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면서 늘 경쟁에 시달린다. 특히 우리나라 학생들은 어릴 때부터 사교육에 내몰리면서 숨가쁘게 달리고 있다. 좋은 대학과 좋은 기업에 들어가는 것이 그간의 고생을 어느 정도 보상받는 길이다.
설렁설렁 공부하고 영어 실력도 변변찮은 네덜란드 학생은 입사하자마자 역대 연봉을 받는다. 싱가포르도 억대 연봉에서 시작한다. 미국 신입사원의 연봉은 2억 원이 넘고 일부 IT기업은 4억 원이 넘기도 한다. 더욱 약 오르는 것은 우리는 한 주에 40시간을 일해야 하는데 미국이나 네덜란드, 싱가포르는 우리의 반밖에 일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런가 하면 몽골 청년은 그 나라 최일류 대학을 나와 최고 좋은 회사에 들어가도 월급이 우리 돈으로 50만 원 남짓밖에 안 된다. 몽골 청년이 볼 때 자신보다 5~10배를 받고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대한민국 청년이 부러울 것이다.
'좋은 대학과 좋은 기업’의 기준은 무엇이고, 왜 차이가 나는 걸까. 열쇠는 자본의 축적, 즉 생산성에 있다. 자본이 쌓이면 생산성이 높아지고, 그만큼 대우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어떤 것이 자본화 되는 걸까. 오랜 기간에 걸쳐 쌓아놓은 조직문화, 생태계 문화, 공동체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 즉 노하우와 기술, 경험, 네트워크 등등 회사가 갈고 닦은 모든 것들이 자본인 셈이다.
앞에 거론한 싱가포르, 네덜란드,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1인당 국민소득이 높은 나라들이다. 미국과 네덜란드는 우리보다 훨씬 앞서 산업화를 이루면서 수많은 노하우를 쌓았고, 아시아의 허브로 떠오른 싱가포르로 돈과 사람이 몰리고 있다.
단순한 연봉 비교보다 새로운 기술과 지식 자본을 보유한 회사, 앞으로 계속 상승할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찾으라.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기술과 저력을 갖춘 회사가 앞으로도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자본 축적이 유리한 쪽으로 진화하는 지식공동체와 창조공동체를 분별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면면히 내려오는 전통과 독보적인 기술이 쌓여 있는 회사에 들어가는 것으로 끝이 아니다. 그곳에서 나를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중요한 일이 기다리고 있다.
제아무리 좋은 회사라고 해도 단순 업무만 계속한다면 개인적인 발전이 있을 리 없다. 대기업일수록 분업화가 잘 되어 한곳에 정체될 우려가 있다. 그렇다고 발전 가능성이 큰 회사를 쉽게 그만두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다. 1~2년 정도 단순 업무를 견디는 가운데 회사 내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 인내하며 실력을 쌓다 보면 회사 내에서 적성에 맞는 자리로 옮길 수도 있고, 다른 회사로 갈 수도 있다. 요즘 많은 회사가 경력자를 우대하기 때문에 좀 힘들더라도 참고 경력을 쌓으면 얼마든지 좋은 회사를 찾을 수 있다.
자본 축적이 된 회사는 장기적으로 계속 상승하기 마련이다. 쌓여 있는 자식과 자산의 양이 계속 부가가치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자본이 쌓여 있는 회사에서 일하며 실력을 쌓는다면 나도 동시에 상승할 수 있다. 동반 상승의 원리를 이해하고 전략적으로 움직이다 보면 어느새 나는 경쟁력 있는 인재가 되어 있을 것이다.
자본 축적의 원리를 깨닫게 되면 “너나 나나 똑같은데 왜 네가 돈을 덜 벌어? 똑같이 대학을 졸업했는데 왜 차이가 나?”“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는데 왜 네덜란드 직장인보다 내가 덜 버는 거야?”라는 불만은 들어가게 마련이다. 몽골 청년도 한국 청년들보다 연봉이 훨씬 적은 것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몽골이 아닌 대한민국에 태어난 것은 엄청난 행운이다. 한국은 몽골과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자본이 쌓여 있는 나라다. 단단하고 알찬 땅에서 나 자신을 갈고닦으면 어느새 최강의 비밀병기가 되어 있을 것이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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