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경제 길라잡이] 개인도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최승노 / 2020-03-02 / 조회: 5,016

강호동, 천하장사에서 국민 MC로 제2 전성기

"인생은 길고 직업은 많다"…도전정신 가져야


강호동은 체육과 방송, 두 분야에서 연이어 한국 최고의 위치에 오른 사람이다. 각각 천하장사 타이틀과 연예대상 타이틀을 차지함으로써 남들은 한 번 하기도 어렵다는 성공을 전혀 다른 분야에서 두 번이나 이뤘다.


강호동과 이경규


연예계에 입문하기 전 씨름 선수로 활약한 강호동은 열여덟 살의 나이에 백두장사 타이틀을 차지했다. 모래판에서 그가 남긴 업적은 백두장사 7회, 천하장사 5회로 씨름계의 전설인 이만기에 버금간다.


운동을 그만둔 뒤에 그는 개그맨 이경규와의 인연으로 연예계에 진출한 최초의 사례였기에 대중의 더 큰 주목을 받았다. 그는 연예계에 입문한 뒤 지상파 방송 3사의 연예대상만 다섯 차례 수상함으로써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다. 인생 2막을 화려하게 열며 다시 한 번 최고의 전성기를 누린 것이다.


아무리 인생에서 우여곡절이 많아도 한 사람이 이처럼 숱하게 직업을 바꾸는 일은 흔치 않다. 하지만 두세 세대로 대상의 폭을 넓히면 대부분 사람에게 해당하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특히 선진국에서 이런 현상들이 두드러지고 있는데, 현재 우리나라도 위와 같은 산업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스스로 교육하라


강호동은 잘나가는 씨름 선수에서 개그맨으로 매우 성공적으로 직업을 바꾼 경우다. 앞으로는 강호동과 같은 사례가 늘어날 것이다. 기업이 구조조정을 하는 것처럼 개인도 자신의 일과 경력을 일평생 끊임없이 구조조정하는 시대가 온다는 얘기다. 오늘날 삼성은 세계적인 전자업체로 유명하지만 원래는 설탕을 만드는 회사에서 시작했다. 현대도 건설사를 모태로 출발했지만 오늘날엔 자동차가 그룹의 중심이다. 한국 회사들만 그런 게 아니다. 휴대폰으로 한때 세계를 호령했던 노키아는 핀란드의 풍부한 목재를 근거로 창업한 제지회사였다.


이런 변신을 개인이라고 못할 게 없다. 이를테면 인생을 구조조정하는 것이다. 앞으로는 평생 직장과 평생 직업으로 안주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 디자이너에서 펀드매니저로, 다시 호텔리어로 직업을 완전히 바꾸는 사람들이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 사회가 급변하면서 직업의 교체 주기가 빨라지는 반면 평균 수명은 증가했으니 자연스레 그렇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실업자 재교육은 직장을 잃고 특수한 상황에 처한 이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인식이 강했다. 교사처럼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거나 의사, 변호사 같은 자격증 보유자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나 다를 바 없었다. 실업자 교육에 들어가는 예산도 사회적 취약 계층을 위한 복지 비용 정도로 취급됐다.


하나의 직업과 인생


하지만 앞으로는 사정이 달라질 것이다. 실업 교육은 이제 국민 누구나 일생에 한 번은 받는 교육이 될 것이다. 어느 누구도 하나의 직업만으로는 평생을 먹고살기 어렵게 돼서다. 고학력 전문직이라고 해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사회 변화에 맞춰 전문직의 위상도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대학의 독일어과 교수는 지금까지의 사회적 기준에 비춰 보면 분명 고학력 전문직에 해당하지만, 독일어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면서 최근 몇몇 대학에서는 독일어 전공이 폐지되는 사례도 있었다. 어쩌면 이들은 보다 폭넓게 유럽 문화의 전반을 다루는 학문으로 전공을 바꾸거나 아니면 아주 다른 직업을 찾아야 할지 모른다.


앞으로는 기득권에 안주하지 않고 미지의 분야에 새롭게 뛰어드는 도전 정신을 가진 사람만이 생존할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강호동은 분명 미래형 마인드를 지닌 사람이다. 10여 년 전 강호동이 주변의 평범한 조언을 따랐다면 지금과 같은 큰 명성은 얻기 어려웠을지 모른다. 행여 자신의 처지가 다소 곤궁할지라도 거기서 주저앉지 말고 강호동의 지칠 줄 모르는 도전 정신을 배우는 게 어떨까?


■ 기억해주세요


오늘날 삼성은 세계적인 전자업체로 유명하지만 원래는 설탕을 만드는 회사에서 시작했다. 현대도 건설사를 모태로 출발했지만 오늘날 자동차가 그룹의 중심이다. 한국 회사만 그런 게 아니다. 휴대폰으로 한때 세계를 호령했던 노키아는 핀란드의 풍부한 목재를 근거로 창업한 제지회사였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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