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과 처방]한국경제: 기타 문제, 원인 그리고 해법

한국경제의 진단과 처방(8)-한국경제와 기타문제-전용덕.pdf

I. 한국의 경제체제: 간섭주의

1. 세 가지 경제체제 

세상의 경제체제를 크게 나누어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세 가지란 자본주의, 사회주의, 간섭주의를 말한다. 자본주의를 '제1의 길’, 사회주의를 '제2의 길’, 간섭주의를 '제3의 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자본주의가 되기 위한 조건들은 “사유재산의 보호, 계약의 자유, 건전한 화폐” 등이다. 오스트리아학파는 건전한 화폐를 자본주의의 조건으로 지정하고 있다. 그것은 불환지폐처럼 국가가 화폐의 발행을 독점하고 그 유통을 통제하면 사유재산과 계약의 자유가 상당 부분 침해되기 때문이다. 건전한 화폐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Mises(1996), Rothbard(1993) 등을 참조할 수 있다. 

사회주의란 생산수단을 국가가 소유하는 체제를 말한다. 사회주의는 생산수단을 국가가 소유하기 때문에 생산수단을 거래하는 시장이 존재하지 않게 되고 그 결과 생산수단의 가격이 존재하지 않게 된다. 생산수단의 가격이 존재하지 않으면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없고 그 결과는 혼란, 무질서, 생산성의 극적인 하락 등으로 인하여 사회주의 경제체제 자체가 붕괴한다. 이것이 Mises(1996)가 주장하는 '경제계산의 문제’이다. 그는 사회주의가 경제계산의 불가능함 때문에 존립할 수 없음을 최초로 논증했다. 

간섭주의란 사유재산은 보호하되 계약의 자유는 보호하지 않는 경제체제를 말한다. 건전한 화폐가 아닌 경우에도 계약의 자유가 완전하게 보호되지 않는다. 그 경우에도 일정 부분은 간섭주의가 된다. 그러나 여기에서 계약의 자유를 보호하지 않는다는 것은 정부가 계약의 자유를 억제하는 것을 지칭한다. 사회주의가 붕괴했을 때 유럽의 일부 정치가들과 전문가들은 제3의 길, 즉 간섭주의가 가능하다는 주장을 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가 계약의 자유를 억제하면 많은 폐해가 발생하고 그런 폐해를 없애기 위한다는 명분으로 계약의 자유를 더 억제하거나 사유재산을 폐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 즉 장기에는 간섭주의는 사회주의가 된다는 것이다. 

작금의 한국 사회는 간섭주의가 지배적인 경제체제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이것은 필자의 직관에 의한 것이다. 정부가 재화의 가격, 수량, 품질 등을 규제하는 것은 간섭주의의 전형적인 예이다. 아래 절에서는 간섭주의가 어떤 폐해를 초래하는가를 가격규제와 비가격규제로 나누어 다룰 것이다. 그리고 '시리즈1-7’에서도 간섭주의의 폐해를 적지 않게 다루었다.

세 가지 경제체제를 비교하는 일은 여기에서는 생략한다. 그런 일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과 지면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 가지 경제체제를 비교하여 한 마디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자본주의가 다른 두 가지 경제체제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도덕적으로 정당한 체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가 무결점의 체제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진실은 자본주의가 결점이 없지는 않지만 다른 두 가지 경제체제보다 결점이 훨씬 적다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경험하는 빈곤, 불평등, 무질서, 혼란, 갈등 등은 대부분 자본주의를 제대로 실천하지 않았기 때문이지 자본주의 때문에 발생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것들은 사실은 사회주의 또는 간섭주의 또는 그 둘의 혼합 때문에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 가지 경제체제를 잘 모르는 일반인들이나 비전문가들은 자본주의가 모든 문제의 원인인 것처럼 믿고 있다. 자본주의를 잘 모르는 전문가들이나 관변 경제학자들이 그런 주장을 해왔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08년에 미국발 경제위기가 발생했을 때도 그들은 자본주의가 불평등을 악화시켰고 그 결과 경제위기가 왔다는 주장을 했다. 2008년의 경제위기는 화폐와 금융에 대한 정부의 간섭과 정부가 경제적 자유를 억압했기 때문에 발생했다. 그러므로 세 가지 경제체제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아는 일이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경제 문제들을 해결하는 첫 걸음임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전문은 첨부 PDF파일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