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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의 외교, 안보 및 국방정책

이춘근 / 2004-03-05 / 조회: 7,078

1. 들어가는 말


금년 11월 3일 미국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다. 3월 2일 예비선거의 승리로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 존 케리는 사실상 민주당 후보로 확정 되었다. 민주당 후보가 확정된 후 현직인 공화당의 부시 대통령도 본격적인 선거체제로 돌입 했다. 이번의 미국 대선은 대선 후보가 결정되기 한참 이전인 작년 가을부터 한국 국민들에게도 대단히 큰 관심거리가 되었다. 한국의 각종 언론들은 지난 수개월 동안 거의 매일 미국의 대통령 선거 관련 여론 조사 결과를 보도하고 있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 결과가 한국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누가 되어도 마찬가지라면 그렇게 큰 관심을 가질 필요도 없을 것이다.


상당수 한국 사람들은 부시 대통령의 공화당 정권이 집권했기 때문에 한반도 문제가 어렵게 된 것으로 본다. 특히 미국 공화당의 강경 정책, 호전적인 정책이 한반도 불안의 기원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다음번 선거에서 부시 대통령이 패배하고 민주당 정권이 승리를 하면 북한 핵문제등 한반도 문제가 잘 풀릴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들은 부시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 적대적인 정책을 채택했기 때문에 북한이 핵개발을 강행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사실 북한이 핵개발을 재개한 것은 민주당의 클린턴 대통령이 아직 재임 중이던 시기로 소급되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제까지 한국 언론에 보도 된 내용들을 대략적으로 살펴보면 미국의 현 대통령인 부시가 아주 고전을 하는 것 같아 보이며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패할 것처럼 보인다. 케리 후보가 급부상 하는 도중인 2월 중순 한국의 언론 보도는 '내일 선거해도 케리가 이긴다’ 는 식 이었다. 내일 해도 이길 정도니 당연히 11월에 해도 이긴다는 뜻인지? 그러나 미국의 언론 보도를 종합해 보면 이번 선거 역시 4년 전의 선거처럼 한 후보가 상대방을 압도하는 선거가 아니라 치열한 접전을 벌일 선거가 될 것이라고 예측 되며, 보다 체계적인 분석자들은 부시의 재선을 점치고 있다.


본 에세이는 한국인들의 상당수가 무비판적으로 믿고 있는 바와는 달리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의 안보 및 국방 정책에는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는 사실을 소개하기 위해 작성 되었다. 한국 사람들은 민주당 대통령은 대화와 평화를 강조하는 정책을 추구하는 반면 공화당 대통령들은 전쟁과 강압 정책을 추구한다고 가정 한다. 이는 미국의 외교, 안보 및 국방 정책의 본질과 역사에 관해 체계적으로 분석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오해다. 특히 클린턴 행정부와 현재 부시 행정부의 대 한반도 정책만을 피상적으로 비교한 결과 나오게 되는 편향적인 견해다. 미국의 외교, 안보 및 국방정책은 미국 대통령이 누구냐에 따라 그 본질이 변하지 않는다. 스타일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 스타일도 대통령이 민주당 출신이냐 공화당 출신이냐의 여부가 아니라 오히려 대통령 개인의 성격에 따라 변한다.


미국의 외교, 안보, 군사 정책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 미국의 대통령이 당면한 국제정치 상황이다. 클린턴과 부시의 대 한반도 정책이 다르게 보인다면 그것은 클린턴과 부시가 당면한 국제정치 상황이 다르다는 사실에서 연유하는 것이다. 나머지 차이점들은 클린턴과 부시의 성격에서 유래할 것이며 그 나머지 훨씬 작은 부분들이 클린턴과 부시가 각각 민주당 ,공화당 출신이라는 데서 연원하는 것이다.


