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5.27
No. 08
1. 미국의 이라크 占領의 의미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石油자원을 掌握하기 위해서라고 지적하는 사람들이 많다. 세계 최대 석유 소비국인 미국이 미래의 석유자원을 확보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다. 미국은 매년 8억 9560만 톤(2001)의 석유를 쓴다. 그 중 5억 6천만 톤(원유+정제유)을 수입하는데 그 중에서 중동석유의 비중은 약 20%에 불과하다. 또 이라크의 석유생산은 세계생산의 단지 3%에 불과하다. 그만큼 미국의 석유輸入線은 多邊化돼 있고, 이라크의 생산량은 많지 않다.
그런 점에서 보면, 미국이 전쟁을 하면서까지 이라크 석유를 장악해야할 만큼 急迫한 상황이 아니며, 또 석유 자체가 침공의 직접적인 목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또 지금 미국과 中東 국가들의 관계는 비교적 안정돼 있다. 최대 석유수출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군의 對이라크 작전에 비협조적이기는 했지만, OPEC내에서는 미국의 석유정책에 대해 매우 '순응’하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 외에 중동에서 직접적으로 미국에 挑戰的인 국가는 없다. 사실상 미국은 中東지역을 확실하게 '統制’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미국이 佛-獨의 격렬한 反對와 유엔 안보리의 拒否에도 불구하고 이라크를 점령하겠다는 것은, 더 깊고 원대한 세계적 차원의 戰略'構想’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며, 이것이 바로 이라크 侵攻의 숨겨진 '動機’라고 봐야 할 것이다.
걸프전쟁이후, 單一 超强國으로서 미국의 입장은 한층 확고해 졌다. 미 국방부는 “향후 15년 내에 미국에 도전적인 '强國’은 출현하지 않을 것”이란 확신을 갖고 있다. 그러나 地球的인 세력판도에도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유럽의 경제통합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져 세계의 勢力版圖에 거대한 '하나의 軸’으로 등장했다. 또 중국이 아시아의 잠재적인 경제강국으로 浮上하기 시작했으며, 러시아의 석유수출이 세계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됐고, 러시아가 향후 세계최대 석유수출국가가 될 것이란 展望이 확실해지고 있다. 카스피海와 中央아시아 일대가 人類가 차세대에 써야 할 석유의 잠재적인 寶庫로 떠오르고 있다.
또 중국의 主導로 러시아와 中央아시아의 타지크스탄, 키르기스탄, 카자크스탄과, 우크라이나까지 참여하는 '上海協力機構’가 창설됐다. 이는 '러시아와 中央아시아의 석유자원과, 중국의 경제력이 결합’된 새로운 세력권의 형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중국은 '상해협력기구’를 발전시켜 유라시아 대륙을 연결하는 실크 로드를 현대적으로 再現하고, 중앙아시아를 통해 터키, 이란까지 이어지는 대륙의 '回廊’을 개척해서 에너지와 상품의 교역통로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亞洲週刊, 3.6.2002-9.6.2002,8面)
특히 최근의 움직임을 보면, 투르크맨니스탄과 이란이 이 조직에 가입할 가능성이 농후해 졌다. 이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과, 향후 미국의 세계적인 전략에 대한 강력한 '對抗의 意味’로 해석되고 있다.
중국의 중앙아시아 진출은 미국이 가장 警戒하는 것이다. 미국으로서는 이란의 '상해협력기구’ 가입을 결코 용인할 수 없으며, 또 이 지역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연합’해서 계속 세력을 확장해 나가는 것을 그대로 방치할 수도 없을 것이다.(明報,2003.4.30,A23)
유럽이 마치 '수퍼마켙’처럼 작은 국가들이 서로 牽制와 均衡을 유지하는 동안 미국은 調停者의 역할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佛-獨이 중심이 되어 '통합된 힘’을 발휘하기 시작하면서, 미-유럽간의 '利害의 갈등’이 表面化하기 시작했다.
나토가 5차례에 걸쳐 擴大되어 당초 12개국에서 26개국으로 늘어났고, 유럽연합이 과거 東歐圈 국가들과, 카스피해 연안국까지 흡수한 다음 차츰 거대한 '대유럽의 창설’을 주장하는 단계로 발전했다.
이 같은 세계의 지역'版圖’ 전환기에 직면해서, 미국은 이라크라는 중동의 要地를 先占함으로서 사실상 유럽 연합의 정치-경제적 세력'膨脹’을 사전에 '沮止’할 수 있게 됐다. 地政學的으로 이라크는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中間에 있고, 이 “이라크 중심의 三角地帶”에 세계 석유의 60%가 매장돼 있다.
