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이 충만한 사회, 사회 자본이 잘 마련된 사회, 어디서나 자본이 잘 유통되는 사회는 잘살기 마련이다. 열쇠는 제도에 있다. 물건을 주고받는 도로와 항만, 공항도 중요하지만 돈이 쉽게 들어오고 나가고, 투자를 쉽게 할 수 있는 환경이야말로 매우 중요한 사회 자본이다.
우리나라는 외환위기 때 외환 자유화를 실시해 외국자본이 쉽게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 그로인해 해외 자본이 많이 들어 왔지만 국내 자본이 밖으로 나가는 것에 대해서는 매우 엄격하다. 최근에 와서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정도다.
우리나라는 해외 자본에 좀 더 개방적이어야 한다. 특히 금융 분야에 있어서 싱가포르 수준의 자유로운 상태를 마련해야 해외 자본이 쉽게 들어오고 나갈 수 있다.
우선 해외자본이 자유롭게 들어오고 나갈 수 있도록 제도적 인프라가 개선되어야 한다. 그와함께 우리나라 자본을 외국에 투자할 수 있도록 자본 우호적인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 나라에서 아무리 막아도 나가는 돈은 막을 수가 없다. 그동안 불안한 국내 사정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자금이 이미 많이 탈출했다. 사회주의 성향의 정책이 강화될수록, 통제와 획일적 방식이 강화될수록 돈은 도망가게 되어 있다.
해외 자본이 국내에서 이익을 내는 것에 대한 반감, 국내 자본이 해외에 투자하는 것에 대한 경계심도 가질 필요가 없다. 우리 돈이 빠져나간다 해도 어차피 다시 들어오기 마련이다. 그러니 나가고 들어오는 것에 대해 포용력을 가져야 한다. 들어오긴 하되 못 나가게 하면 더 이상 돈은 들어오지 않는다.
가장 필요한 것은 공무원들이 개방된 태도로 제도를 유연하게 만드는 일이다. 국가의 선진화를 고민하는 공무원보다 통제를 강화하고 이권에 관심을 갖는 공무원이 더 많아 보여 걱정이다. 공무원들이 제도의 선진화에 관심없다는 점은 국가적으로 대단히 큰 손실이다. 특히 금융산업이 전형적으로 퇴행하는 것은 공무원들의 잘못이 크다.
유연성과 포용력과 개방성에서 전 세계 1등인 싱가포르와 미국과 네덜란드는 질주하고 있다 영국, 뉴질랜드, 아일랜드, 호주도 부지런히 달리고 있다. 이 나라를 제외하고 좀 차이는 나지만 바로 아래 그룹에 우리나라가 자리하고 있다. 일본도 우리와 비슷한 수준이다.
우리가 노력하면 전세계에서 1등도 할 수 있는데, 싱가포르나 미국처럼 잘 살 수 있는데 굳이 문제가 심각한 중국이나 베트남 흉내를 낼 필요는 없지 않은가. 더 나은 쪽을 지향해야 한다. 그러려면 제도를 우호적 환경으로 바꿔야 한다.
전 국민이 자본화된 유산을 어떻게 하면 후손에게 더 많이 물려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이다. 개인적으로 자녀에게 자본을 물려주듯이 사회적·국가적으로 자본을 다음 세대에게 물려줘야 한다. 앞세대가 희생과 헌신으로 쌓은 자본을 현세대가 다 빼먹고 다음 세대에 빚만 물려주면 어떻게 되겠는가.
물적, 인적 사회간접자본을 많이 형성하여 후세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대한민국이 개방성과 유연성과 포용성을 갖게 되길 기대한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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