2. 미국 대통령 선거와 여론


부시 대통령이 다음번 공화당 후보가 될 것은 거의 기정사실인 반면, 민주당은 이미 지난해 여름 이후 열명 이상의 후보가 난립해서 경합을 벌여왔다. 2003년 내내 하워드 딘(Howard Dean) 전 버몬트 주지사가 제일 우세하다고 알려 졌지만 2003년 9월 18일 전직 나토사령관 출신인 웨슬리 클라크(Wesley Clark) 대장이 출마 선언을 한 직후, 클라크 장군의 지지도가 14%로 하워드 딘의 12%를 앞서 민주당 후보 중 1위를 기록 한 적도 있었다. 며칠 후 후보들 간의 토론회가 있은 후 클라크 대장은 4위로 밀려났다. 그 이후 하워드 딘은 줄곧 1위를 달려 민주당 후보임이 거의 확실시 되었었다. 예로서 TIME 는 딘의 사진을 표지에 게제하고 그에 관한 특집을 낼 정도였다.(2004년 1월 12일자) 압도적 1위 였던 하워드 딘은 놀랍게도 아이오와 코커스 에서 케리에게 패배, 흥분한 상태에서 절규 하듯 연설했다. 그러나 미국 방방곡곡에 반복해서 방영된 그의 연설 모습은 불과 한 달 여 만에 그를 후보 대열에서 탈락 시켜 버린 결정타가 되었다. 미국인들은 이성을 자제하지 못하는 딘을 외면 한 것이다. 반면 현재 민주당의 후보가 된 존 케리(John Kerry)는 작년 가을, 후보 10명중 6위 정도로 언론의 관심조차 끌지 못했던 후보였다.


2월 하순 까지 죤 케리와 죤 에드워드 상원의원 단 두 명만이 실질적 후보로 남아 있는 상황이었고 각종 여론 조사는 현직인 부시는 누구와 붙어도 패하는 것으로 나왔다. 케리와 붙으면 7-8% 차이, 에드워드와 붙어도 5-6% 차이로 부시가 패한다는 결과가 나왔다.(2004년 2월 하순) 부시는 작년 가을에 행해진 여론 조사에서도 민주당 후보들에게 밀리고 있었다. 후보에서 탈락한 웨슬리 클락 대장에게는 49:46으로, 당시 기대 되지도 않았던 후보인 존 케리 에게도 48:47로 뒤졌다. 2004년 3월 1일 한국의 한 TV방송은 부시 정책 수행지지도가 '처음’으로 50% 이하가 되었다는 CNN 뉴스 내용을 자막을 통해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나 이미 작년 가을 Wall Street Journal/NBC 여론 조사는 부시의 정책 지지도가 49% 였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그렇다면 부시 대통령은 재선의 가망이 없다는 말인가? 필자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과거 미국 대통령 선거의 역사를 볼 때 부시가 당면하고 있는 상황은 다른 현직 대통령이 당면했던 것 보다 오히려 훨씬 양호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현직 대통령 중 특히 재임 3년 차를 맞이하는 시점에서 야당의 잠재적 후보를 여론 조사에서 앞지른 대통령이 거의 없었다는 사실은 현재 부시의 상황이 지극히 정상적(normal)인 것임을 말 해준다. 미국 정치에서 이를 '3년차 슬럼프’라고 말한다. 슬럼프는 예외가 아니라 항상 존재했던 것이다. 미국 50개 주 중 49개주에서 승리, 역사상 보기 드문 압승으로 재선되었던 레이건 대통령조차 야당 후보 먼데일(그는 자신의 출신 주 미네소타 한곳에서만 승리했다) 에게 여론 조사에서 밀리고 있었다. 3년차였던 해인 1971년 지지율이 49%까지 내려간 닉슨은 1972년의 선거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두었다. 1994년 중간 선거에서 의회를 공화당에 내주었고 대통령으로서 자질조차 의심 당했던 클린턴도 가볍게 재선되었다. 1996년 8월, 선거를 불과 3개월 앞둔 시점, 클린턴의 지지도는 44%로 내려가 있었고, 밥 돌 상원의원 (공화당 후보)에게 48:42로 밀리고 있었다. 후보가 되지는 않았지만 걸프전의 영웅이며 현재 부시 행정부의 외무장관인 콜린 파월과의 가상 대결에서는 클린턴은 47:37정도로 밀리는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지난 몇 달 동안 미국의 언론들은 오직 민주당 후보들에게만 초점을 맞추었다. 그리고 경선 과정의 후보들은 일반적으로 우호적인 조명을 받는다. 그러나 본격적인 대선 경쟁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미국 대선의 당락을 결정하는 것은 후보의 외교 정책이 아니라는 것이 정설이다. 외교정책 뿐 아니라 아예 모든 정책이 선거의 변수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미국 선거를 연구한 학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이를 '이슈의 정치 가설'(issueless politics hypothesis) 이라 한다. 당락을 결정하는 것은 정치 이슈가 아니라는 뜻이다. 선거 무렵의 경제 상황이 오히려 더 큰 변수다. 미국은 2004년 성장률 5 %의 대단히 양호한 경제상황이 기대되고 있다. 국민들이 정책 이슈를 스스로 파악할 능력은 높지 않으며 이들은 TV 및 영상매체의 영향에 의해 후보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그 결과 현대 미국 정치는 TV 광고 시간을 많이 살 수 있는 후보가 선거에서 이긴다는 말 도 있다. 현재 부시 대통령 진영은 선거자금을 사상 최대로 모금, 오히려 자만할까 걱정일 정도라 한다.


