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분야의 거버넌스에 심각한 결함이 연이어 드러났지만 이를 방치하다보니 사회적 병리현상의 원인이 되고 있다. 정부의 통제와 관리에 있는 각종 기관과 공기업에서 벌어지고 있는 낭비, 비리와 회령 등이 계속 발생하지만 그 원인을 찾아 고치지 않고 있다. 공무원의 일탈적 행동으로 덮고 넘어가다 보니 구조적 문제로 고착화되었다.
대장동 사태, LH사태, 산업은행 자회사의 횡령과 비리, 각종 금융사고, 등 정부 공공부문에서 일어나고 있는 범죄와 사고는 공무원을 처벌하고 끝낼 일이 아니다. 하나의 비리와 횡령 현상은 단순한 것이 아니다. 그 뒤에 숨어있는 잘못된 거버넌스와 비리구조를 살펴봐야 한다. 정부 산하 단체, 지방단체와 공기업, 산업은행의 관리 하에 있는 공기업들, 정부 통제 하에 있는 은행, 정부의 지원을 받는 각종 단체, 농협, 협회 등 무수히 많은 공공분야에서 세금이 낭비되고 권력형 비리가 이어지고 있지만, 그 분야의 거버넌스를 어떻게 선진화 할지에 대한 논의는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공공분야에 햇볕을 쪼이는 햇볕정책이 필요하다. 공공분야가 권력에 의해 가려져 있어 비리가 발생하고 낭비와 비리가 일어나고 있다면, 밝은 빛을 통해 그 정체가 드러나도록 해야 한다. 어둡고 침침한 곳에 밝은 빛과 신선한 공기를 주입하는 것은 생태계의 건강성을 높이는 길이다. 정부의 공공분야가 어둠의 장막에 갇혀 있지 않도록 개혁에 나서야 한다.
세금 지원을 받으면서도 감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공공부문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세금이 쓰인 곳에 외부감사를 의무화하고, 필요한 경우 감사원 감사를 받도록 해야 한다. 이는 세금을 낸 국민이 요구하는 최소한의 투명성이다. 실제로 민간부문에 강제하고 있는 투명성에 비해 공공분야의 투명성은 매우 뒤처져있고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선진국 수준으로 공공분야의 투명성이 제고될 수 있도록 하는 거버넌스 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다.
정부는 스스로의 개혁에는 게으르다. 예산과 지출의 원칙을 쉽게 뒤집고, 공무원 수를 마구 늘렸으며, 경제 문제를 핑계로 정부 조직과 규모를 늘렸다. 공공부문은 더욱 심각하다. 정부와 정치권은 공공부문이 드러나지 않고 숨겨져 있다는 속성을 악용해 자신들의 소원풀이로 활용하고 있다.
공공분야의 거버넌스 개혁은 먼저 투명성 강화가 우선이고, 경쟁을 통해 효율성을 제고하도록 제도 개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공공분야의 효율성을 높이려면 통제와 규제를 걷어내야 한다. 정부의 통제를 해소하기 위해 우선 지분을 매각하고 민간의 감시 압력을 높여야 한다. 또 민간부분과 경쟁하도록 칸막이 규제를 풀어야 한다.
민간의 활력을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공공분야의 거버넌스는 대부분 정부의 통제를 손쉽게 한다는 명목 하에 외부와의 협력이나 경쟁 구조를 막아놓고 있다. 민간의 활동성을 활용하여 공공분야가 긴장감을 높이고 활기를 높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공공분야에 드리워진 어둠의 장막을 거두고 선택과 경쟁의 에너지를 불어넣는다면, 세금 낭비와 비리구조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공공분야의 거버넌스 개혁은 우리 사회의 투명성과 건강성을 높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인 것이다.
입법부는 일정 금액 이상의 정부 보조를 받는 기관은 외부 감사를 받은 후에 보조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관련 법규를 개정하여야 한다. 이는 정부가 임의로 지출해온 불투명성을 제한하는 올바른 입법이 될 것이다.
정부는 산한 단체들이 권력의 부산물로 존재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이들의 거버넌스를 고도화하기 위한 노력에 나서야 한다. 사회의 어두움을 만드는 공공분야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곤란하다. 우선 투명성을 높이고 그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처방을 찾아야 할 것이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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