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본 일자리 ②: 10만 양병설? 10만 공무원설!

조정환 / 2021-05-27 / 조회: 9,604

청년 입장에서, 최근 취업 시장은 정말 고난의 연속입니다. 많은 청년들이 출구가 보이지 않는 터널을 걷는 기분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아직 효과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그저 공공 주도의 일자리 창출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얼마 전, 문재인 정부 시기의 증가된 공무원 수가 이전 4개 정부, 즉 약 20년 동안 증가된 공무원 수 보다 많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정부 공무원 10만명 증가… 이전 20년 합산보다 많다, 중앙일보). 단편적으로 보면, 정부가 나서서 청년 취업난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있는 것 같고, 정부 주도 고용 정책이 어느정도 효과가 있을 듯합니다.


하지만, 구직자를 포함한 실업률인 확장실업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문재인 정부에서 있었던 공무원 수의 급격한 증가에도 불구하고, 민간 기업의 채용이 지속적으로 감소하였기 때문에 청년들의 취업 문제가 더욱 악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청년 취업난을 해결하려면, 공무원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민간 기업의 채용을 장려하는 것이 바람직한 해답임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이러한 기조를 바꿀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오히려 이 기조로 본다면 문재인 정부가 끝나는 시점에는 총 증가량이 10만 명을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 반만년 역사에 특정 집단의 인력을 10만명 증가시키자고 주장한 경우는 두 번 있습니다. 첫 번째는 율곡 이이 선생이 왜군의 침입에 대비하자며 주장했던 10만 양병설이고, 두 번째는 지금 문재인 정부가 취업난에 대처하자며 실질적으로 추진중인 10만 공무원설입니다. 하지만, 율곡 이이 선생의 10만 양병설과는 달리, 문재인 정부의 10만 공무원설은 정말 우려스러운 정책입니다.


우선, 막대한 양의 금전적 부담이 발생됩니다. 이미 우리나라 국가 부채 절반 이상은 퇴직 공무원과 군인에게 지급될 연금액이 차지하고 있습니다(국가부채 절반이 공무원·군인 연금충당액…"개혁 필요", 연합뉴스 TV). 저출산과 저성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또다시 공무원 수를 늘려버린다면, 미래 세대가 갚아나가야 할 부채의 규모는 실로 엄청날 것입니다. 또한, 이는 국가의 투자 여력을 줄여 미래 성장 동력 역시 저하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앞으로 공공부문은 수많은 개혁과 혁신을 통해 효율성을 증대시켜나가야 하는 부문입니다. 약 3년 전, 카이스트 출신의 공익 근무요원이 업무 자동화 프로그램을 개발해 업무 효율성을 극적으로 증대시킨 일이 있었습니다 ('6개월치 잡무’ 하루 만에 끝… 사회복무요원의 행정혁명, 동아일보). 이후, 우리 정부에서도 이의 중요성을 알고 이분과 만나 소통을 했다고 합니다. 이 사례가 잘 보여주듯, 공공부문은 혁신을 통해 그 업무 능률을 극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습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우리 정부가 현재 인력을 재교육하고 그 능률을 끌어올릴 생각은 하지 않고, 공무원 수만 계속 늘리고 있는 점이 참 이상합니다. 


미래세대에 부담만을 안겨주게 될 정부 주도 일자리 증가 정책은 이제 그만해야 합니다. 그리고, 다양한 지원책을 통해 민간 기업이 채용을 더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과감한 노동시장 구조 개혁이 필요합니다. 최근 MZ 세대의 반발이 보여주듯, 호봉제 중심의 전통적 임금 구조는 노동자의 근로의욕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기업의 인건비 부담 역시 높이게 됩니다. 호봉제 대신 직무급제 등 여러 대안적 정책을 펴야 합니다.


이는 정부가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9개의 직급으로 구분된 현재의 공무원 직급 체계는 1981년을 이후 변화하지 않았습니다. 정부 주도 산업화 시기의 관료 조직에 필요한 직급 체계와 조직 구조는 4차 산업혁명 시기,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빠르게 대처하며 민간 기업을 지원해야 하는 현 상황에 맞지 않습니다. 과감한 직급 통폐합, 조직 개편, 임금 구조 개혁, 재교육 및 효율화 등을 통해 정부가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또한, 민첩해진 조직을 바탕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기업 활동을 지원해야 합니다. 코로나 시대는 우리에게 어려움을 안겨주었지만, 우리 기업들의 저력을 다시금 실감할 수 있게 해 주기도 하였습니다. 바이오, 자율주행차, AI 등 신기술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주고, 관련 인프라를 공급해야 합니다. 또한, 전통 제조업 역시도 다시 뛸 수 있도록 기업과 수시로 소통하며 필요한 지원들을 지속적으로 해 주어야 합니다. 


우리 기업들이 다시 뛸 수 있다면, 고용 역시 더 큰 폭으로 증가할 수 있을 것이며, 청년들의 취업난 역시 해결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10만 공무원설에 짓눌리지 않고, 우리 기업들이 100만명을 채용하는 시대가 얼른 다가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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