사우디의 광대한 영토 서쪽 끝 이라크 국경 일대와, 이란의 동쪽 끝자락 이라크 접경지대에 석유가 집중 매장돼 있는 것이다.
특히 이라크에는 사우디나 이란과는 달리 풍부한 물이 있다. 이 점은 이라크의 풍요함을 의미하는 것이지만, 대규모 군사력의 駐屯을 현실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요인이다. 따라서, 미국은 전략적으로 이라크를 占領함으로서 中東전체를 統制하고, 中央아시아 대륙까지 자신의 影響力하에 두겠다는 意圖인 것이다.
중국은 미군이 이라크內 4개 기지에 永久주둔하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고 본다. 바그다드 외곽 국제비행장, 이라크 서부 요르단으로 석유수송관이 지나가는 소형 H-1 비행장, 나시리아 부근의 타리얼基地, 이라크 북부 쿠르드族 근거지 부근 바사 공군기지를 永久히 점령하겠다는 것이다.(明報,2003.4.21,A20)
특히 H-1 비행장에는 요르단과 사우디에 있는 미국의 비밀기지 특수부대들이 옮겨와 前線 총지휘부를 설치하고 있다. 이것은 미국의 군사력이 중동의 '腹部’를 관통하는 것이며, 이 지역에서 미군이 자유자재로 활동할 수 있는 근거지가 되는 것이다.
미군이 이라크에 주둔함으로서 시리아와 사우디 아라비아를 쉽게 '견제’할 수 있고, 이란의 위치는 한층 孤立되는 것이며 동시에 함부로 '상해협력기구’를 기웃거릴 수도 없게 될 것이다.
미국의 목적은 이란이 독자적으로 날뛰지 못하게 하면서 동시에 이란이 다른 세력과 迎合할 수도 없도록 '억압’하려는 것이다. 이를 통해 中東을 통제할 수 있는 미국의 支配力이 한층 確固해 진다. 특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도 쉽게 잠재울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다양한 목적을 달성한 것이다.
佛-獨의 주도로 유럽연합의 영역이 계속 확대돼서 과거 東歐圈의 소련 위성국들을 새 회원국으로 영입했다. 반면, 내면적으로 이들 東歐圈 국가들의 對美관계는 한층 강화되고 있고, 대부분이 이미 미국의 影響力하에 놓여 있다. 여기서 佛-獨과 미국이 얼마나 치열하게 '유럽의 세력판도를 놓고 다투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라크戰爭 시작 전부터, 미국과 佛-獨은 경쟁적이었다. 佛-獨이 처음부터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결연하게 반대했던 이유도, 이라크에 투자한 석유자산을 保護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라크를 喪失했을 때, 전통적으로 이 지역을 지배했던 유럽이 '支持기반’을 잃게 되고, 그것이 결국 유럽연합의 영향력 확대를 크게 '抑制’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코소보 분쟁의 개입을 통해서 미국이 “어떻게 과거 東歐圈국가들에게 영향력을 확대해 왔는가”를 분석해 보면, 이라크 전쟁에서 미국이 얻고자 하는 전략목표와, 佛-獨이 이 전쟁을 끝까지 반대하는 '이유가 같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라크 전쟁을 수행하면서 미군은 이미 12개 국가에서 30개 군사기지를 빌어 썼다. 터키가 미군지원부대의 진입을 거절하자, 루마니아가 미군에게 콘스탄차港을 제공함으로서 공군부대와, C-130수송기, 10대의 폭격기가 여기서 공격에 가담했다. 또 불가리아가 400명 미 공군부대가 쓸 수 있는 훈련장소로서 부르카스를 제공했고, 미군이 이 부근 비행장을 통해 6대의 KC-100 給油機를 띄울 수 있게 했다. 이라크전쟁 開戰전에 헝거리는 타사르를 제공해서 900명 미군이 이라크 망명인사들을 훈련시킬 수 있는 장소로 쓰게 했다. 여기서 훈련받은 이라크人들이 미군의 이라크 침공시에 향도-통역-정찰임무를 담당했다.(明報,2003.4.21,A20)
이 전쟁을 통해서 미국의 군사력 중심이 자연스럽게 과거 東歐圈 지역으로 移動하고 있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군사력이 어느 새에 '中央아시아 大門’앞에 포진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것은 이 지역으로 진출기회를 엿보고 있는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경고’의 의미가 깔려있는 것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지금 미국-유럽-러시아, 중국은 中東과 中央아시아 大陸전체를 모두 미래의 자신의 勢力版圖속에 編入시키려는 치열한 세력경쟁을 추구하고 있고, 미국은 이라크를 先占하고 東歐지역으로 군사력을 이동 배치함으로서 다른 세력들의 이 지역 진출을 '차단’하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2. 중국은 이 전쟁에 어떻게 연관돼 있나
세계 차원의 地域'勢力’ 투쟁에서 경제대국으로 '浮上’하고 있는 중국이 例外일 수는 없다. 중국은 개발도상국으로서 '경제발전에 필요한 에너지 자원을 어떻게 확보하느냐’하는 문제와 관련해서 일찍부터 전략적인 구상을 갖고 있었다.
