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경제 읽기] 20세기를 감동시킨 영화신동의 재능

최승노 / 2020-11-23 / 조회: 5,207

당신은 어느 분야에 비교우위가 있습니까


1963년 미국의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한 작은 영화관에서 '파이어라이트' 유료 상영회가 열렸다. '파이어라이트'는 상영 시간이 140분이 넘는 독립영화로, 500달러가 넘는 수익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코닥 8㎜ 카메라로 촬영한 전쟁영화 '파이어라이트'의 감독은 이제 겨우 열여섯 살짜리 소년이었다. 아버지에게서 영화제작비 400달러를 빌려 '파이어라이트'를 찍었고, 상영 수익금으로 부채를 모두 갚고 도 100달러의 이득을 남긴 소년 감독의 이름은 스티븐 스 필버그, 바로 미국 영화계의 거장이자 20세기 최고의 영화 감독이다.


스필버그는 어릴 때부터 지독한 영화광이었다. 부모님께 코닥 8㎜ 카메라를 선물로 받은 열두 살 때부터 짧은 영화를 찍기 시작했고, 열여섯 살에는 ‘파이어라이트’를 제작 및 유료 상영했으며, 성년이 된 뒤에는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들락거리며 무급 인턴에서 TV 영화감독, 극장용 영화감독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마침내 1975년 ‘죠스’로 세계적인 흥행 감독으로서 위상을 획득했다.


작품성과 흥행성 모두 갖춘 영화감독 스필버그


이후 스필버그는 승승장구했다. ‘인디애나 존스’ 시리즈와 ‘E.T.’ ‘쥬라기 공원’ 등 최고의 흥행작을 쏟아냈다. 상업 어드벤처 영화뿐만 아니라 진중한 주제와 뛰어난 작품성을 자랑하는 영화를 감독하기도 했다. ‘컬러 퍼플’ ‘태양의 제국’ ‘쉰들러 리스트’ ‘라이언 일병 구하기’ 등이 그렇다. 특히 ‘쉰들러 리스트’는 스필버그에게 아카데미 감독상을 안겨준 대표작이다.


스필버그의 강점은 작품성과 흥행성 둘 다 놓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막대한 자본이 오가는 영화계에서도 손꼽히는 최고의 흥행 감독이자, 날카로운 비평의 날을 세우는 영화제 심사위원을 만족시키는 똑똑한 영화감독이다. 무엇보다 전 세계 수많은 관객의 마음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천재 감독이다.


그 덕분에 스티븐 스필버그는 타임지에서 뽑은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인물 100인’에 선정됐으며, 현재까지 그가 감독한 영화의 총 수입은 박스 오피스 수익을 체계적으로 추산하는 웹 사이트인 ‘더 넘버스’에서 143억달러에 육박한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2001년에는 영국에서 KBE(Knight Commander of the Order of the British Empire) 훈장을 받았다. KBE 훈장은 영국 여왕이 수여하는 명예 기사 작위 서훈이다.


1946년생으로 칠순이 넘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스필버그는 2021년 개봉 예정된 ‘인디애나 존스 5’를 준비하며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마이너리티 리포트’ ‘캐치 미 이프 유 캔’ ‘인디애나 존스 4’ 등이 직접 감독한 작품이고, ‘트랜스포머’ ‘맨인블랙’ 등이 제작을 맡은 작품이다. 이처럼 스필버그는 끊임없이 우리에게 주옥 같은 영화를 선보이며 지치지 않는 노익장을 자랑한다. 이제 세계 영화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거장 스필버그. 그와 그의 작품에 대한 평가는 둘째로 치고, 스필버그가 누구보다도 영화에 해박하고 영화를 잘 만드는 사람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으리라.


재능을 보이는 분야에 특화해야 비교우위


만약 스필버그가 영화를 만들지 않고 다른 일을 했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물론 영화를 찍지 않더라도 다른 일을 하며 착실히 삶을 꾸려 나갔을 터. 하지만 다른 일에서도 영화처럼 반짝이는 재능을 보였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아니 오히려 남들보다 뒤처지고 성과가 부진해 쩔쩔맸을지도 모를 일이다. 미국 프로농구리그 NBA에서 ‘농구의 신’ ‘레전드’로 불리는 마이클 조던을 생각해 보자. 조던은 농구 코트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탁월한 기량을 뽐내지만, 야구의 마이너리그에서는 별 볼 일 없는 그저 그런 선수에 불과했다. 그 이유는 조던이 농구에 뛰어난 재능, 즉 농구에 특화된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필버그 역시 마찬가지다. 스필버그는 다른 사람에 비해 영화에 특화된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으며, 어린 시절부터 빛을 발한 재능이 이를 뒷받침한다. 만약 스필버그가 영화감독이 아닌 다른 직업을 가졌더라면? 우리는 ‘E.T.’를 보고 눈물을 흘릴 수도 ‘쉰들러 리스트’를 보며 소름 끼치는 감동을 받을 수도 없었으리라. 그렇기에 스필버그가 영화감독이 된 것은 조던이 농구선수가 된 것과 마찬가지로 ‘신의 한 수’이자 ‘비교우위의 승리’다.


▲ 기억해주세요


만약 스티븐 스필버그가 영화를 만들지 않고 다른 일을 했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물론 영화를 찍지 않더라도 다른 일을 하며 착실히 삶을 꾸려 나갔을 터. 하지만 다른 일에서도 영화처럼 반짝이는 재능을 보였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아니 오히려 남들보다 뒤처지고 성과가 부진해 쩔쩔맸을지도 모를 일이다. 스필버그가 영화감독이 된 것은 ‘신의 한 수’이자 ‘비교우위의 승리’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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