3. 민주당과 공화당의 외교, 안보 및 군사정책


앞에서도 언급한 바처럼 이 글의 제목, 그리고 이 장의 소제목인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의 외교정책’은 사실은 타당하지 못한 제목일지도 모른다. 미국에는 오직 미국의 외교, 안보 정책이 있을 따름이지 공화당, 민주당 정권의 외교 안보 정책이 따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필자의 과문 탓인지 모르나 공화당, 민주당의 외교 안보 정책이라는 제목의 책을 본 적이 없다. 필자는 이글의 작성을 위해 필자가 소장하고 있는 미국 외교정책 관련 서적 수십권의 인덱스를 모두 살펴보았는데 아주 유명한 교과서인 Charles W. Kegley, Jr. and Eugene R. Wittkopf, American Foreign Policy: Pattern and Process (4th.ed.; New York: St. Martin's Press) 단 한권에만 공화당, 민주당의 외교에 대한 태도(attitude) 라는 항목이 있었고 그나마 레이건 대통령의 냉전 정책에 대항하는 민주당의 입장을 3-4 줄 정도 기술한 것이 다였다. 외교정책에 대한 남자들과 여자들의 차이, 백인과 흑인의 차이,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를 설명하는 부분에 같이 설명되어 있을 정도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국제정치에 대한 관점을 억지로라도 구분 한다면, 공화당의 경우 전통적으로 고립주의적이었고 민주당의 경우는 국제주의적이었다. 그러나 미국이 세계적인 강대국이 된 이후, 특히 2차 세계 대전 이후 고립주의, 국제주의는 구분의 의미를 상실 했다. 모두 국제주의자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방식으로 국제문제에 개입하느냐에 민주당, 공화당의 차이가 있을 수는 있다. 두 당은 모두 평화적인 방법을 강조한다. 그러나 외교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있는 것이다. 상대방에게 평화적인 방법이 먹혀들면 민주당도 공화당도 모두 평화주의가 되고 상대방에게 평화적 방법이 통하지 않으면 민주, 공화당 구분 없이 군사력 사용을 주저하지 않았다.


미국의 민주-공화 양당 제도가 확립된 것은 1860년대 링컨 대통령 이후의 일이며 미국이 강대국으로 국제무대에 등장한 것은 1898년의 일이다. 미국이 강대국이 된 이후 치른 큰 전쟁은 1차대전(1917-1918), 2차대전(1942-1945), 한국전쟁(1950-1953), 월남전쟁(1965-1975), 걸프전쟁(1991), 그리고 지금 진행 중인 이라크 전쟁(2003-) 등이다. 이중 1차 대전은 민주당의 윌슨 대통령, 2차대전은 민주당의 루즈벨트 대통령, 한국전쟁은 민주당의 트루만 대통령, 월남전쟁은 민주당인 죤슨 대통령 재임 시 미국이 개입했던 전쟁이며 걸프전쟁, 이라크 전쟁은 공화당의 부시 대통령 1세, 2세가 각각 개입한 전쟁이다. 미국 역사상 중요하고 큰 전쟁들은 거의 대부분 민주당 대통령에 의해 참전 및 주도된 것이다.


