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에게, 기업에게 선택할 자유를 되돌려줘라

최승노 / 2022-03-15 / 조회: 8,694       자유일보

자유는 인류가 살아온 삶의 핵심 가치이며, 헌법의 최고 상위 개념이기도 하다. 가장 소중한 것이라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고, 다른 개념에 우선한다. 자유는 현실에서 어떤 방식으로 구현될까. 자유는 선택이라는 행위를 통해 현실에서 구체성을 드러낸다. 사람들은 자유롭게 무언가를 선택하는 행위를 통해 자유를 누린다.


정치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선택은 자유의 실현 과정이다. 지도자를 선출하는 투표행위도 선택을 통해 이루어진다. 민주정 방식은 정치적 자유를 상징적으로 구성한다. 그 사회의 리더를 국민이 선택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런 사회에서 선출된 정치인은 대표성을 갖고 임기 동안 정치권력을 행사한다. 정치적인 선택을 통해 리더를 뽑고, 나아가 대의제를 통해 제도를 만들어간다.


경제 분야에서 선택은 삶의 하나하나를 구성하는 일이라서 정치적 선택에 비해 다양한 분야에서 매일 일어나고 수시로 바뀔 수 있다. 어떤 교통수단을 택할지, 어떤 음식으로 식사할지, 우리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그런 과정에서 선택은 자유의 실현의 바탕이 된다. 어떤 학교를 다닐지, 어떤 병원을 이용할지 등도 모두 선택의 대상이다.


선택을 막고 누군가 대신 선택권을 가질 때 문제는 발생한다. 이 음식을 먹어라, 이 학교를 다녀라, 이 집에 살아라 등 개인이 가진 선택권을 침해할 경우 그 분야의 자유는 억압된다. 그런 억압은 대부분 정부에 의해 강제된다. 학교를 배정하고, 각종 보험을 획일적으로 강제한다. 개인의 자유로운 계약을 금지하기도 한다. 가격을 대신 결정하고 거래 물품을 정부가 통제하기도 한다. 사람들의 선택권은 유보되고 사람들의 자유는 침해된다.


밀턴 프리드먼은 <선택할 자유>라는 책을 통해 사람들의 자유가 어떻게 개선될 수 있는지를 밝혔다. 미국은 이 책에서 강조된 개인의 선택권을 회복시키는 과정을 통해 사람들의 삶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었다. 물론 기업경제도 번성했고, 사회적으로 풍요함을 누렸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 중반 이후 장기적 침체기를 겪고 있다. 성장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했고, 사회의 활기는 줄었다. 그 이유는 선택권을 제약하는 방식으로 경제적인 자유를 위축시켰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할 자유가 위축되었다. 투자할 자유, 고용할 자유, 거래할 자유, 계약할 자유, 가격을 정할 자유를 억압하면서 기업경제가 위축되었다. 그 결과로 새로운 대기업이 나오지 않는 불임경제가 되었다.


국민 개개인이 선택하는 것이 올바른 일이다. 정부가 대신 결정해서 배급하는 방식은 옳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회후생을 떨어뜨린다.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것을 억지로 소비하는 과정에서 낭비가 발생하고 만족도가 떨어진다.


정부가 대신 선택하는 것은 부정부패를 키운다. 사람들은 최종 선택자인 국민을 만족시키기보다 정부라는 대리인의 선택을 받기 위해 일한다. 그런 정치적 행위는 경제의 근본 원리에 반한다. 자원을 정치적으로 배분하는 사회가 건강성을 유지할 수 없다. 사람들은 명분과 선동에 힘을 쓸 것이며, 각종 특권을 위한 권력추구 행위에 자원과 시간을 낭비할 것이다.


정부는 개인과 기업의 선택권을 억압하는 개입주의적 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래야 국민은 스스로 선택하고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이것이 민주화의 올바른 길이다. 정치적으로 선거를 통해 더 나은 정치 시스템을 만들어 가는 것이 민주화인 것처럼, 경제적으로 국민 개개인이 선택하는 행위를 통해 더 나은 삶을 만들어가는 것이 경제 분야에서 민주화를 올바로 이루는 길이다.


국민에게 선택할 자유를 돌려주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유를 개선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국민의 삶이 나아지는 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이제 선택할 자유를 개선하는 노력에 나서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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