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SM엔터테인먼트 창업자 이수만 (5) - K-팝 그리고 이수만 시대의 명암

자유경제원 / 2015-04-13 / 조회: 2,481       업코리아
자유경제원은 한국의 기업가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다. 숭실대 문예창작학과 남정욱 교수가 SM엔터테인먼트 창업자 이수만을 정리하였다.


K-팝 그리고 이수만 시대의 명암 
  

   
▲ SM엔터테인먼트 창업자 이수만

명실상부하게 '아시아의 스타’ 지위를 획득한 보아와 비와 세븐은 한국의 빅 3인 SM, JYP, YG 소속으로 2000년대 중반 한국 대중음악을 대외적으로 대표하는 가수다. 이들 빅 3는 해외 진출에서 예전처럼 대행업체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지사를 설립하여 직접 현지를 공략하는 '트랜스내셔널’한 기업이라는 특징을 공유한다. 이 변화는 불과 10년 사이에 일어난 것으로 한국은 경제의 압축 성장에 이어 음악 산업에서도 압축 성장을 기록한 특별한 나라가 되었다. 경제성장의 문화적 버전이 지난 10년 간 한국 음악 산업이었다는 얘기다. 이러한 압축적 '글로벌화’는 인터넷이라는 인프라(혹은 우리 삶의 기본 플랫폼)를 통해 달성될 수 있었는데 62만 명이 구독하는 YG엔터테인먼트의 유튜브 채널은 이에 대한 반증으로 적당하다. 

심지어 싸이의 '충격적인’ 성공도 3만 명의 팔로어를 가진 투애니원 멤버 산다라 박의 트위터 계정에 뮤직비디오가 공개되면서부터 시작됐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H.O.T를 시작으로 한국 대중음악 시장은 가수가 아닌 제작자 중심으로 재편된다. 과거 도박적인 방식으로 접근하던 연예 산업에 기업 경영 이론이 도입된 것이다. 이수만은 제작자가 가수의 음악에서부터 패션, 라이프스타일까지 총체적으로 기획하는 것을 시스템화 시켰고 재능도 재능이지만 자신이 요구하는 바를 그대로 따라주는 얌전하고 순종적인 가수들을 주로 선발하고 단련시켜 데뷔시켰다. 물론 김완선 역시 마찬가지였지만 그것은 극히 '개인적인’ 프로젝트였다.

산업의 영역에서 비즈니스 모델로 이를 실천한 것은 이수만의 고유한 미덕이다. 그러나 약점도 있었다. 이수만은 어느 인터뷰에서인가 '자작곡이 가능한 뮤지션 대신 10대 연습생 중심으로 후보군을 선발’하는 것에 대하여 '인성人性’이라는 단어를 써가며 강조했다. 이 부분이 다소 폭력적일 수 있다는 사실은 여러 비평가들이 이미 지적한 바, 이는 가수를 돈을 버는, 혹은 노래를 하는 기계로 만들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만든다. 

그 결과로 대중들은 이제 새로운 가수가 등장하면 그 뒤에 누가 있는지, 어느 기획사 소속인지를 따져 묻는 것에 익숙하게 되었다. 그리고 연습생에 대한 오랜 기간의 투자가 기획사와 가수 사이의 불합리한 계약 관계로 이어지는 필연적인 결과였다. 쪼개진 동방신기와 슈퍼주니어 소송 문제는 이를 극명하게 드러낸다. 
 

경영 스타일로 빅 3를 비교하는 것은 흥미 있는 일이다. 두견새를 통한 유명한 비유인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 3인에 대한 설명은 빅 3의 수장인 이수만, 박진영, 양현석에게도 유용해 보인다. 오다 노부나가는 울지 않는 두견새를 죽여 버린다고 했다. 이수만 스타일이다. 시키는 대로, 제시하는 대로 따라오도록 한다. 

