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잡기의 경제학 ] 분양원가는 시장가격과 무관하다

자유기업원 / 2006-12-14 / 조회: 6,194

여러분이 부모님으로부터 50평짜리 집터를 하나 상속받았다. 시가가 평당 500만 원 짜리 땅이라고 해보자. 요즈음 따지는 식으로 하자면 여러분에게 그 땅의 원가는 0원이다. 공짜로 받았기 때문이다.

여러분이 그 땅에 건축비 1억 원을 들여서 집을 짓고 다른 사람에게 판다면 얼마를 받으시겠는지? 새로 지어진 집의 시가는 4억 정도 나간다고 한다. 토지원가 0원에 건축비 1억 원을 더해서 1억 원을 받겠는지, 아니면 시가대로 4억 원을 받겠는지? 물어보나 마나다. 여러분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시가대로 받는 것이 당연하고 또 옳다.

이런 사정은 새 아파트의 분양원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상대방이 여러분의 집을 사고, 안 사고를 결정함에 있어 원가는 별로 관계가 없는 정보다. 사려는 사람이 그 집으로부터 느끼는 가치가 가격보다 크다면 사는 것이고 작다면 구매를 하지 않는 것이 시장의 원리이다. 집의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정보들로는 집의 크기, 위치, 학군, 교통사정, 주변 환경, 실내의 구성과 마감재의 질 같은 것들이다. 구매자들은 이런 것들에 대한 정보를 대부분 가지고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원가를 안다고 해서 집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원가를 알면 아마도 건축자재를 싼 것을 썼는지 아닌지를 평가하는 데에 도움이 되기는 할 것이다. 그러나 건축자재의 질은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을 때가 대부분이다. 원가는 집의 가치를 평가함에 있어 아주 사소한 부분에 불과하다.

아파트이든 단독주택이든 집의 매매는 시가대로 하는 것이 원칙이다. 여기서의 시가란 팔리는 값을 말한다. 아파트를 원가대로 팔아야 할 이유는 없다.

원가 공개를 요구하는 측의 목적은 아파트 분양가를 시가보다 낮추어서 싸게 분양받겠다는 것이다. 그 결과 최초 당첨자는 분양가와 시가 간의 차이만큼 프리미엄을 얻게 된다. 그러는 만큼 건축업체의 이익은 줄어들고 새로운 집의 건축도 줄어들 것이다. 장기적으로 오히려 집의 값을 높일 가능성도 높아진다.

주택 정책의 목표는 억지로 분양가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공급물량이 풍부해져서 분양가를 비싸게 받으면 팔리지 않을 정도로 택지의 공급을 늘려주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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