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경제 길라잡이] 음악과 자유

최승노 / 2020-08-31 / 조회: 5,062

왕실·교회·귀족에 고용돼 창의력 잃었던 고전음악…

'천재' 모차르트, 19세기 자유화 타고 독립해 대활약


모차르트는 ‘음악의 신동’으로 불렸다. 이미 네 살 때 피아노를 연주할 수 있었고, 다섯 살 때는 바이올린을 연주하며 직접 곡을 만들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모차르트는 어렸을 때부터 어떤 곡이라도 30분 내에 완벽하게 연주할 수 있었고, 한 번 들은 음악은 아무리 복잡한 곡이라도 악보에 정확히 옮겨 적을 수 있는 천재였다.


모차르트와 자유


그래서 모차르트는 35년이라는 짧은 인생에도 불구하고 온갖 장르를 넘나들며 빼어난 음악을 수도 없이 작곡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만약 모차르트가 자유를 누릴 수 없는 음악가였다면, 그의 주옥같은 세레나데나 흥겨운 행진곡은 물론 ‘피가로의 결혼’ ‘마술피리’ 같은 위대한 오페라도 결코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본래 서양의 고전 음악은 교회에서 드리는 예배를 목적으로 발달해 종교적인 성격이 강했다. 게다가 18세기 전후의 음악가들은 왕실 또는 교회, 혹은 재력 있는 귀족 가문에 고용돼 음악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래서 당시 음악가들은 주로 교회 음악을 만들거나 연주했고, 자신이 원하는 방향보다는 고용주가 원하는 쪽으로 음악활동을 펼칠 때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아무리 뛰어난 음악가라도 창의적인 예술가로 대우받기보다는 하인처럼 부림을 당하거나 무시받는 일이 많았다.


귀족에서 대중으로


하지만 이런 시대에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자유롭게 펼치며 아름다운 곡들을 왕성히 만들어낸 음악가가 바로 모차르트다. 물론 모차르트도 처음엔 궁정음악단에 소속돼 쥐꼬리만 한 봉급을 받으며 연주자로 일했다. 그러나 천재적인 재능을 지니고도 언제나 하인 취급만 당하던 모차르트는 자신의 처지를 견디다 못해 결국엔 궁정을 뛰쳐나오게 된 것이다. 그렇게 왕과 귀족으로부터 벗어난 모차르트는 자유로운 감성으로 자신의 천재성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었고, 마침내 최고의 음악가로 우뚝 서게 됐다.


그런데 모차르트가 궁정음악단을 나오게 된 이유는 그가 가진 예술가로서의 자존심이나 자유분방한 천성 때문만은 아니었다. 당시 급변했던 유럽 사회의 분위기도 모차르트의 독립을 크게 자극했다. 18세기 후반 유럽 사회는 사회 전반에 걸쳐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었다. 산업혁명을 바탕으로 부를 축적한 시민들이 왕과 귀족에게 속박되던 과거의 사회제도를 비판하고 자유와 평등을 부르짖기 시작했다. 이런 움직임은 음악계에도 영향을 미쳤고, 그 결과 모차르트도 경제적인 독립을 통해 예술가로서의 위상을 회복하고자 궁정음악단을 과감히 뛰쳐나와 자신의 천재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었다.


승마 등 ‘귀족 스포츠’도 대중화


스포츠 중에도 과거에는 부자 및 상류계층만 누릴 수 있던 경기들이 있다. ‘귀족 스포츠’라 불리던 승마, 골프, 펜싱 등이 그 대표적인 예에 해당한다. 그런데 최근 한국에서는 초등학생들도 방과 후 교실 프로그램을 통해 이런 스포츠를 접할 수 있게 됐다.


또 불과 20~30여 년 전만 해도 자동차나 텔레비전은 부자들의 전유물로 상징되던 사치품이었지만, 지금은 어느 가정에서나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필수품이 됐다. 이렇듯 과거에는 중산계층에서조차 상상할 수 없던 풍요를 오늘날 평범한 시민들이 누릴 수 있게 된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19세기 이전의 사회에서 개인은 국가를 위해 존재하며, 개인의 권리는 왕과 정부에 의해 주어지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중시하는 개인주의와 자유주의의 등장으로 개인은 정치나 신분에 얽매이지 않고, 힘에 의한 억압 및 부담에서 벗어나게 됐다. 이로 인해 인류는 과학, 기술의 혁신적인 발달과 함께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발전과 창의력의 상관관계


그러므로 자유주의 사회에서 개인은 자율적이고 자립적인 주체로서, 다른 사람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한 자신의 모든 생활에 자유롭게 행동할 권리가 있다. 이런 개인의 자유가 정치, 경제, 과학, 예술 등 사회 각 분야에 발현됨으로써 19세기 이후의 세상은 이전 시대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다.


■ 기억해주세요


18세기 후반의 유럽 사회는 사회 전반에 걸쳐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었다. 산업혁명을 바탕으로 부를 축적한 시민들이 왕과 귀족에게 속박되던 과거의 사회제도를 비판하고 자유와 평등을 부르짖기 시작했다. 그 결과 모차르트도 경제적인 독립을 통해 예술가로서의 위상을 회복하고자 궁정음악단을 과감히 뛰쳐나와 자신의 천재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었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 TOP

NO. 제 목 글쓴이 등록일자
319 교육개혁? 시장에 답이 있다
권혁철 / 2024-11-13
권혁철 2024-11-13
318 잘 살고 못 사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권혁철 / 2024-10-23
권혁철 2024-10-23
317 자본이 어려운 당신에게
최승노 / 2024-10-10
최승노 2024-10-10
316 겨울 해수욕장에는 ‘바가지요금’이 없다
권혁철 / 2024-10-10
권혁철 2024-10-10
315 국민연금 제도 자체에 대한 고민 필요하다
권혁철 / 2024-09-24
권혁철 2024-09-24
314 이유 있는 금융 부문 낙후...작은 정부 구현은 금융 규제 개혁부터
권혁철 / 2024-09-11
권혁철 2024-09-11
313 뜬금없는 한국은행의 대학생 선발 방식 제안? 본업에 충실하길...
권혁철 / 2024-08-28
권혁철 2024-08-28
312 복지 천국으로 가는 길은 노예로의 길이다
권혁철 / 2024-08-14
권혁철 2024-08-14
311 ‘노란봉투법’ 통과되더라도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해야
권혁철 / 2024-07-24
권혁철 2024-07-24
310 저출생의 무엇이 문제인가?
권혁철 / 2024-07-11
권혁철 2024-07-11
309 국민연금 운용 독점의 부작용
최승노 / 2024-07-08
최승노 2024-07-08
308 ‘인플레이션’ 용어의 왜곡과 정부의 숨바꼭질 놀이
권혁철 / 2024-06-26
권혁철 2024-06-26
307 부동산 규제 철폐할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권혁철 / 2024-06-12
권혁철 2024-06-12
306 시진핑 `신에너지 경고`의 의미
최승노 / 2024-05-31
최승노 2024-05-31
305 민심은 천심! 최저임금은 민심을 거스르는 제도
권혁철 / 2024-05-22
권혁철 2024-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