중국이 중동에 개입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이후였다. 중국은 암만, 이란,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원유를 직접 수입한다. 2002년 이 세 나라로부터 수입한 원유는 3천57만 톤이었으며, 총수입 원유의 43.3%를 차지했다. 이 지역과 이처럼 커다란 경제적 이해관계가 존재했기 때문에, 중국은 이 지역의 '安保’문제에도 깊이 개입했다.
중국은 군사원조와 무기조달이라는 채널을 이용해서 이들 3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기 시작했고, 크게 늘어나고 있는 무기수출 貸金을 석유수입을 위한 대체결재 수단으로 전용했다.
중국은 암만에는 주로 재래식 무기를 팔았다. 2000년 중국은 암만에 90式 122mm 로케트砲를 팔았다. 2002년에는 두 차례에 걸쳐 PLZ45 45倍 口徑 155mm 自走榴彈砲를 팔기도 했다.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사이에는 비밀리에 진행되는 군사협력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2000년이래 중국과 사우디 사이에는 고위층 군사 지도자들간의 방문이 부단히 계속되고 있으며, 중국은 이미 사우디의 舊式 DF(東風)地對地 미사일을 새로운 改良型으로 바꾸어 주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이란과도 군사협력을 적극 강화하고 있다. 군사협력의 代價로 이란은 이미 중국의 가장 안정적인 석유 공급국이 되었다. 이란 군사대표단은 중국의 무기제조기술이 물물교환의 형식으로 이란에 수출되고 있다는 점을 숨기지 않고 있는데, 이는 중국이 '武器와 石油를 맞바꾸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 주는 것이다.
과거 4년 동안, 이란이 국산이라고 공개한 무기들 대부분이 중국적인 '색채’가 강하게 드러나는 것들이다. 그 중에는 Shahab Sagb 地對空 미사일, 중국에서 생산한 FM80과 외형이 흡사한 FM80 地對空 미사일, 중국의 C802 艦對艦 미사일 '구조’를 그대로 갖추고 있는 이란의 국산 SSM시스템을 들 수 있다.
중국이 이란에 판매하는 무기와 미사일은 그 종류와 형식에서 매우 다양하고 또 은밀하다. 중국은 미국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서 북한과 '합작’으로 미사일을 공동 제작하는 경우도 있다. 미사일의 본체(몸체)와 산화제는 북한이 제작하고 핵심부품인 유도장치와 탐색장치(seeker)는 중국이 제작해서 현지에서 결합하는 형식을 취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중국은 과거 이라크-이란 전쟁을 비롯한 중동지역의 紛爭과 전쟁을 이용해서 무기수출을 한층 촉진시켜 왔고, 결국 이를 통해 중동지역 국가들로부터 석유를 안정적으로 수입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던 것이다.
예를 들면, 이라크-이란의 8년 전쟁기간 동안, 중국의 무기전문 수출회사인 北方工業公司는 이라크에 약 20억 달러의 무기를 팔았다. 중국기계설비수출입공사의 유전설비-부품공급 프로젝트까지 합치면 30억 달러나 된다. 그 후에도 중국의 무기 수출은 계속 늘어나서 중국이 이라크로부터 받아내야 할 채무는 50억 달러나 됐다.
