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업 정서가 부르는 재앙

최승노 / 2019-12-23 / 조회: 15,467       브릿지경제

1993년에 개봉한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중에 “그녀를 처음 보고 손을 잡는 순간 느낌이 왔어요. 그건 바로 마법이었죠”라는 대사가 나온다. 그 강렬한 이끌림을 마법(magic)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마법처럼 세상을 바꾸는 것이 또 있다. 기업은 마법같이 세상을 바꾼다. 블랙박스처럼 무언가 들어가지만 어떤 것이 나올지 상상하기 어렵다. 누군가 기업을 만들어 혁신을 이루고 새로운 세상으로 연결해 주는 방식을 찾아내면, 사람들은 쉽게 새로운 세상을 즐길 수 있다. 기업이 신세계를 연결하는 브릿지 역할을 하는 것이다.


기업경제가 가장 활발한 곳은 미국이다. 미국이 세계 최강의 경제대국 지위를 유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 그리고 아마존 까지 세계 최고기업으로 평가 받는 플랫폼 기업들도 모두 미국에서 나왔다. 기업에 대한 우호적 환경을 제공하는 제도의 산물이다.


하지만 미국에서조차 기업에 대한 반감이 존재한다. 타일러 코웬은 그의 책 <기업을 위한 변론>을 통해 미국에서 기업이 비난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음을 말한다. 일부 정치인들은 자본주의보다 사회주의에 호감을 갖고 있고, 기업에 대한 잘못된 비판을 쉽게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사업하기 좋은 나라로 평가받고 있는 미국에서 조차 반기업정서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말이다. 어느 나라에서나 사람들은 기업에 대한 비판을 사소한 것으로 여긴다. 심지어 잘못된 비판이 나와도 그러려니 한다. 자신의 이익만 챙기면 됐지, 기업이 잘못되어도 자신한테는 별 상관없는 일이라는 식이다.


현대 사회에서 기업에 대한 오해와 비판이 늘어나는 현상은 분명 우려스러운 일이다. 어떤 이유에서 만들어졌든 기업에 대한 비판은 기업경제를 위축시킨다. 기업의 평판과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기업경제가 타격을 입는다. 반기업정서는 기업의 자유를 억압하는 규제를 부르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누군가는 직장을 잃을 것이고, 누군가는 재산을 날릴 것이다. 가정이 파괴되고 삶이 황폐화된다. 이런 부정적 현상이 일어나도 사람들은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그저 반기업정서가 부른 재앙이 심각하게 사람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릴 뿐이다.


현실에서 기업에 대한 맹목적 비판이 만들어내는 규제는 시장을 왜곡하고 교란한다. 반기업정서가 자유로운 거래활동을 불법적인 거래라고 낙인찍기도 하며, 가격을 통제하는 규제로 이어지기도 한다. 결국 기업의 경쟁력은 떨어지고 위축된다. 시장의 원리가 작동하지 않게 되면 기업경제도 침체의 늪에 빠진다. 결국 기업에 대한 규제로 인한 부작용은 모든 경제 주체에게 부담으로 돌아간다. 누구도 기업규제로 인한 피해를 피해갈 수 없다.


특히 가난한 이들, 직장을 잃는 이들, 취직할 기회를 상실한 젊은이들, 소년소녀 가장과 독거노인들의 삶에 나쁜 영향을 준다. 경제가 나빠지면 부자들은 재산이 줄었을 뿐이지만, 어려운 사람들의 삶은 더 궁핍해진다. 또 기업경제의 과실로부터 혜택을 얻었던 문화인들은 쪼그라든 시장에서 생존을 걱정하게 된다.


기업에 대한 오해와 반감이 큰 사회에서 경제는 위축되기 마련이다. 반기업정서를 부추기는 행위는 사람들의 삶을 파괴하는 일이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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