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발언대]공공영역의 군 복무 보상책 확대해야

김승주 / 2022-01-07 / 조회: 6,759       매일산업

'공공기관 군 경력 불인정'이 여전히 논란이다. 기획재정부가 전국의 모든 공공기관 및 공기업에게 “승진심사 시 군 복무 기간을 인정하지 말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한 이후 청년 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었다.


군 가산점제가 위헌 판결을 받은 뒤, 공공영역에 남은 군 복무 보상책은 ‘군 호봉제’와 ‘군 경력 인정제’다. 그러나 현행 ‘제대군인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군 호봉제는 임의규정일 뿐, 어긴다고 해서 처벌이나 인센티브가 있는 것이 아니다. 게다가 문재인 정부에서는 공공기관의 생산성 저하를 이유로 직무급제로의 전환을 권고하고 있어, 군 호봉제를 실시하는 공공기관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군 경력 인정제의 경우 법적 근거는 없고, 병역이행자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각 공공기관의 자율에 따라 실시되어 왔던 것이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기획재정부가 공문을 내놨다. 공공기관이 무시하면 그만인 ‘군 호봉제’와, 무시할 수 없는 ‘중앙부처 공문’의 무게는 다르다. 실제로 많은 공공기관과 공기업은 일찌감치 여성할당제를 실시하거나 군 경력 인정제를 폐지하여 중앙부처의 기조에 발을 맞추는 모습이다.


일례로 모 국립대에서는 기획재정부 공문이 제작되기 전인 2020년부터 기존 재직자를 포함한 모든 남성 직원의 호봉 책정과 승진 심사에서 군 경력을 배제하고 있다.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그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다. 해당 국립대 직원 A씨는 “남성 직원들의 사기 저하가 심각하다. ‘노느라 2년 늦게 들어온 게 아니라 나라 지키느라 그런 건데, 그걸 완전히 무시하는 게 진짜 평등인가’라는 반응이 대다수다. 일부 직원들은 군복무 기간을 인정해 주는 사기업으로의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 나도 빨리 이직하지 않으면 사기업에까지 군 경력 인정 금지를 강요하는 법안이 만들어지지는 않을까 걱정스럽다”라 밝혔다.


사기업은 선택의 자유를 가지고 있으므로, 그들이 군경력을 인정하지 않든, 여성할당제를 하든 국가가 간섭할 권리가 없다. 그러나 공공기관에는 조금 다르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관이라면, 국가를 지킨 병역이행자에 대해 최대한의 예우로 보답해야 할 당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군 경력 불인정 정책은 결국 공공기관과 청년 양측에 피해를 끼칠 것이라는 측면에서도 부정적이다. 같은 일을 하고도 낮은 임금을 받게 되어 실질적 불평등을 당하게 된 남성 직원들의 업무 적극성이 급감하고, 이는 공공기관의 생산성 저하로 이어지며, 결국 신규채용 감축을 야기하여 결과적으로는 아직 사회에 진입하지 못한 청년의 기회까지 빼앗는 결과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군 경력 불인정 논란은 병역이행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박탈하고 청년의 기회까지 저해하는 불합리한 정책이 낳은 사건이다. 정부가 군 경력 불인정 방침을 철회하고, 공공영역의 군 복무 보상책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


김승주 자유기업원 인턴연구원

       

▲ TOP

NO. 제 목 글쓴이 등록일자
148 [자유발언대] ‘택시대란’ 해결 방법은 있다
신동준 / 2022-07-01
신동준 2022-07-01
147 [자유발언대] 양두구육(羊頭狗肉)으로 전락한 추가경정예산
안준현 / 2022-06-10
안준현 2022-06-10
146 [자유발언대]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걸맞게 금융도 변해야
노현지 / 2022-06-03
노현지 2022-06-03
145 [자유발언대] 금융 선진국으로 가는 발판은 규제 완화
김보미 / 2022-05-27
김보미 2022-05-27
144 [자유발언대] ESG경영, 또 다른 규제가 아니라 기업의 선택이어야
박정재 / 2022-04-29
박정재 2022-04-29
143 [자유발언대] 실사구시적 방역패스의 필요성
김태현 / 2022-04-22
김태현 2022-04-22
142 [자유발언대] 사모펀드, 기업의 구원투수인가 기업사냥꾼인가?
안성진 / 2022-04-15
안성진 2022-04-15
141 [자유발언대] `개투`에겐 기울어진 운동장 ... 공매도 제도개선 시급
신상훈 / 2022-04-08
신상훈 2022-04-08
140 [자유발언대] 도시재생 뉴딜사업, 겉치레로 예산낭비 말고 신도시수준으로 경쟁력 높여야
김지현 / 2022-04-01
김지현 2022-04-01
139 [자유발언대] 탄소중립 시나리오, 경제성ㆍ현실성 재검토해야
이주원 / 2022-03-18
이주원 2022-03-18
138 [자유발언대] 임대차 3법, 폐지가 답이다
안하은 / 2022-03-11
안하은 2022-03-11
137 [자유발언대] 파업 종료한 CJ택배노조, 귀족노조 벗고 본질되찾아야
김민준 / 2022-03-04
김민준 2022-03-04
136 [자유발언대] 징벌적 종부세, 이대로는 안된다
김주현 / 2022-02-25
김주현 2022-02-25
135 경제학 방법론에 대한 미제스의 기여
김경훈 / 2022-02-25
김경훈 2022-02-25
134 [자유발언대]높아져 가는 물가와 대비되는 화폐의 가치
정호준 / 2022-02-18
정호준 2022-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