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를 정상화하려면

최승노 / 2022-09-05 / 조회: 4,389       브릿지경제

집 값 15억 원 초과 대출금지 규제를 해소할 지에 대해 정부가 검토 중에 있다. 워낙 전 정부에서 막무가내로 만든 규제라서 신속히 해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떻게 이런 저질의 규제가 만들어졌는지, 정부의 반성과 함께 꼬여있는 부동산 관련 규제를 전면 재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에 대한 규제는 그동안 수 없이 발표되었다. 문재인 정부는 모두 28번의 대책을 내놓았다. 보통 발표하는 날짜로 대책의 내용을 표현하다 보니 이제는 빈 날짜가 거의 없을 지경이 됐다. 앞으로는 날짜 앞에 연도를 붙여야 할 지경이다.


문제는 규제의 내용이 매우 잘못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때 그때 시장 가격을 동결시키거나 수요를 억누르는 방식이라 시장의 규칙이 누더기가 되어 버렸다. 내용이 워낙 꼬여 있는데다 이중 삼중으로 제도가 중복되다 보니 거래 당사자도 중개인도 모두가 불만일 수 밖에 없다.


혼란이 단기간에 그치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문제는 한번 만들어진 규제를 걷어내지 못하고 그 위에 이중삼중으로 규제를 더해왔다는 데 있다. 그런 결과는 부동산 가격 왜곡, 높은 주거비용, 삶의 질 하락으로 이어져 결국 국민의 피해만 더해 졌다.


선진국 정부는 우리처럼 수요억제 대책을 남발하지 않는다. 오히려 내집마련 대책을 내놓고 국민의 주거 안정과 서비스의 질적 개선을 추구한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가 잘못된 규제를 남발하고 주거 수준을 낙후시켜온 것은 어떤 이유에서 일까? 가격을 잡을 수 있다는 오만, 그리고 부동산을 통제의 대상으로 삼겠다는 '개입주의’가 큰 원인이다.


그렇다면 부동산 규제를 다시 정상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 부동산의 정책 방향을 올바로 설정해야 한다. 정책의 방향이 다른 무엇보다 '주거의 질’을 높이는 것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 기반시설을 확충해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다.


양적으로 풍족한 수준으로 주택 수가 늘어날 수 있도록 하고, 질적으로 삶의 질을 높이는 주거 공간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정책 목표에 맞추어 규제를 재정비해야 하는 것이 옳다.


과거의 수요억제 정책들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다주택 규제, 부동산 중과세를 우선적으로 해소해야 한다. 정책당국이 실행하고 있는 규제들을 해소하는 것이 우선이다. 재건축과 재개발, 노후시설에 대한 규제를 풀어야 할 것이다. 나아가 국회도 관련된 규제를 해소하는 입법활동에 적극 나서야 한다.


금융 관련 규제는 점차적으로 우리 금융 시장의 현실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에 해소되어야 할 규제인 15억 원 초과 대출금지처럼, 정부가 일방적으로 실행한 긴급조치 방식은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된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을 잘못된 규제로 억압해온 것을 이제 중단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 주거 수준을 떨어뜨려온 정책실패를 반성하고 이를 해소하는데 힘을 써야 한다. 수요억제 대책을 걷어내고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주거 서비스가 시장에서 제공될 수 있도록 제도적 환경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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