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삼성그룹 회장 이건희 (1) - “삼성은 말기 암환자다. 처자식 빼고 다 바꿔라”

자유경제원 / 2015-04-07 / 조회: 2,425       업코리아
자유경제원은 한국의 기업가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다. 명지대 경제학과 조동근 교수가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을 정리하였다.

  

1. 가장 처연한 선언: “삼성은 말기 암환자다. 처자식 빼고 다 바꿔라”

  

   
▲ 삼성그룹 회장 이건희

이건희 회장은 1993년 6월 7일 “처자식 빼놓고 다 바꿔라”는 화두로 승부수를 띄었다. 이른바 '프랑크푸르트 선언’이다. 1987년 그룹회장에 올라 '제 2의 창업’을 선언한지 6년만의 변신이었다. 이 회장은 당시 삼성을 '말기 암환자’에 비유했다. '신(新)경영’은 기존 경영관행에 대한 철저한 부정에서 출발했다. '양 중심의 경영’을 버리고 '질 중심의 신경영’을 선언하고 대대적인 경영혁신을 단행했다. 

2003년 '신경영 10주년’ 기념 모임석상에서 이건희 회장은 “신경영을 안 했으면 삼성이 이류, 삼류로 전락했거나 망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등골이 오싹하다”고 말했다. 

1993년은 김영삼 정부 1년차로 경기부진에 시달렸다. 당시 박재윤 경제수석은 '신경제 100일’을 수립했다. 초단기 경기 부양에 나선 것이다. 문제의식의 시상(time horizon)은 그만큼 짧았다. 누구도 5년 후 IMF외환위기를 예견하지 못했다. IMF위기는 삼성전자에도 찾아왔다. 삼성전자가 IMF위기를 넘길 수 있었던 것은 '신경영’ 덕분이었다. 삼성전자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2000년대 들어서는 스스로를 초일류 기업 반열에 위치(positioning)시킬 수 있었다.

신경영이 선언된 1993년은 20세기에서 21세기로 넘어가는 세기말이자 산업화 시대에서 정보화, 세계화 시대로 넘어가는 변화의 분수령이었다. 그는 세기말적 변화를 앞두고 초일류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졌다. 그는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을 보장받을 수 없고, 환골탈태하면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다”는 생각으로 '질(質) 경영’이라는 실천적 메시지를 던졌다. “3만 명이 제품을 만들고 6천명이 사후관리(After service)를 해서 무슨 경쟁력이 있겠냐”고 삼성전자를 질타한 것이다. 

이건희 회장은 왜 프랑크푸프트에서 신경영을 선포했을 가. 프랑크푸르트는 '라인강 기적’의 진원지이다. 그리고 1993년은 EU출범을 앞둔 시기였다. '기적’과 유럽시장 공략을 위한 '전초지’로서의 의미를 가질 수 있었다. 

또한 그는 일본을 굳이 자극하고 싶지 않았다. 일본은 벤치마크(benchmark) 대상이자 경쟁대상자이면서 종국적으로는 극복 대상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일류기업으로서의 내공을 쌓을 때 까진 최대한 숨을 죽일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신경영 선언은 시기적으로도 김영삼 정부의 '신경제’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이건희 신드롬’으로까지 불리는 삼성의 신경영 전략은 10년 동안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삼성은 D램·초박막 액정표시장치(TFT-LCD)·모니터 등 19개 제품을 세계 1등으로 만들었고 휴대전화 애니콜을 세계 '톱3’로 끌어올리는 등 세계 일류 기업으로 도약했다. 아울러 세계 34위 브랜드 기업(83억 달러)으로 성장해 국가 이미지 제고에 일조했다. 삼성이 수출·생산·상장주식 시가총액 등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육박했다. 매출액은 경상 국내총생산(GDP)의 4분의 1을 기록했다.

신경영은 그룹 내 '삼각편대식’ 역할분담을 통해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아젠더(agenda 비전) 제시와 기획 그리고 실행”의 삼각 역할분담 구조가 그것이다. 아젠다 제시는 이건희 회장이, 그룹차원의 실행계획 마련은 구조조정본부가, 현장에서의 실천은 계열사가 담당함으로써 실행효율을 높일 수 있었다. 그리고 삼성경제연구소는 신경영에 대한 논리개발과 이론화 작업을, 삼성인력개발원은 교육프로그램을 통한 신경영의 기업문화 확산을 담당했다. 이로써 “비전-전략-실행”이 정열 되었으며 신경영에 대한 기업문화가 구성원 간에 '공유’될 수 있었다.

시장선도전략(MDS, market driven strategy)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꾀한 것도 주효했다. 1998년 당시 구조본이 진단한 삼성브랜드의 이미지는 “저가, 저품질, 모방” 등으로 브랜드 파워는 진공상태였다. 삼성전자는 후발주자의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선견(先見), 선수(先手), 선제(先制), 선점(先占)’으로 요약되는 사업전략을 펼쳤다. 한마디로 “시장변화를 먼저 보고, 경쟁사보다 한발 먼저 움직여, 경쟁사를 제압해 시장을 먼저 차지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실제, 휴대전화, 디지털 TV, DVD 플레이어 등 시장이 원하는 기능과 디자인을 갖춘 제품을 경쟁사보다 빨리 시장에 출시해 '제값 받기’에 나섰다. '고품질·고가전략’을 통해 물량떼기 기업의 이미지를 벗고 '디지털기업’ 이미지를 심는데 성공했다.  

삼성전자의 다각화 전략도 일조했다. 1997년~1998년 외환위기 당시 국내의 전문가와 정책당국은 '선택과 집중’의 논리에 의거, 주력산업인 메모리반도체 이외의 사업을 정리할 것을 권고했다. 당시 기업의 무분별한 문어발 경영이 IMF외환위기를 가져온 것으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반도체, 휴대전화, 디지털미디어, 가전 등 각 사업을 고루 갖추는 '수직계열 및 다각화 전략’을 선택했다. 다양한 사업부문으로 이익구조를 분산시킨 다각화 전략은 불황기에 진가를 발휘했다. 디지털·가전과 휴대전화가 반도체 경기침체(2001년) 때 완충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2001년에 D램 업계 2위인 미국의 마이크론은 5분기 연속적자를 기록했으며, 마쓰시다, 도시바, NEC등 일본의 종합전기, 전자회사들도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이 같은 사업다각화는 완충을 넘어 시너지 효과를 창출했다. 반도체, 통신, 가전, 컴퓨터, 디스플레이를 모두 구비한 기업은 삼성전자 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디지털 제품들이 융합하는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었다. 이 같은 관련 다각화 전략의 초석은 1988년 이건희 회장이 주도한 삼성전자와 삼성반도체통신의 합병에서 비롯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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