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로그 32
담을 쌓아 개인의 소유를 표시했던 #인클로저 현상. 정당한 권리로 인정해야 할까요, 아니면 이기적인 탐욕의 표출일까요? 인클로저가 일어난 배경과 그 결과로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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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기와 17세기 영국에서는 어제까지만 해도 다 같이 양을 먹이던 목초지에, 공동으로 농사짓던 농지에, 담을 쌓아 소유권을 표시하는 인클로저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이 현상은 단순히 인간의 소유욕 때문이었을까요? 15세기 유럽에서는 영국산 양모와 모직물이 큰 인기였습니다. 그러자 영국에서는 더 많은 양을 길렀는데, 문제가 생겼어요. 풀이 자라는 속도보다 양이 풀을 먹어 치우는 속도가 더 빨라 풀이 점점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목양지를 확보하기 위해 담을 쌓게 되었어요.
17세기, 무역이 활발해지고 산업이 발달하면서 인구가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동시에 곡물의 수요도 많아졌어요. 하지만 공동경작지의 소출은 그대로였습니다. 그러자 지주들과 생산적인 농부들은 개인 농지를 확보하려고 담을 쌓게 되었어요. 사유 재산권을 주장하고 인정받으려는 인클로저는 개인의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양모와 곡물의 수요가 많아지고 가격이 올라가면서 생산성을 높여 수익을 창출하고자 생겨난 경제 현상이었습니다.
인클로저 현상 이후에 다음과 같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공유지와 농지를 확보한 사람들은 최대한 이익을 얻기 위해 효율적인 방안들을 강구했습니다. 편리한 농기구가 발명되고 새로운 작법이 실험되었어요. 같은 면적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이전보다 적어졌는데 생산량은 훨씬 많아졌습니다. 따라서 농가의 소득은 높아졌어요. 공급이 증가하면서 곡물의 가격은 내려가니 굶주리는 사람들이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땅을 얻지 못한 수많은 소작농들은 도시로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초기에는 열악한 모직물 공장이나 제조업 공장에서 고생했어요. 하지만 소작농일 때도 일은 힘들고 궁핍했기 때문에 도시에서 훨씬 살기가 힘들어졌다고 할 수는 없었지요. 그들 덕분에 노동력이 풍부해져 산업들이 발전하면서 일자리가 다양하게 생겨났습니다. 전에는 농사뿐이었는데, 이제는 선택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경제와 무역의 발달로 물건들이 흔해지면서 전에는 귀족들이나 접하던 것들도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인클로저 현상이 일어날 때 들판의 풀은 왜 부족했을까요? 다들 내 양 먹일 생각만 하고 주인 없는 들판의 풀은 신경 쓰지 않았으니까요. 공동경작지의 소출은 왜 그대로였을까요? 열심히 일해도 그것이 나의 것이 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사유재산권이 확립되지 못한 자급자족 경제에서는 입에 풀칠하기 급급했고 선택의 여지도 없었습니다. 사유재산권의 확립으로 생산성이 향상되고 경제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삶의 질이 전반적으로 높아졌어요. 사유재산의 인정이 경제 번영의 시작이었음을 인클로저 현상은 보여주었습니다.
글: 전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