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잡기의 경제학 ] 거래 제한, 시장경제에 역행한다

자유기업원 / 2006-12-14 / 조회: 5,451

자본주의 국가 중에서 우리나라처럼 정부가 토지의 거래를 함부로 규제하는 나라는 찾기 어려울 것이다. 땅값, 집값이 오를 때마다 거래를 규제하다보니 이제 전 국토의 20% 이상이 토지거래 허가지역으로 묶여 있다. 웬만큼 살만한 지역은 모두 허가구역으로 묶였다고 봐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목적은 집값, 땅값을 잡기 위함이다. 그러나 거래 규제로 땅값이 잡혔다는 증거는 없다. 거래를 실종시켰을 뿐이다. 실종된 거래의 상당수는 지하로 숨어들어서 여러 가지의 편법을 통한 거래로 탈바꿈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해당 지역의 땅값이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여러 가지의 부작용만 가져 온다. 가장 큰 부작용은 조기개발과 더불어 저밀도 개발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토지거래 허가제나 신고제 하에서는 당장 개발할 목적의 토지 구매만 허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토지를 일찍 개발할 사람이 토지를 차지하게 된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조기개발은 저밀도 개발을 뜻한다. 그리고 길게 보면 저밀도 개발은 건물 공급의 축소를 통해서 건물 가격 상승을 초래한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토지의 거래를 원활하게 하는 것이 토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게 만든다. 또 그래야 부동산의 가격도 낮아질 수 있다.

주택의 분양권도 전매 금지의 대상이 되어 있다. 분양권이 존재하는 이유는 주택이 선분양되기 때문이다. 선분양이란 집이 완공되기 한참 전에 미래에 지어질 주택의 소유권을 판매하는 것이다. 분양권은 당첨된 자가 입주 전까지 가지는 권리라고 보면 된다. 분양권은 거래가 쉽기 때문에 왕성한 거래의 대상이 되어 왔다. 정부는 왕성한 거래를 투기로 몰아서 금지해온 것이다.

불행히도 분양권 전매는 신규주택의 공급을 저해한다. 선분양은 소비자가 건설업자에게 제공하는 금융인 동시에 보험 역할을 한다. 소비자는 완공된 후에 형성될 가격보다 싼 값에 분양을 받는 대신 선금을 내고 값이 떨어질 수도 있는 위험을 떠안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 그런 거래가 건설업체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롭기 때문에 선분양은 우리나라에서 지배적인 주택 분양제도로 정착되어 왔다. 분양권 전매를 금지하면 그만큼 선분양의 매력은 사라지고 신규주택의 공급도 줄어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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