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 없는 자유 혹은 자유 없는 소유는 가능한가?”
인류는 이 같은 오랜 질문을 풀고자 대장정을 하고 있다. 논쟁은 여전히 되풀이된다. '소유와 자유’는 소유와 자유의 상관관계를 명쾌한 필치로 증명한 책이다.
러시아 역사 전문가인 저자는 먼저 '소유권에 대한 보장과 개인의 자유 사이에는 긴밀한 관계가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자유가 없어도 어떤 형태로든 소유가 존재할 수 있지만 반대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협의(狹義)의 소유는 '어떤 사람이 외부의 특정 대상에 다른 이를 배제한 채 자기 권리를 주장하고 그 지배를 행사하는 것’이고 광의(廣義)의 소유는 '누군가 가치를 부여하고 권리를 가지는 모든 것’인데 둘 다 자유를 보장하는 정치적·법적 제도 탄생 열쇠를 제공했다고 전제했다.
가설 검증을 위해 인류 역사 속 소유와 정치제도 간 상관관계도 고찰했다. 먼저 인류사에서 소유 개념 변천을 분석했다.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등 고대 사상가부터 중세 가톨릭교회, 봉건영주까지 각기 달리 정의한 소유권 개념을 조망했다. 이어 소유제도를 분석하면서 취득성이라는 속성은 동물과 인간이 가진 보편 욕구이며, 소유를 보장하는 제도가 서구에서 정치적 조직을 발전시켰음을 주장했다. '원시 공산주의’에 대한 믿음은 구체적 증거가 결여된 논리적 추론의 산물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이어 '경제’와 '전제’를 주제로 유럽의 두 강국 영국과 러시아 사례를 파고들었다. 사유재산제도가 발달했던 영국은 자유롭고 발전된 사회를 이뤘지만, 사유재산제도가 없던 러시아에서는 자유가 발달하지 못했고, 그 결과가 장기간의 전제적 통치로 이어졌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마지막으로 20세기 미국 사례를 통해 사회정의·공공선이라는 명분으로 경제·사회적 평등을 추구하는 복지국가 뒤에 숨은 '자유에 대한 보이지 않는 위협’을 지적한다.
자유가 소유와 연결된다는 명제는 특별하지 않다. 다만 연구 분야는 각각 벽을 쌓고 있었다. 자유에 관한 연구는 자유의 개념 발달과 이를 보장해주는 정치제도에만 집중해 왔을 뿐, 경제적 토대는 무시하고 있었다. 반면, 소유 문제를 다루는 학자들은 정치·문화적 배경을 간과했다. 이 점에서 소유와 자유의 상관관계를 밝힌 이 책은 가치를 지닌다. 나아가 책을 통해 소유의 존재와 부재가 자유와 민주주의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한다면, 가장 소중하게 지켜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복지국가라는 공공선을 추구한다는 명분으로 정부 규제가 가중되고, 개인의 자유와 재산권이 위협받는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이 책은 '어디서 무엇이 잘못됐나’를 일깨워준다. 자유기업원의 경제 이론서 연작 '자유주의시리즈’ 중 76번째 책. 2008년 번역·출간됐으나 절판됐다 12년 만에 재출간됐다.
신동아 2020년 10월호
최창근 객원기자 caesare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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