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노스의 설립자 엘리자베스 홈즈의 흥망성쇠가 월요일로 끝이 났다. 한 때 제2의 토마스 에디슨이나 스티브 잡스로 널리 일컬어졌던 홈즈는 배심원단으로부터 일부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투자자를 사취하기 위한 음모를 꾸민 혐의와 3건의 사기 혐의에 대하여는 유죄 판결을 받았다. CNN은 수개월 동안 재판을 받은 홈즈가 벌금과 손해배상 뿐만 아니라 각 기소 건마다 20년의 징역형이 내려질 상황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현재 홈즈의 운명은 판결을 주재하는 지방법원 판사인 에드워드 다빌라에게 달려있다.
홈즈는 공학과 의학에 대해 잘 알지 못했음에도 혈액검사의 혁신을 약속하며 루퍼트 머독,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약국 체인 윌그린스 등과 같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투자자 중 일부를 그녀의 벤처사업에 끌어들였다. 그녀가 2014년 가을, 테라노스를 스탠포드 대학의 연구단지로 이전하였을 당시, 회사는 800명의 사원을 고용했고 회사의 가치는 거의 100억 달러에 육박했다. 그러나 5년도 지나지 않아 테라노스는 파산했다. 실상, 이 회사의 가치는 0달러도 채 되지 않았으며 홈즈와 더불어 그녀의 연인인 써니 발와니 회장은 “회사의 기술, 사업, 재무 실적에 대해 과장하거나 허위 진술을 하는 수년간의 정교한 사기를 통해 투자자들로부터 7억 달러 이상을 조달했다”는 연방정부의 사기죄 혐의를 받고 있었다.
홈즈가 그렇게나 많은 사람들을 속일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그녀의 자신감과 물리적 존재감 때문이었다. 그녀의 날카로운 푸른 눈망울과 선홍색 립스틱, 금발머리는 그녀를 돋보이게 한 반면, 잡스의 검은 터틀넥, 바리톤스러운 목소리(연기) 그리고 냉철한 태도는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스벵갈리(사람의 마음을 조종하여 나쁜 짓을 하게 할 힘을 지니고 있는 사람)와 같은 자질을 느끼게 만든 듯했다.
홈즈는 주변의 많은 사람들을 속이는 것이 가능했다는 점에서 이익을 얻었을 지 모르나, 한 편 자신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거짓말 탐지기는 거짓말 그 자체를 탐지하는 것이 아니라 거짓말을 할 때 느끼는 긴장을 감지한다. '아웃 포 블러드(Out for Blood)'에 출연했던 이스라엘계 미국인 행동경제학자 댄 아릴리(Dan Ariely)는 인간이 좋은 일을 하고 있다고 믿을 때 그 긴장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그와 그의 동료들이 실시한 6면주사위 실험을 인용하며 홈즈가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고 자신이 진실을 말하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음을 주장했다.
혈액검사 장비를 보면 홈즈가 병적인 거짓말쟁이임은 분명하다. 그녀가 CIA처럼 비밀리에 지켜온 혈액검사 기계가 그녀가 주장하는 질병의 진단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CIA와 같이 비밀로 유지하던 “에디슨(테라노스사에서 제작한 혈액검사 기계 명칭)”은 혈액 검사 진행을 위해서 상용 기술에 의존해야만 한다는 것이 밝혀졌지만 홈즈는 이를 계속해서 부인했다. 홈즈는 본인 스스로 비범하고 좋은 일을 하고 있다고 믿고 있음이 분명했다.
모든 인간은 인지 부조화를 경험할 수 있지만 어떤 이들은 이 인지부조화의 경험에 더 취약하다. 아릴리의 연구는 그 이유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사람들이 자신의 명분이 옳다고 열렬히 믿을 경우, 자신의 생각과 충돌하거나 목표 실현에 방해가 되는 현실을 외면하려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다. 만약 우리가 하고 있는 행동이 더 큰 이익에 기여한다고 믿는다면, 설사 거짓말과 같이 잘못되고 비열한 행동일지라도 인간이 느끼는 긴장감이 사라질 수 있다. 즉, 그 잘못된 행동이 충분히 고귀한 이유(평등, 공공의료, 빈곤완화 등)로 행해진다면 사람들은 부도덕한 행동에 대해 긴장을 덜 느끼고 합리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믿기 어렵겠지만, 집단주의 정권 하에서 1억명이 살해되었던 20세기의 공포는 대량학살과 대규모 기근을 저지르는 계획으로부터 시작된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세상을 건설하기 위한 계획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오늘날의 북한이나 베네수엘라 같은 곳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고귀한 목적을 추구하는 것은 비열한 수단을 정당화한다고 믿은 것이 그들의 실수였다.
크메르 루즈 정권 하에서 수백만명이 사망했으나 1979년 그 정권의 리더였던 폴 포트(총리)는 인터뷰에서 사람들에게 풍요로운 삶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였으나 그것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히틀러는 대량학살을 일으킨 광신도였지만, 그는 자신의 가장 큰 실수가 너무 친절하게 대해준 것이라고 믿으며 죽었다. 이것이 바로 '위대한 선’을 추구하는 것의 위험이며, 이는 프랑스 철학자 베르트랑 드 주브넬이 “모든 유토피아 탄생의 근원은 폭정이 도사리고 있다.”고 경고한 이유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엘리자베스 홈즈는 폭군이 아니다. 그러나 그녀가 주변의 현실을 보지 못하였던 무능은 우리가 폭군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본 내용은 아래 기사 및 칼럼 내용을 요약 번역한 내용입니다.
Jon Miltimore, The Behavioral Experiment That Helps Explain the Fall of Elizabeth Holmes-and the Horrors of Socialism, 4 January, 2022
번역: 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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