전쟁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미국이 군사력을 동원했던 각종 국제 분규를 조사해 보아도 역시 민주당이 공화당 보다 군사력을 더욱 빈번히 사용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1946년 1월 1일부터 1975년 12월31일 까지 30년 동안 미국은 외교정책 목표를 달성한다는 명목으로 215회에 걸쳐 군사력을 동원 했다. 이 기간 중 공화당 대통령 재임 기간과 민주당 대통령 재임 기간은 똑같이 15년씩 이었다. 트루만, 케네디, 존슨이 민주당 대통령, 아이젠하워, 닉슨, 포드가 공화당 대통령이었다. 민주당 대통령 당시 무력 동원 횟수는 122회, 공화당 대통령의 경우 93회 였다. Barry M. Blechman and Stephen S. Kaplan, Force Without War: US Armed Forces as a Political Instrument (Washington D.C: The Brookings Institution, 1978). 의 자료를 가지고 필자가 직접 계산한 수치임.


1975년부터 2000년에 이르는 기간에도 민주당 공화당 대통령 간에 군사력 동원에 별 차이점은 없다. 카터, 레이건, 부시, 클린턴 대통령들이 모두 재임당시 여러 차례씩 외교를 위해 군사력을 동원 했다. 미국의 정당을 구분해서 말하는 것이 무의미 할 정도로 사례들이 유사하다. 이 부분의 논의는 Peter Huchthausen, America's Splendid Little Wars: A Short History of U.S. Militray Engagements: 1975-2000 (New York: Viking, 2003)을 참조


최근 미국의 진보적 사회운동가인 랄프 네이더 씨가 2004년 대선에 출마한다고 선언했다. 민주당의 표를 갉아 먹을 것이 분명하고 그는 2000년 대선 당시 고어를 패배케 한 원인 중 하나였다. 출마 선언 직후 미국의 NBC TV의 유명 시사 프로그램 Meet the Press는 그를 초청 하여 인터뷰를 했다. 진행자 팀 러서트(Tim Russert)는 '당신 때문에 고어가 대통령에 떨어졌고, 만약 고어가 당선 됐다면 이라크 전쟁은 없지 않았겠느냐’ 고 말하자 그는 '고어가 대통령이라도 이라크 전쟁은 발발 했을 것’이라고 응수 했다. 누가 대통령이냐가 아니라 그 대통령이 당면한 국제정치의 상황이 어떠했느냐가 더 중요한 것이다. 9.11은 대통령이 누구인지를 따질 필요가 전혀 없는, 미국인들이 느끼기에 진주만 보다 훨씬 더 큰 충격이었다.


4. 미국 민주당, 공화당의 대 한반도 정책


한국 사람들이 미국 민주당을 평화적, 공화당을 호전적이라 믿도록 한 근본은 1994년 당시 북한 핵 문제의 해결과정과 현재 진행 중인 북한 핵문제에 대한 미국의 입장 차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여기에도 해석의 오류는 존재한다. 과거의 일은 어려운 일이라도 기억에서 멀어지고 현재의 일은 피곤함을 직접 느낄 수밖에 없다. 사실 2002년 10월 제 2차 북핵 위기가 시작된 이후 한반도의 긴장도는 1994년 제1차 핵 위기 당시의 긴장도 보다 결코 높다고 말 할 수 없다. 1994년의 한반도는 전쟁 직전의 위기까지 도달 했었다. 부시 대통령의 레토릭(rethoric) 역시 클린턴의 레토릭보다 호전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클린턴은 북한의 핵개발을 허락할 수 없다(North Korea can't be allowed to develop nuclear bomb)는 사실을 수차 강조했고 한국의 휴전선을 방문하여 북한이 핵폭탄을 개발하여 사용하려 한다면 그 경우 북한은 끝장 날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은 적도 있었다. 부시의 외교 정책이 호전적으로 비추어 지지만 북한 핵에 대해 부시가 계속 강조하고 있는 것은 오히려 '외교적’ 해결이다.


클린턴 당시 북한 핵문제는 '핵 확산 방지’(nuclear non proliferation) 라는 맥락에서 인식된 문제였다. 그래서 동결(freeze)이라는 임시 해결책이 가능했다. 그러나 2002년에 다시 야기된 북한 핵의 문제는, “알카에다 혹은 다른 테러리스트집단에게 팔려나갈 수도 있는 단 한발의 북한 핵탄두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것보다 미국에게 더 위험하다” David Frum and Richard Perle, An End to Evil:How to Win the War on Terror (New York: Random House, 2003), p.99.


