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소유 없인 자유 없다

자유기업원 / 2020-06-28 / 조회: 9,207       디지털타임스

소유와 자유

리처드 파이프스 지음/서은경 옮김/자유기업원 펴냄


자유가 없어도 어떤 형태이든 소유가 가능하지만 그 반대는 상상할 수 없다. 자유가 없는 민주주의는 상정할 수 있지만 사적 재산권이 말살된 아래서 자유는 빈껍데기일 뿐이다. 온전히 인권을 보장하는 사회에서는 소유와 자유를 떼려야 뗄 수 없다. 소유는 살아있는 모든 생물의 가장 기본적이고 공통된 요소다. 하다못해 동물도 영역 표기(territoriality)를 한다. 책은 2018년 94세로 작고한 하버드대 리처드 파이프스 교수의 1999년 작 'Property and Freedom'을 번역한 것이다. 2008년 번역해 발행했던 것을 이번에 다시 자유기업원에서 냈다. 파이프스 교수는 1980년대 초 레이건 정부에서 소련과 동유럽 문제를 담당하는 안보보좌관을 지내기도 했는데, 그 10년 후 공산주의 소련과 동유럽은 무너졌다. 책에서도 드러나지만, 공산주의 붕괴는 사적 소유를 인정하지 않은 탓에 혁신이 일어날 수 없었고 쇠락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자유와 소유가 연결돼 있다는 생각은 갖고 있었지만 어떻게 소유가 자유를 유발했는지, 또 소유의 부재가 어떻게 전제정권을 가능하게 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충분하지 않았다. 책은 바로 그 빈틈을 채우기 위한 것이었다. 소유권에 대한 공적 보장과 개인의 자유 사이에는 긴밀한 관계가 성립한다는 저자의 가설은 맞아떨어졌다. 저자는 역사적으로 고대의 소유 개념과 제도의 발달사를 다루고 영국과 러시아의 사례를 통해 소유와 정치 사이를 분석했다. 마무리 장에서는 20세기의 전체주의에서부터 오늘날의 평등을 앞세운 복지국가에 이르기까지 소유가 침탈당하고 있는 데에 경종을 울린다.


저자는 소유의 개념과 제도가 잘 발달했던 영국(미국)과 그렇지 못했던 러시아를 바라보라고 한다. 또 말한다. 현대 자유의 위기는 독재정권보다는 정부의 지원에 의존해 살아가는 평범한 동료시민으로부터 촉발될 수 있는 것이다. 오늘날 대다수 시민들은 자신이 누리고 있는 자유와 번영이 무엇에 기인하는지 모른다. 지금의 대한민국 국민을 두고 하는 말인 것 같다.


이규화 논설실장

       

▲ TOP

NO. 제 목 등록일자
9031 탄생 300주년, 애덤 스미스 평전 출간
자유기업원 / 2023-06-07
2023-06-07
9030 `애덤 스미스, 보이지 않는 손` 뭐길래…새우깡 광고까지 나왔나
자유기업원 / 2023-06-04
2023-06-04
9029 자유주의 이해하는 가장 완벽한 책, 하이에크의 『자유헌정론』
자유기업원 / 2023-06-01
2023-06-01
9028 `자유`의 정수를 담다... 하이에크의 `자유헌정론` 개정판 출간
자유기업원 / 2023-06-01
2023-06-01
9027 공언련, KBS 이사회의 의결에 가처분 소송 제기..."방송 6적은 명확히 책임 져야"
자유기업원 / 2023-05-30
2023-05-30
9026 하이에크가 들려주는 자유의 올바른 의미, <자유헌정론> 출간
자유기업원 / 2023-05-29
2023-05-29
9025 자유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불세출의 `경전`
자유기업원 / 2023-05-29
2023-05-29
9024 공언련 "방통위, 편파방송 면죄부 발급처로 전락..공익감사 청구"
자유기업원 / 2023-05-26
2023-05-26
9023 돈을 찍어내는 제왕, 연준 등 [이 책]
자유기업원 / 2023-05-26
2023-05-26
9022 자유와 법치의 가치를 일러주는 <자유헌정론>
자유기업원 / 2023-05-24
2023-05-24
9021 ‘현대인을 위한 자유 사용설명서’ 신간도서 『자유헌정론』 출간
자유기업원 / 2023-05-24
2023-05-24
9020 MBC 감사거부?…공언련 “법위에 서겠다는 MBC, 개탄스럽기 짝이없어"
자유기업원 / 2023-05-24
2023-05-24
9019 공언련, YTN‧MBC방송두고 “4주간 발생한 4대 가짜 뉴스발표”
자유기업원 / 2023-05-24
2023-05-24
9018 자유기업원, 지난 12일 애덤 스미스 탄생 300주년 기념 2차 세미나 진행
자유기업원 / 2023-05-17
2023-05-17
9017 공언련, "5월 둘째 주, 공영방송 편파.왜곡 모니터링, 총40건 적발...지난주 53건“
자유기업원 / 2023-05-17
2023-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