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특정한 집단에게 과도한 혜택을 줌으로써 다른 집단이 오히려 불이익을 받은, 2022년 3가지 대표적 불공정 정책을 들어보고자 한다. 이는 앞으로의 정책이 추구해야하는 방향을 알고, 좋은 정책을 마련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첫 번째 정책은 신속채무 조정 특례 프로그램이다. 이른바 청년 특례 프로그램은 만 34세 이하 신용평점 하위 20% 이하 청년을 대상으로 채무 정도에 따라 이자의 30~50% 감면, 최대 3년간 원금 상환유예, 해당 기간 이자율을 3.25%로 적용하는 정책이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은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주식과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본 청년들에게만 혜택이 되는 불공정한 정책이라는 것이 논란의 핵심이다. 올해 들어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조정되면서 투자 손실을 본 사람들도 많은데 그 중에서도 2030청년만 도와준다는 것이다. 어려운 형편에 성실하게 상환해온 이들에게는 불공정한 정책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만 34세 이하가 청년 특례 프로그램의 대상 기준 중 하나인 것처럼, 대부분의 청년 정책은 ‘나이’를 청년의 기준으로 삼는다. 대부분의 정책이 ‘34세 이하’를 청년으로 보지만, 일부 정책은 ‘29세 이하’, ‘39세 이하’를 청년으로 본다. 한 살 때문에 정책 수혜자가 갈리게 되는데, 과연 그 기준이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두 번째 정책은 반지하 주거민 대책이다. 이는 서울시가 지난해 8월 반 지하에 사는 사람들이 추가 부담 없이 고품질 임대주택으로 이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내용이다. 공공임대주택은 서울 시내 역세권 등 목이 좋은 자리에 있으면서 임대료가 주변 시세보다 훨씬 저렴하다. 그렇기에 특정 계층에게만 서울 거주 혜택을 준다는 점에서 역차별 문제가 야기됐다. 주거 약자를 돕는 것은 필요하지만, 아등바등 모은 적금과 대출로 겨우 반 지하를 탈출한 사람도 있듯이, 반 지하 거주민들에게 너무 과도한 혜택을 주는 불공정한 정책이라 할 수 있다.
세 번째 정책은 코로나 국민지원금이다. 이는 지난해 7월 건강보험료 기준으로 소득 하위 80%에게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이다. 지원금 기준에 따르면, 소득 79.9% 사람은 지원금을 받고 80.1% 는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데, 그 두 집단에는 큰 차이가 있는 것일까. 이런 상황을 봤을 때 혜택 집단과 비혜택 집단을 가르는 기준 역시 모호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사회 취약계층을 도울 수 있는 복지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동의를 하지만, 위의 세 가지 정책들을 통해 과도한 혜택은 또 다른 사람들에게 불공정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불공정 정책은 선심성 정책으로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표심을 잡기 위해 정부가 내놨던 공약에서 출발하기도 한다. 실제 현재 추진되는 청년 정책의 상당수는 청년층 표심을 잡기 위한 정책으로, 한정된 재원으로 특정 세대를 챙기려다 보니 40·50대가 소외됐다. 4050세대 일각에서는 납세 거부 운동을 하자는 극단론까지 나왔다.
정책은 선심성이 아닌, 모두가 공감할 수 있고, 사회구성원이 그 비용을 세금으로 기꺼이 부담하는데 동의 할 수 있어야한다. 그렇기에 공평하고 올바른 방식으로, 형평성과 효율성 등을 고려하는 보편타당한 정책으로 나아가야한다.
임예빈 자유기업원 인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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