자의 표가 곧 권력인 정치권 생리는, 끊임없이 확장적 재정 지출의 유혹을 느끼게 만든다. 정부와 정치인의 '선의’ 또는 미래세대에 대한 책임감에만 의존해서는 재정건전성 기조는 얼마든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따라서 이른바 '재정준칙’, 즉 재정수지, 재정지출, 국가채무 등 총량적인 재정지표에 대해 수치화한 목표를 포함하는 재정운용의 목표와 달성방안을 법제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회에서 계속 나오고 있다.


22대 국회 들어, 재정건전성 확보와 재정준칙 도입을 위한 입법적 시도를 살펴보고자 한다.



■ 법안 발의 및 처리 현황



먼저, 22대 국회 출범 후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가장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입법 시도는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의 「재정건전화법」발의를 들 수 있다. 기존에 국가재정법의 일부개정을 통해 재정준칙을 도입하려고 했던 입법과 달리, 송 의원은 '기본법’ 에 해당하는 신규 법률을 창설하여 재정건전성을 법제화하고 자하였다.


같은 당 박덕흠 의원과 박대출 의원은 각각 「국가재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 재정건전성 제고에 필요한 입법적 시도를 하였다. 두 법안의 내용은 다음과 같은 핵심 내용에 있어 일치한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22년 기준 OECD 38개국 중 재정준칙이 도입되지 않은 국가는 대한민국과 튀르키에 뿐이다. 하지만 튀르키에는 2002년 도입한 「공공 재정 규율과 부채관리법」과 2003년 도입한 「공공회계 및 감사법」이 재정준칙에 준하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어 우리와 실정이 전혀 다르다.


기획재정부는 반복해서 재정준칙 도입을 호소하고 있다. 대략적으로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3% 이내로 관리하되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60%를 초과할 때는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2% 이내로 줄이는 방안을 지향하고 있다. 이는 앞서 살펴본 법안에도 반영돼 있다. EU 소속국가들을 살펴보면, 관리수지 한도를 2%로 낮추는 채무기준이 60%인 국가가 가장 많다.


재정준칙 도입은, 단순히 재정지출의 속도를 늦추는 것은 물론 국가 신용도를 높여 국채 금리를 낮추는 추가적인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미래세대의 재정 불안도 해소할 수 있다. 실제 2000년대 들어 선진국 위주로 재정준칙은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1990년대 당시 국가별 재정준칙이 평균 2개에 머물렀던 것과 달리, 2020년 이후에는 평균 3개로 증가하였다. 재정준칙을 통해 재정건전성 제고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21대 국회에서 재정준칙 도입을 위한 법안은 총 9건이 발의됐지만 끝내 기획재정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채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일각에서는 재정준칙 도입이 유연한 재정 운용을 어렵게 만들어 경기침체와 같은 리스크 대응 능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우려하나, 이는 얼마든지 예외조항을 폭넓게 마련하여 보완할 수 있다. 실제 강력한 재정준칙을 도입한 나라들도 코로나19 당시 재정준칙을 적용하지 않도록 예외적으로 재정을 운용했다.


국민연금 개혁을 둘러싸고, 여야는 지출 속도를 늦추고 연금 납부 부담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재정 운용에 있어서도 같은 원칙이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22대 국회의 재정건전성 제고를 위한 개혁 입법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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