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쿠팡 김범석 의장이 공개 사과와 함께 1조 6000억 원이 넘는 보상 계획을 발표했다. 기업 차원에서 보기 드문 책임 인식과 사후 조치라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단순히 한 기업의 관리 부실이나 도덕성 문제로만 환원하는 것은 본질을 흐린다. 사고는 기업에서 발생했지만, 실패한 것은 국가가 수년간 유지해온 정보보호 규제와 인증 중심의 사전적 관리 체계였다.쿠팡은 사고 이전까지 국가의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P) 인증을 유지해 왔다. 다수의 대기업과 플랫폼 기업들 역시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해킹과 개인정보 유출은 반복되고, 사고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는 인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