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담아낸 희소성

희소성이라는 바람이 불지 않는다면 시장경제라는 바람개비는 결코 움직일 수 없다. 

희소성이라는 단어의 개념은 언뜻 보면 굉장히 단순해 보이지만 조금이라도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절대 가볍게 여길 단어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말 안타까운 사실은 다수의 사람들은 희소성의 깊이를 가늠해 보려 하지 않고 결국 희소성의 복잡성과 이에 대한 진정한 아름다움을 깨닫지 못한 채 살아간다는 것이다. 

자, 똑같은 하얀색 물감 두 개가 놓여 있다고 가정해 보자. 한 물감은 비교적 유명세가 적은 평범한 사람이 들고 있고 다른 한 물감은 모두가 알만큼 큰 유명세를 지닌 연예인이 들고 있다. 두 사람이 동시에 손을 뻗어 물감을 건네고 있고 그중 한 물감만 받을 수 있다는 선택의 제한이 주어져 있을 때, 여러분이라면 어떤 물감을 선택할 것인가? 아마 대다수의 사람들이 연예인의 물감을 선택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분명 똑같은 하얀색 물감인데, 어째서 이러한 한쪽에 치우쳐진 결과가 도출되는 것일까?

바로 희소성을 평가하는 기준이 '물감'에서 '사람'으로 옮겨졌기 때문에다. 유명한 연예인을 거친 물건들은 다수의 사람들이 가지고 싶어 하는 희소성이 큰 물건으로 변화되기 때문에 희소성이 큰 물건을 가지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구로 인해서 이러한 선택의 결과가 탄생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질문 한 가지를 추가로 해보겠다. 만일 위에서 언급했던 '평범한 사람'이 알고 보니 여러분의 인생에서 없어선 안될 소중한 사람이었다면, 여러분의 선택의 결과는 여전히 유명 연예인을 향해있을까?

'희소성'의 기준은 결코 절대적이지 않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보기에 희소성이 적어 보이는 무언가도 누군가에게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소중하고 희소성이 높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처럼 절대적이지 않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다. 모든 것이 ' 이 세상의 단 하나뿐인 '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개개인마다 가치 차이가 발생하는 까닭은 여러분 개개인마다 특정한 무언가가 지니고 있는 가치에 대한 이해의 정도가 상이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즉, 누군가가 다른 사람들보다 소중하고 특별하게 여겨지고 그 사람이 지닌 모든 것들이 희소성이 큰, 가치가 있는 것들로 여겨진다면 이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그 사람의 가치가 월등히 높아서가 아닌 여러분이 그 사람의 가치를 아주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희소성이라는 단어는 이렇듯 자연스레 가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이를 소유할 권리를 가질 수 있도록 인도해준다. 

사람뿐만이 아니라 물체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어떤 물체에 대한 '희소성’은 단순히 그 물체가 얼마나 존재하느냐를 뛰어넘어 대중들이 얼마나 그 물체의 가치를 이해하고 있는지를 담아낸다. 이렇듯 '희소성’은 개개인의 무언가에 대한 소망과 사랑을 담고 있는 굉장히 복잡하고, 또 자유로우면서도 아름다운 단어인 것이다. 

자유시장에서 물건의 가격이 바뀌는 까닭도 어떻게 보면 '희소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사람들이 어떠한 물건의 가치를 제대로 알지 못하다가 추후에 깨닫게 되면, 희소성이 올라 가격이 상승하는 것이고. 반대로 많은 이가 가치를 잘 알고 있기에 희소성이 높아 고가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던 물건이라 할지라도 갑자기 대체제가 생기게 되면 더 높은 가치를 지닌 쪽으로 사람들이 옮겨 가, 수요가 줄어들어 가격이 하락할 수도 있는 것이다. 

더불어, 그 누구도 희소성을 지닌 것의 한계점을 둘 수 없다. 아무리 정부에서 희소성이 높은 특정한 물건의 가격 상승 부분에서 한계점을 두려 하더라도 어딘가에서는 자신이 가진 희소성을 발휘하여 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을 것이다. 즉, 희소성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한, 정부가 지속적으로 개입한다 할지라도 암묵적으로 개개인의 의사를 반영하여 그에 합당한 가격에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을 것이다. 결국 시장 내에서 자연스레 가격이 매겨지는 시스템이 유지되고 있는 것의 이면에는 희소성의 자유로움이 존재하는 것이다. 

희소성은 이렇게 '개인’에서 '전 세계’적인 경제사회까지, 모든 사람들의 일상 속에 스며들어 방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람들의 개개인적인 심리부터 전 세계적으로 어떤 것을 소망하고 원하는지를 보여주는 아름답고도 복잡한 단어인 희소성을, 분명 우리는 집중해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