중국은 이를 모두 현금으로 償還받기 보다는 석유로 보상받기를 원하고 있다. 이 점은 중국의 이라크 석유개발권 획득과정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1991년 걸프전쟁이후 그 무기수출 대금은 중국석유집단공사(CNPC)로 移轉됐고, CNPC는 이 채권을 가지고 약 10억 달러에 상당하는 바그다드 남쪽 알아다브(Al-ahdab)유전개발권(9만 b/d)을 획득했고, 20억 달러에 해당하는 하이파야(Haifaya)유전 지분(25만 b/d)을 획득했다. 물론 이라크가 유엔의 경제制裁하에 있었기 때문에 실제 유전개발은 아직 실현되지 않고 있다.
걸프전쟁이후, 중국의 對中東정책은 적극성을 띄기 시작했다. 중국경제의 高度成長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해외석유자원 확보가 무엇보다 긴요해 졌기 때문이다. 중국의 에너지 소비구조(2001)를 보면, 석탄67%, 석유 23.6%, 수력발전 6.9%, 천연가스 2.5%로 되어있다. 석유의 비중은 높지 않지만 1993년부터 중국은 석유 순수입국이 되었다. 중국경제가 고도성장을 거듭하면서 석유소비도 급증하기 시작해서, 2001년 총 석유소비량은 2.31억 톤이 되었다. 10년 전에 비해 두 배로 늘어난 것이다. 이는 전체 세계석유 소비의 6.6% 차지하는 규모이며, 미-일 다음으로 세계 3위다.
1991년-2001년 동안 중국의 석유수요는 GDP성장과 맞먹는 연평균 7% 속도로 증가했다. 중국이 향후 20년 동안 대체에너지 개발과 에너지 절약을 적극 추진해서 석유소비 증가율을 연평균 4%대로 낮춘다해도, 2010년에는 3.4억 톤, 2020년에는 4.84억 톤의 석유가 필요하다.
그러나 미국이 이라크를 점령하고, 中央아시아를 향해 본격적으로 진출하게 되면, 이 지역 석유자원은 미국의 '覇權’하에 놓이게 될 것이다.
미국은 차츰 국제 원유시장 질서개편을 主導할 것이고, 中東과 中央아시아의 주요 유전개발과 송유관 부설을 미국기업이 장악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중국의 석유자원 확보는 커다란 위험에 직면할지도 모른다.
또 걸프만-인도양-말라카海峽을 통한 중국의 수입원유 수송루트가 미 해군력에 의해 '左右’된다는 것은 중국경제의 生命線이 미국의 '善意’에 기대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특히 부시와 푸틴 사이에는 이미 '에너지개발협력협정’(2002.5)을 체결해 놓고 있다. 시베리아 원유개발 사업에도 미국기업의 진출이 確實해 졌는데, 이는 미국세력이 '중국의 뒷마당’으로 밀고 들어오는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여기서 중국의 危機感은 한층 加重되고 있다. 자원확보 경쟁에서 중국은 완전히 '孤立’에 놓이게 된 것이다.
3. 이라크戰爭이 중국에 미친 영향
이라크전쟁은 중국쪽에 매우 광범위한 영향을 미쳤다. 국제 정치적으로 중국이 긴장하기 시작한 것은 2002년 접어들면서부터다. 돌연 러시아가 나토 회원국의 지위를 얻게되고 유럽 편으로 기울어지면서 '上海協力機構’는 사실상 무명 무실하게 되었다.
특히 미-러시아가 蜜月관계로 발전하게 됐고, 또 미국이 러시아를 'G7의 회원국’지위로 격상시킴으로서, 중-러시아 관계는 크게 '뒤뚱거리는 상황’으로 反轉된 것이다.
중국은 이런 국제적 狀況변화를 '1989년 6.4 天安門’사태이후 가장 심각한 '危機’라고 판단했다. 江을 비롯한 중국의 지도자들은 중국을 향해 그 범위를 좁혀오는 미국의 '포위’전략을 차츰 심각하게 의식하기 시작했다.
이라크戰爭 전후, 중국의 危機感은 頂点에 달했다. 이런 절박한 긴장감이 2002년 11월 중공당 16차 全黨大會에서 江澤民이 軍事委 主席을 다시 유임하게된 결정적인 이유였다. 江의 추종자들은「압도적인 단일 초강국의 支配力이 橫行하는 情勢」하에서는 노련하고 권위있는 江이 계속 군대를 지휘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江은 군사위 유임을 전제로 2002년10월 25일 텍사스 크로포드 목장에서 부시를 만났다. 江은 부시와의 대화에서 '중국의 국익이 연관된 사항’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妥協点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江의 입장은 매우 유연했다. 미국과는 어떤 이해관계도 “去來할 수 있다”는 태도를 드러낸 것이다.
