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발언대] 탄소중립 시나리오, 경제성ㆍ현실성 재검토해야

이주원 / 2022-03-18 / 조회: 5,851       매일산업

2050탄소중립 시나리오가 2022년 들어 본격적으로 이행될 것으로 보인다. 기후탄소정책실과 자원순환국에 따르면,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녹생성장 기본법’에 기반한 새로운 온실가스 감축제도도 이행을 앞두고 있다. 기업의 현실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비현실적인 플랜이 연이어 제시되면서 기업 경영이 위축될 위기감이 만연하다.


정부의 2050탄소중립 시나리오는 제조업 위주의 산업구조를 가진 한국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목표이다. 시나리오에 따르면, 산업부문은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80% 감축해야 한다.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만 199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며, 기업의 부담이 결국 고용 감소와 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지나친 낙관주의에 대한 대가를 기업과 국민이 치르게 되는 것이다.


정부가 작년 말 발표한 2050탄소중립 시나리오 최종안 2개 시나리오는 모두 석탄 발전을 중단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석탄 발전이 중단되면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다. 연료비가 상승하면 기업 부담 비용이 가중되어 경영이 위축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예측이다. 대부분의 주요 산업이 석유화학 원재료를 친환경 재료로 완전히 대체하여 배출량을 95% 이상 감축해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이를 달성하기 위한 기술적인 뒷받침은 부족하다.


탄소 감축 목표는 2021년 1년 동안에만 3번 이상 수정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기업의 현실과 우려는 묵살당했다. 핵심산업 6종은 2050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총 199조원의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비용들을 기업이 떠안게 된 형국이다. 정부의 지나친 낙관주의는 모두 국민에게 돌아온다. 가중된 기업 부담은 고용 위축 및 실업 문제를 야기하여 또다른 사회 문제를 발생시키는 악순환의 원인이 될 것이다.


특히 석탄 발전을 퇴출하는 플랜은 현실성이 부족하다. 석탄 발전은 아직까지 기저 전원 역할을 하며, 다른 신재생 에너지와 비교했을 때 그 경제성이 비교 불가할 정도로 높은 수준이다. 신재생에너지의 상용화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기상 조건에 따른 발전량 변동폭이 크며, 안정적인 수급이 가능해지는 기술 발전이 2030년까지 가능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석탄발전의 완전한 퇴출은 사실상 비현실적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이에 대한 대가는 기업이 치르게 된다.


원자력 발전의 확대는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미국 일본, 영국, 중국 등 주요 국가들이 탄소중립 실현 수단으로 원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과 대비된다. 하지만 원자력은 현재의 기술 수준에서 가장 오염원을 적게 배출하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한 친환경적인 발전 형태이다. 시나리오에 제시된 원전의 대체 에너지는 수소터빈(암모니아 발전)이지만, 현실적으로 기술이 준비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하다. 정부는 아직 원전을 대체할 현실적인 친환경 대책이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원자력 발전을 활용한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정부가 내세운 탄소중립 시나리오에는 현실적인 기업 상황이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다. 기업들이 환경 보호를 위해 동참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현실성이 결여된 플랜에는 기업의 엄청난 희생이 따르기 마련이다. 기업과 충분한 합의가 되지 않은 일방적인 통보는 결국 기업 경영을 위축시키고, 경제 악화로 이어진다.


정부는 2050탄소중립 시나리오의 경제성과 현실성을 재검토하여 실현 가능한 수준의 플랜을 재수립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탄소중립 실현이 수반하는 전기요금 인상 및 기업 부담 증가에 대한 실질적인 고려가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 산업의 경쟁력이 전기요금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만큼, 국가 경쟁력 유지와 기업 활동 촉진을 위한 현실적인 플랜을 마련해야 한다.


이주원 자유기업원 인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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