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낭송] 복거일 - 순진함의 시절

복거일 / 2020-05-05 / 조회: 5,148



순진함의 시절


바랜 사진 속에 잡힌 

한순간 

그 짧은 시간을 살았던 얼굴들에 

순진함이 어린다.


앞날을 모른다는 것이 

거기서 나온 순진함이 

우리를 떠받친다. 

모른다는 것이 힘이다. 


흔적 없이 무너진 시공 

그 한 자락이 

낡은 책갈피 속에서 문득 일어나 

소리 없이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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