부시정부 등장이후, 중국은 결국 철저한 親美노선을 채택하고 있다. 江을 비롯한 중국 지도자들은 개방정책을 '持續’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원만한 관계 維持가 필수적이라고 믿고 있다. 만일 이 시점에서 미국과 對立的인 局面이 조성된다면, 중국경제에 '파국’적인 影響을 미칠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미국의 反테러작전과, 對아프카니스탄 전쟁에서도 가장 협조적인 국가였다. 이라크 전쟁이전부터 중국은 미국과 계속 비밀협상을 가졌고, 그 과정에서 “中東 석유의 안전한 공급에 대한 보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明報,2003.3.10,A22)중국은 이라크에서 얻은 석유의 旣得權을 잃지 않으려고 佛-獨과는 달리 유엔에서도 비교적 중립적인 입장을 취했다.
이라크戰爭은 중국이 경제발전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외의 資源을 확보해 나가야 할 것인가”를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중국은 2002년 9500만 톤의 석유(원유+정제유)를 도입했다. 그 중 56%를 중동에서 수입했다.
중국은 우선 당분간 수입석유의 中東에 대한 '依存’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걸프만-인도양-말라카 해협을 통하는 석유수송 루트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 2002년 3월 걸프만입구 이란 국경근처에 있는 파키스탄의 과다르港 건설을 무상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유사시에 중국해군의 인도양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일본 에너지경제연구소의 전망에 따르면, 중국의 석유수입은 2010년 1.6억 톤, 2020년 2.6억 톤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예상계획 보다 약간 많은 것이며, 지금 중국의 수입규모 보다 2배나 많은 것이다.
중국은 이처럼 급증하는 내부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輸入線 多邊化와, 세계적 석유개발 사업에 적극 참여하는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 중국은 급증하는 수입규모를 분산하기 위해 러시아, 베네주엘라, 인도네사아, 카자크스탄, 수단 등으로 수입지역을 다변화했다.
중국은 석유자원 확보하기 위해서 러시아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중-러는 이미 1994년부터 바이칼湖 서쪽 앙가르스크 유전에서 滿洲里를 통해 大慶까지 송유관을 건설하는 문제를 논의해 왔고, 지난 3월 13일 양국은 이 계획을 최종 승인했다.
이 송유관은 러시아 쪽에서 1600㎞ 중국 쪽에서 800㎞를 건설하며, 2005년부터 매년 2천만 톤, 2010년부터는 3천만 톤씩 25년 동안 안정적으로 원유를 공급하는 것으로 되어있다.(中國經濟時報,2003.4.8,info@cet.com.cn)
필경, 중국의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는 한층 높아질 것이다. 중국이 천연가스 사용량을 늘리면서 2010년에는 시베리아産 가스의 수입도 500억㎥(원유환산 5천만 톤)에 달할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와의 협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중국의 미래 석유자원의 '安定’的 確保문제는 전적으로 카스피해 연안국이나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에 달려있다. 그러나 '이라크전쟁에서 드러난 것처럼’ 이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이 지역을 쟁취하기 위해서 미국-유럽연합이 모두 첨예하게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지난 3월 11일 중국은 카스피海 북부 카샤간 유전지분을 6억1천5백만 달러에 사들였다. 그러나 두 달 후인 5월 9일, 이 유전개발의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있는 로열더치셸 등 6개 메이저 그룹들은 원래 중국 해양석유총공사(CNOOC)에 팔기로 한 8.33%(6.15억 달러)의 지분매각 결정을 취소했다. 이들 서방 석유 메이저들은 당초 계획과는 달리 중국 석유화공 총공사(SINOPEC)에 대한 지분매각도 거부하기로 했고, 중국에 할당키로 한 지분을 컨소시엄에 참여한 메이저들끼리 모두 골고루 나눠 갖기로 했다는 것이다.(FT,2003.5.10)미-유럽 석유 메이저들이 공동으로 중국의 카스피海 진출을 저지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중동에서 중국의 입지는 한층 위축될 것이다. 미군이 이라크에 주둔해 있는 한 어느 나라도 '분쟁’을 일으킬 수 없을 것이며, 그런 이유로 중국의 무기와 미사일도 시장을 잃게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라크전쟁은 아시아의 지역세력인 중국으로 하여금 세계적 차원의 '秩序’개편에 적극 참여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과거 중국은 주로 주변국 문제를 중시하는 식의 '소극적인 외교’를 추진해 왔다. 특히 중국은 국경이 연결돼 있는 주변 23개국(그 중 8개국이 海洋으로 연결)과의 '관계’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중국의 외교형태는 크게 달라질 것 같다. 중국의 외교적 視角은 '범세계적으로 範圍’로 擴大될 것이며, 특히 가시적인 목표로 설정하고 있는 2020년까지 지속적인 경제성장에 필요한 석유, 가스, 철광석과 같은 자원확보와, 새로운 시장개척의 목표를 위해서 중동, 중앙아시아, 아프리카에 대한 外交力을 한층 강화해 나갈 전망이다.
