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기업원 “한국 경제자유지수 세계 38위…전년 대비 4계단 하락”

홍콩 23년째 경제자유지수 세계 1위...영미권 국가들 상위권

한국의 경제자유지수 점수와 순위 추이 [출처=자유기업원]

한국의 경제자유지수가 소폭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순위는 하락하며 30위 후반권에 머물렀다.

자유기업원은 26일 캐나다 프레이저연구소, 미국 케이토연구소 등과 함께 발간한 '2025 세계경제자유 보고서(Economic Freedom of the World 2025 Annual Report)’를 통해 한국의 2023년 경제자유지수가 7.53점(10점 만점 기준)으로 세계 38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34위·7.49점)보다 점수는 소폭 상승했으나 순위는 4계단 떨어진 수치다.

한국의 경제자유지수는 2010년 7.65점으로 27위를 기록하면서 정점을 찍은 뒤, 2015년 7.72점(33위), 2020년 7.45점(35위), 2021년 7.41점(41위)으로 하락세를 이어왔다. 최근 2년간 소폭 반등하며 30위권에 복귀했지만, 다시 38위로 밀려나며 상대적 경쟁력이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자유지수는 △정부 규모 △재산권 보호 △통화 건전성 △무역 자유 △시장 규제 등 5개 부문으로 구성된다. 한국은 통화 건전성(14위), 재산권 보호(28위)에서는 비교적 높은 점수를 기록했지만, 정부 규모(113위), 무역 자유(59위)에서는 순위가 크게 낮았다. 특히 정부 규모 부문 점수는 2010년 7.28점에서 2023년 6.18점으로 급락하며 경제 자유의 발목을 잡았다.

시장 규제 분야도 개선 여지가 크다. 금융 규제(9.22점)는 높은 편이지만 기업 규제(7.08점), 노동 규제(3.87점)는 낮은 수준으로, 1990년 이후 꾸준한 하락세가 이어졌다. 이는 기업 환경과 노동시장 유연성이 글로벌 경쟁국 대비 뒤처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글로벌 평균 경제자유지수 역시 2000년 이후 상승세를 이어오다 2019년 6.79점으로 정점을 찍은 후, 팬데믹 대응 과정에서 강화된 국가 규제 영향으로 하락세가 지속됐다. 2023년에도 반등 없이 6.6점대에 머물렀다.

국가별 순위를 보면 홍콩이 8.55점으로 23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싱가포르(2위), 뉴질랜드(3위), 스위스(4위), 미국(5위) 등 영미권 자유시장 경제국가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반면 중국(108위), 베트남(105위), 러시아(148위)는 하위권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