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사진관, 단돈 4천원에 추억을 담다

이민주 / 2023-05-19 / 조회: 346

요즘 나는 친구들과의 만남에 있어서 빠지지 않고 가는 하나의 코스가 있다. 비단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간편하게 추억을 남기기 위한 방식으로 이것을 선택하고는 한다. 젊은 층들의 만남에 있어서 빠질 수 없는 하나의 놀이이자, 현재는 거리 곳곳에 즐비하게 자리 잡고 있는 이것은 바로, “무인사진관”이다. 우리는 조금만 번화한 곳에 나가도 “인생네컷”, “하루필름”, “포토이즘” 등과 같은 무인사진관들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밥을 먹고, 카페에 가고, 마지막으로 그 추억과 함께 사진까지 남길 수 있다니? 이 얼마나 완벽한 계획인가?


무인사진관은 단독 4천원으로 2장의 사진을 인화할 수 있다. 여러 파스텔 톤의 배경과 귀여운 소품들 그리고 요즘에 들어서는 사진을 잘 나오게 하는 포토샵 기능들과 사진관에 있을 법한 조명들까지 더해져 합리적인 가격에 완벽한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인화된 사진과 함께 QR코드로 보내지는 고화질 영상까지, 요즘 시대에 천원 4장으로 이러한 추억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은 흔히 말해 꽤나 가성비가 좋은 방법이 아닌가? 나 또한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의 추억을 남기기 위해 무인사진관을 자주 찾아가는 편이다. 지켜보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내 모습들을 담기가 편하고,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접근성이 좋다는 점을 최대 장점으로 뽑을 수 있다.


그렇다면 무인사진관의 인기가 급증하게 된 이유는 무엇에 있을까?


무인사진관이 가지고 있는 차별화는 말 그대로 “사람이 없다”라는 점이다. 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의 위험성이 증가하면서 사람을 직접 마주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늘었고, 그로 인해 비대면, 혼자서 즐길 수 있는 소소한 문화들이 크게 발전하였다. 그 예시 중 하나가 바로 “무인사진관”이다. 2020년 이후, 근 4년간 무인사진관의 매출액은 21년 대비 271% 증가한 양상을 보였고, 그 인기에 힘입어 신규 가맹점 오픈 역시 전년도 대비 54% 증가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비대면 문화가 선호됨에 따라 무인사진관의 인기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저렴한 가격이라는 메리트가 함께함으로서 그 인기는 꽤나 오래 유지될 것으로 예측된다.


무인사진관은 사진을 찍는 사람도, 그 사진을 편집하는 사람도 따로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그에 따른 인건비 역시 발생하지 않는다. 2020년 기준 8,590원이던 최저시급이 2023년인 현재에는 9,620원으로 계속해서 상승하는 추세이고, 이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던 창업자들은 무인사진관의 낮은 인건비가 사업을 시작하는 데에 있어서 큰 매력요소가 되었을 것이다. 또한 8천 원 정도의 밥을 한 시간 동안 앉아서 먹는 것과 비교하면 3분~5분 정도 걸리는 4천원의 즉석 사진은 꽤나 높은 회전률을 가지고 있고, 따로 후 작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실제 무인사진관을 운영하는 사람들에 따르면 필름 비용과 소품, 장비 구매 비용을 제외하면 큰 지출이 없고, 90%이상의 마진율을 얻을 수 있어 순수익이 높기 때문에 타 사업들과 견주어 볼 때에도 높은 시장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여러 미디어 매체들의 노출도 역시 무인사진관의 인기를 유지하는 하나의 비결이다. 미디어가 발전하면서 소위 “핫플”이라고 불리는 장소들이 생겨났고, “핫플”에 가기 위해 1~2시간 정도를 기다리는 것은 이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무인사진관도 미디어 매체에서 큰 주목을 끌면서 유명해진 사례이다. 여러 연예인과 캐릭터를 콜라보 한 프레임들이 무인사진관을 찾는 손님들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매체를 통해 콜라보 소식을 들은 사람들이 직접 사진관을 찾아오게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요소들로 인해 무인사진관의 인기는 식지 않고 이어져오고 있다. 이는 늘어난 공급 그 이상의 수요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알다시피, 하나뿐이던 무인사진관은 현재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아졌다. 우리 역시 유명한 무인사진관만을 찾을 뿐, 그 외의 사진관에서는 굳이 사진을 찍을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늘어나는 경쟁은 독점적 형태였던 무인사진관의 메리트를 감소시킨다. 현재에는 수요가 공급을 뒷받침하고 있지만 계속해서 증가하는 경쟁업체와 그에 반하는 인기의 감소는 후에 초과공급이라는 결과물을 가지고 올 것이다. 


단돈 4천원에 새길 수 있는 추억 한 장, 이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미디어를 이용한 마케팅? 늘어나는 공급업체에 대한 제재? 가격 인상 혹은 인하?


어떠한 방식이든 현재의 무인사진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미래의 변화에 따른 차별화 전략이 중요하다. 독점적 경쟁력을 잃어가는 무인사진관의 공급과 “핫플”에 반응하는 고객들의 수요가 적절한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공급-수요 사이에서 발생하는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 내 방 한 면을 채우고 있는 “네 컷” 사진들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대한 색다른 방안을 모색하여 무분별하게 증가하는 경쟁업체들 사이에서 “내 것”을 돋보이게 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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