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로그] 가격통제, 할까? 말까?

자유기업원 / 2020-01-29 / 조회: 4,881


[경제로그] 20. 가격통제 할까 말까.mp3


생필품의 가격이 너무 높아 가난한 사람들이 사기가 어렵다면,

그냥 놔두는 것이 좋을까요? 아니면 가격을 낮추어 그들을 도와주는 것이 좋을까요?

박지원과 로베스피에르의 이야기로 알아보겠습니다!




18세기 조선, 연암 박지원이 한성부 관원으로 있을 무렵, 흉년이 들어 곡물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 올랐습니다. 한양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은 먹을 양식을 제대로 구할 수가 없었어요. 게다가 일부 부자들은 사재기까지 하여 상황은 심각했죠. 당시 한성부윤은 서민들이 곡물을 살 수 있도록 곡물가격을 통제하고 한 사람이 구매할 수 있는 양을 제한하여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박지원은 가격을 일부러 낮출 경우, 가격이 높아진 한양으로 오고 있던 곡물들이 그냥 지방에 머물 수 있다며 반대했어요. 그러면 한양에는 곡물의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낮춘 가격으로는 도저히 곡물을 살 수 없게 된다는 것입니다. 또한 관에서도 다음해를 대비한 곡물 창고를 두는데, 사재기는 그냥 민간 창고 정도로 여길 수 있다고 주장했어요. 다음 해도 흉년이라면 그 때 그것을 먹으면 되고, 만약 풍년이라면 그들만 손해라는 것이죠. 

18세기 프랑스, 로베스피에르는 우유 가격이 너무 높아서 가난한 아이들이 우유를 양껏 마실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는 가난한 아이들을 돕고자 우유의 가격을 제한하는 최고 가격제를 실시했죠. 그 결과 가격은 떨어졌고 그 가격에 우유를 사려는 사람들은 많아졌어요. 하지만 소의 사료값이 너무 비싸 그 가격에는 도저히 우유를 생산할 수 없어 공급이 줄어버렸습니다. 우유 자체가 너무나 귀해져서 가난한 사람은 우유를 사기가 더 어려워졌어요.

이 사실을 안 로베스피에르는 사료에 대해서도 최고가격제를 실시했죠. 그러자 이번에는 사료를 이용한 모든 제품들이 품귀현상을 보였어요.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을 때는 대개 암시장이 형성되는데 공포 정치를 하는 로베스피에르 때문에 암시장조차 없으니, 돈이 있어도 물건이 없어 살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로베스피에르가 국민들의 단죄를 받아 권좌에서 물러나고 처형장에 갈 때, 사람들은 '더러운 최저가격’이라고 소리쳤어요.

한성부윤과 로베스피에르는 모두 가난한 사람들이 물건을 살 수 있도록 가격을 통제하려고 했습니다. 분명 의도는 선했지만 그들의 경제관이 문제였어요. 가격은 수요와 공급으로 결정되는 것이지 원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원가가 아무리 비싸도 사는 사람이 없다면 가격은 0원이니까요. 잘못된 경제관은 사회에 큰 불행을 가져옵니다. 로베스피에르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선한 의도로 포장하며 실수를 반복했어요. 그 결과는 프랑스 국민 모두에게 고통을 안겨주었지요.


글: 전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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