고 부시 행정부의 외교정책에 막강한 영향을 미치는 전문가들이 말했듯이, 대량살상 무기에 의한 테러 공포, 즉 '국제테러리즘의 맥락’ 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현 미국 행정부의 목표는 북한 핵의 '동결’ 이 아니라 '폐기’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의 민주당 후보들은 북한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었나? 이들은 Washington Post 지에 민주당 후보들의 간단한 정책 비교를 위해 게재된 기사를 참조한 것임.


우선 후보로 확정된 존 케리는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아무 결과도 도출하지 못하는 회전목마 식 정책’ (merry go round policy) 이며 특히 회담 과정에서 '김정일을 오히려 운전석에 앉혀 놓았다’고 비난한다. 케리는 북한과의 1:1 직접 대화를 주장한다. 죤 에드워드 상원의원도 '북한과의 공격적이며 직접적인 대화’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북한 핵문제에 관한 어떤 협상 결과도 미국이 북한의 약속 이행을 검증할 수 있는 능력과 결부 된 것이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민주당 후보들도 부시의 대북 정책이 결단성(decisive) 이 결여되었음을 비판하며 오히려 미국의 “일방적” 대화를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켈리와 에드워드 등 민주당 인사들의 주장에서 북한 핵문제의 당사자인 한국이 설 자리는 어딘가 ? 한국 정부는 북한 문제의 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중재자 역할을 한다고 비난 받은 바 있다. 미국 민주당 후보들의 말대로 미국과 북한이 1:1 로 직접 대화를 한다면 한국은 중재를 할 여지조차 잃게 될 것이다. 이미 후보도 아니지만 민주당 안보 정책의 권위자처럼 여겨졌던 웨슬리 클라크 장군의 부시 외교정책 비판은 ’정책의 우선순위가 틀렸다' 는데 있다. 클라크에 의하면 적대 세력 중 미국에 위험한 순서는 알 카에다에 이어, 북한, 이란, 이라크이다. 클라크는 부시가 제일 ’조금' 위험한 이라크 문제부터 처리 하는 것이 불만이었던 모양이다.


클린턴은 많은 민주당 인사들처럼 자유주의적 국제주의 (liberal internationalism) 를 신봉 했다. 자유주의적 국제주의자들은 세상을 낙관적으로 보며 특히 세계의 국가들이 모두 민주주의가 되면 그때 세계에는 진정한 평화가 온다고 믿는다. 이들은 민주국가들끼리는 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민주적 평화론’(Democratic Peace Theory)을 신봉한다. 클린턴은 이 같은 사상에 기반을 둔 개입과 확대(Engagement and Enlargement) 전략을 수립했다. 우리는 이를 포용 정책이라 해석하고 한국의 대북 정책과 같은 맥락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클린턴 행정부의 최종 목표는 현재 북한의 정치, 경제 체제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한반도 였다. 1994년 북한과 핵합의를 체결할 당시 클린턴 행정부 내에는 '미국 측이 약속을 다 이행하기 이전에 북한이 붕괴될 것’ 이라고 가정하는 사람도 많았다. Selig S. Harrison, Korea Endgame (Princeton: Princeton University Press, 2002), p. xvii.


미국의 대통령이 국제정치를 낙관적으로 보는 민주당원 일수도 있고 국제정치를 비관적, 그리고 현실주의적으로 보는 공화당원일수도 있다. 그러나 정책 결정자들이 세상을 어떻게 보던가와 관계없이 현실 세계는 현실주의적 세계로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the real world remains the realist world) John J. Mearsheimer, The Tragedy of Great Power Politics (New York: Norton, 2001), p.361


최근 부시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을 불만스러워하는 한국 사람들이 부시 낙선운동을 전개한다는 말도 들린다. 자신들이 등록상표처럼 주장하는 것이 자주외교라면 미국의 대통령이 누가 되던 무슨 상관일까. 미국뿐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들의 외교 안보 정책은 국제적 힘의 상관관계를 반영하는 것이다. 정치가의 세계관이 미치는 영향은 부차적인 것이다. 그래서 국제정치를 “파워 폴리틱스”(power politics, 힘의 정치)라 부르지 않는가. 2004년 11월 선거에서 당선될 미국의 대통령이 누구 던 그는 로마 제국보다도 더 강하다는 미국의 파워를 행사 할 최고 사령관인 것이다.


이춘근 / 政博, 자유기업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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