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의 돈을 빼앗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는 이들을 의적이라고 합니다. 한국에 홍길동이 있듯 영국에는 로빈 후드 가 있죠. 로빈 후드가 사람들에게 미치는 경제적 효과를 한 번 계산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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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영국, 교통의 요지였던 셔우드 숲길은 사람들의 왕래가 잦았습니다. 숲에 숨어 사는 로빈 후드 일당은 셔우드 숲을 가로지르는 귀족, 상인, 종교인들을 습격하여 통행세를 받았어요. 그리고 그 돈의 일부를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셔우드 숲길이 위험해지면 다음과 같은 일들이 벌어집니다. 첫째, 상인들은 로빈 후드에게 통행세를 내는 만큼 상품의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길이 위험해서 사람들을 고용하거나 먼 길을 돌아가면 추가된 인건비나 운송비 역시 상품의 가격을 상승시킵니다. 둘째, 부유층의 왕래가 적어지면 그만큼 그들이 쓰는 돈이 줄어들고, 상인들이 나르는 물건의 양과 왕래 횟수가 적어지면 경제활동이 위축됩니다. 돈을 벌거나 물건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게 되죠.
맨 처음 가난한 사람들은 당장 손에 쥐어진 로빈 후드의 돈이 너무나 고마웠을 것입니다. 음식과 옷도 사고, 급한 일들도 해결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상품의 가격이 오르면서 그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은 점점 줄어듭니다. 게다가 돈 벌기가 예전보다 더 힘들어졌어요. 전에는 수입으로 근근이 살아갔지만, 이제는 수입뿐만 아니라 로빈 후드가 주는 돈까지 있어야 근근이 살아갈 수 있게 되었어요. 전에는 로빈 후드의 돈이 고마운 선물이었지만 이제는 목을 매고 기대야 할 생계가 되었습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로빈 후드는 빼앗은 돈의 일부를 일당들과 먹고 마시는 데 사용하고, 일부만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즉, 빼앗은 돈이 10파운드라면 가난한 사람에게는 5파운드만 나누어 줍니다. 상인은 빼앗긴 돈을 메우기 위해 상품 가격을 10파운드 올리지만 5파운드 받은 가난한 사람은 돈이 생겼어도 살 수가 없죠. 로빈 후드는 가난한 사람들을 도울 뿐 아니라 자신도 먹고살기 위해 돈을 빼앗았습니다.
이렇게 부자들의 돈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준다는 로빈 후드의 이야기는 오늘날 사회주의자들이 주장하는 정책과 그 맥락이 같습니다. 이미 오랫동안 소득 재분배를 실시해온 유럽의 국가들을 살펴볼까요? ‘요람에서 무덤까지’를 외쳤던 영국은 복지 정책을 광범위하게 실시한 결과, 근로 의지, 투자 의욕, 기업가 정신이 낮아져 경제가 위축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재정 적자는 늘어났고, 비용은 많이 드는데 효율은 낮은 사회구조가 만들어졌습니다. 결국 영국은 1976년 IMF 구제금융을 신청했습니다.
복지 국가로 널리 알려진 스웨덴도 마찬가지입니다. 복지 수혜만 노리고 일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일하는 사람들이 줄어들면서 1인당 세금 부담이 급속도로 높아졌습니다. 게다가 재분배란 부자와 미래 세대가 원치 않아도 그들의 돈을 정부가 가난한 이들과 현재 세대에게 주는 것인데, 실행 과정에서 정부가 로빈 후드 일당처럼 일부를 쓰기 때문에 실제로 내는 돈과 받는 돈은 상당한 차이가 납니다. 이제는 로빈 후드와 이를 잇는 정부의 경제 정책을 정의감, 온정의 손길이라는 의도가 아니라 사회에 손해와 해악을 끼친다는 결과로 평가해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