예를 들면, 2002년 중국은 1억7백만 톤의 철광석을 수입했다. 2003년에는 철광석 수입이 1억 2천만 톤을 넘을 것이며, 중국이 세계적인 철광석 수입국가로 떠오르면서 세계 철광석시장의 수출가격도 9%나 뛰었다.
결국 중국의 13억 인구가 개발도상국 '水準’의 생활유지에 필요한 에너지와 자원을 세계의 구석-구석에서 찾을 수밖에 없고, 그러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강력한 外交力을 행사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이 철저히 親美노선을 추구하면서 어떻게 미-유럽, 미-러시아의 두터운 벽을 넘어서 중-유럽, 중-러시아 사이에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인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아시아에서도 마찬가지다. 아시아의 세력기조는 미-일 관계에 있다. 미-일의 정치-경제-군사적 협력이 아시아 질서안정의 기조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사회주의 국가로서 중국의 특수성, 중-파키스탄, 중-월남, 중-북한 사이의 전통적인 유대를 생각할 때, 중국이 아시아에서 독자성을 추구한다는 것 자체가 미-일의 '利益’에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중국은 이 점을 잘 이해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은 가능한 미국의 입장에 공동'步調’를 취하면서, 또 다른 反對給付를 요구하는 식의 행동을 드러낼 것이다. 이것이 이라크 전쟁이후 중국 외교행동의 가장 큰 변화다.
중국의 이런 미묘한 입장변화가 한반도에서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과거와는 달리 중국은 미국의 남-북한 정책에 대해서 적극 협력하는 태도를 보일 것이다. 물론 중국은 대만, 북한 문제가 크게 '돌출’되는 것을 꺼려하면서도 미-일의 정책과는 크게 '距離’를 두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란 뜻이다.
胡錦濤 국가주석이 오는 5월 26일부터 6월 5일까지 러시아, 카자흐스탄, 몽골을 방문한다. 이들 순방국들은 전통적인 중국의 '뒷마당’국가들이다. 중국은 內心으로는 이들 국가와의 관계 강화에 목표를 두고 있다.
그러나 실제 방문일정에는 중-러, 중-미, 중-일 정상회담과, 프랑스와의 특별한 '유대’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중국의 현란한 강대국 외교의 이면에는 항상 實利를 爭取하려는 意圖가 깔려있다고 하겠다.(*)
吳 鎭龍(POSCO경영연구소 연구자문위원)
NO. | 제 목 | 글쓴이 | 등록일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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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 한국도 에너지 전쟁에 대비해야만 한다 김경민 / 2007-06-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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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 북 핵 폐기 실패가능성 점고와 우리의 대책 송대성 / 2007-05-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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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 중국과 일본의 국방력 강화, 외톨이 되고 있는 한국 이춘근 / 2007-05-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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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 미국·일본·호주 3각 안보연대와 ‘일본·호주 안보공동선언’의 전략적 함의 배정호 / 2007-04-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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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 한미 FTA와 한반도 전략구도 김기수 / 2007-04-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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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 미국이 북한에 대해 원하는 것, 북한이 미국에게 원하는 것 이춘근 / 2007-03-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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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 부시(미국)의 대북한전략, 변한것은 없다 이춘근 / 2007-03-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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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 2월 13일의 북경 6자회담 합의 결과 분석 이춘근 / 2007-02-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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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 ‘핵확산’ 뒤만 좇는 미 ‘비확산’ 정책 박용옥 / 2007-02-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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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 한일관계의 갈등과 위기의 본질 홍형 / 2007-01-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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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 2007년의 세계정치와 한반도 이춘근 / 2007-01-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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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 해체중인 북한 신지호 / 2006-12-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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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 북한 핵 폐기의 딜레마: 북한 핵은 북한 체제 그 자체가 되어버렸다 이춘근 / 2006-1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