다른 방식으로 음악을 주장하면 잘라버린다. 심지어 그는 계약이 만료된 가수들과 가깝게 지내지도 않는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두견새가 울도록 구슬려야 한다고 했다. 박진영 스타일이다. JYP 소속 가수들이 떠나면서 하는 말이 있다. “나만의 음악을 하고 싶어서.” 비가 그랬고 G.O.D의 김태우가 그랬다. 박진영은 소속 가수들의 스타일을 인정하지 않는다. 

JYP에는 오직 JYP 스타일만이 있을 뿐이다. 그는 자신의 방향으로 따라오도록 구슬린다(표현은 이렇지만 실제로는 폭력적일 수밖에 없겠다. 그런 의미에서 이수만과 박진영은 같은 맥락 위에 있다). 도쿠가와 이에야쓰는 두견새가 울 때까지 기다린다고 했다. 양현석 스타일이다. 그는 인재를 발굴하지만 소속 가수들이 끼와 개성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이른바 '똘끼’ 충만한 음악 스타일을 존중하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표현하는데 완숙해질 수 있도록 지켜봐 준다는 뜻이다. 빅 3가 내세운 자신들의 음악 영토에 대한 명칭을 보면 이 차이가 명확해진다. SM는 '타운’이고 JYP는 '네이션’이고 YG는 '패밀리’다. 그들의 경영 스타일과 그 명칭과 거의 일치한다. 그러나 빅 3를 동일 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것은 합리적인 발상이 아니다. 이수만은 1세대로 봐야 하고 나머지 둘은 이수만을 보면서 배운 2세대로 보는 것이 맞다. 이수만이 없었다면 나머지 둘도 없었을 것이라는 주장은 위험하지만 일부 타당하다. 선발주자가 없었다면 둘은 같은 실수를 반복했을 것이다. 
 

이수만의 가수에 대한 경영스타일이 이렇게 굳어진 것은 말할 필요도 없이 현진영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이다. 그러나 그 원천에는 자신이 음악 활동을 했던 시기, '선생님’을 모시고 그의 지도에 따르며 경제적인 부분을 '감히’ 물어보지 못했던 DNA가 작동하고 있을 것이다.

그의 스타일은 초창기 분명 안정적이었겠지만 결국 가수와의 분쟁이라는 문제를 야기한다. 경영은 한 쪽을 일방적으로 짓눌러서는 크게 개화하지 못한다. 한류의 기반을 만든 것은 분명 이수만이었다. 그러나 그의 '가부장적 리더십’은 그 유효 기간이 지났다. SM과 이수만을 벤치마킹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는 JYP는 공룡화되가면서 유연성을 잃어버린 SM을 보면서 그 맹점을 보완했다. 그러나 그 보완은 시스템에 일부 개선이었을 뿐 이른바 사람 경영에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

팽팽함과 다소의 느슨함이 이수만과 박진영의 차이 정도일 것이다. 세 가지 시스템 중 어느 것이 우월하다고 잘라 말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그 시스템들의 비율이 어떻게 조합되는지에 대한 고민일 것이다. 그러니까 가령 YG 50% + JYP 30% + SM 20% 같은 식이다(수치는 그냥 상징이다. 뉘앙스만 이해하시기를). 이 비율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변화할 수 있는 것이고 전략에 따라 수정될 수 있을 것이다. YG 스타일이라고 해서 소속 가수들에게 100% 자유를 주는 것은 배려가 아니라 방기와 무책임이다. 개발할 영역이 있고 트레이닝을 시켜야 할 부분이 있다.

자율과 강제는 조합이 있을 때 아름다워진다. 이수만의 성공에는 분명 그늘이 있다. 미워하면서 배운다고 자신이 음악을 했던 젊은 시절의 강압적이고 기획사 중심의 발상도 일부 몸에 남아 있었을 것이다. 한 장의 음반이 판매될 때마다 H.O.T 멤버들이 받았던 배분 수익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미개척지를 향해 혼자 달려야 했던 이수만에게 기준은 마땅치 않았을 것이다. 사람이 다 잘할 수는 없다. 현재 이수만은 경영에서는 손을 뗀 상태이다. SM은 전문 경영인 체제로 시스템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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