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주의 사상가 머레이 라스바드는 특허의 정당성을 거부했다. 그의 견해를 지지하고 확장한 많은 학자가 특허와 지적재산권 전반을 비판하는 다양한 논리를 개발해왔다. 특히 스테판 킨젤라의 『지적재산에 대항하여』는 이러한 연구 중 특히 돋보이는 성과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지적재산에 반대하는 입장에 동의하는 것이 아니다. 예컨대 아담 모소프는 자유주의자이면서도 지적재산을 강력하게 찬성하는 사람이다.
모소프는 특정한 생각이나 발상을 소유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특허반대론자들의 주장을 인정한다. 만약 지적재산권이 생각이나 발상 자체의 독점적 소유를 의미한다면, 특허를 받은 발명품이나 저작권이 있는 책에 대해 생각하는 것 자체가 특허 또는 저작권 침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소프는 지적재산권이 이러한 생각이나 발상에 입각하여 만들어진 실존하는 재화의 무단 복제, 판매, 또는 사용을 방지하는데 그 의미가 있다고 주장한다.
라스바드는 사람들이 이전에 타인에 의해 소유된 적이 없는 자원을 먼저 선점함으로써 소유권을 획득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에 따른다면, 만약 누군가 자신이 합법적으로 보유한 자원에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발상에 적용한다면 그것은 문제가 될 수 없다. 예컨대 다른 회사가 개발한 특허기술을 무단으로 도용하여 똑같은 제품을 생산한다고 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소프는 이러한 입장을 거부하고자 한다. 모소프는 사유재산권이 인간 정신이 만든 것의 정당한 법적 권리를 의미한다는 아인 랜드의 견해를 채택함으로써 물리적인 측면에 집중하는 라스바드에 반대한다. 만약 랜드의 견해가 옳다면, 소위 지적재산 역시 인간 정신이 만든 것이고 어떤 가치를 창출할 수 있으므로 재산권으로서 보호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모소프의 견해는 우리가 물리적 재화를 원하는 이유와 그것을 정당하게 얻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혼동이 있는 것 같다. 예컨대, 인간이 석유가 필요한 내연기관을 얻기 이전까지 석유는 딱히 가치 있는 재화가 아니었다. 내연기관이 생겨나면서 사람들은 석유를 중요한 재화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내연기관을 발명한 사람은 석유를 처음으로 쓸모 있게 사용하는 방법을 고안해냈으니,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석유에 대한 소유권을 가져야만 하는가?
일부 발명가들은 지적재산권의 부정이 경제발전에 큰 해악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힘들게 무엇을 발명해도 어떠한 이득도 얻을 수 없다면, 그 누구도 발명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최소한 일정 기간 동안은 자신의 발명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그들은 말한다. 모소프는 이러한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자동차와 같은 물질적 재화와 달리, 생각이나 발상은 일단 한번 생각해낸 이상 유지보수가 필요하지 않다. 물질적 재화는 새로운 생산과 유지보수가 절실하게 필요하지만, 지적재산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계속 온전한 가치를 유지하기 때문에, 매우 오랜 시간이 지나면 지적재산 소유자가 물질적 재화를 실제로 생산하는 사람들에게 기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생산에 기여하지 않는 기생적 행위를 막기 위해 지적재산에는 시간제한이 있어야 한다.
나는 이러한 주장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상기한 논리를 일관성 있게 전개하기 위해서는 주장을 더 확장해야 할 것이다. 자신의 생각이나 발상에 대해 오랜 시간 동안 사용료를 요구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시간이 길던 짧던 상관없이 애초에 대가를 바라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지 않는가? 왜 완벽하게 동일한 행위가 지금은 문제가 없는데 나중에 문제가 된다는 것인가?
특허와 지적재산을 방어하기 위한 논리들은 치밀하고 훌륭하게 설계되었지만, 근본적으로, 그것들이 부당하다는 라스바드의 자연권 주장을 논박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특정한 생각이나 발상에 대한 독점적 소유는 부조리한 것에 가깝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본 내용은 아래 기사 및 칼럼 내용을 요약 번역한 내용입니다.
David Gordon, Patents and Progress, 8 December, 2022.
번역: 김경훈
출처: https://mises.org/library/patents-and-prog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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