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발언대] 공기업 평가기준, 민간기업 지원역할로 재정비돼야

김혜주 / 2022-11-04 / 조회: 3,701       매일산업뉴스

공기업의 방만경영에 대한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관련, 정부는 공기업의 평가하는 기준을 새롭게 개정했다. 공기업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실제로 공기업의 해결의 열쇠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공기업은 정부 주도하에 운영되는 공익성을 가진 기업이다. 공익을 잊은 공기업이 조직 이기주의에만 집중하면 공기업이 존재할 이유는 사라진다.


공기업이 공익성이 부족한 사업을 운영한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 사기업과 공기업 간의 가장 큰 구분점은 공익성이다. 물론 공기업의 불필요한 것은 아니다. 전기, 상수도, 가스 등은 공기업이 담당함으로써 기업 간의 경쟁으로 인한 가격 상승을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공기업이 주도하는 사업은 이러한 맥락에서 공공성과 기업성을 모두 가지고 있어야 한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의 골프장과 호텔 사업은 이러한 맥락에서 공익성이 있는 사업이라고 보기 어렵다. 골프장의 이용객은 일반 소비자로 사업의 성격이 상업성이 높다. 공기업 측은 민간 기업과의 경쟁을 통해 번 수익을 공익을 위해 사용하겠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민간기업과의 경쟁을 통해 얻은 수익을 공익에게 사용하겠다는 공기업의 계획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사업 영역에 있어 공기업의 과도한 개입은 곧 민간기업에게 경제적으로 악영향을 미친다. 공기업이 민간 기업을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유경쟁시장 속에 있는 여러 민간기업은 기업들 간의 경쟁을 통해 생존한다. 민간기업과 공기업의 경쟁 구도에서 공기업은 당연히 민간기업보다 유리한 위치를 차지한다. 공기업은 민간이 감당하기에는 어려운 사업이거나 새로운 사업의 경제시장 개척이 필요할 때 정부에서 설립하는 기업이다. 공기업은 국가에서 주도하는 기업이므로 망하기 어려운 구조이다. 민간 산업까지 공기업의 영역이 확대되면, 민간 기업은 생존할 수 없다. 이 상황이 심화되면 자유시장경제를 훼손할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민간 기업의 피해는 국민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한국 전력은 올 상반기에 14조원이 넘는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정부가 민심을 확보하기 위해 전기료 인상을 의도적으로 막은 결과이다. 과도한 개입은 경제적 변화를 경영에 반영되지 못하게 막는다. 경제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 태도는 경영에 혼란을 야기하게 된다. 결국 한국전력은 부족한 자금을 채우기 위해 올해 이미 2차례 걸쳐 요금을 인상했다. 공기업 운영 자금의 대부분은 국민의 세금으로 구성된다. 여론을 인식해 제때 경제적 변화에 반응하지 않는 태도는 국민의 세금을 낭비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공기업은 주도적 사업자가 되기보다 지원적 역할로 변화해야 한다. 민간이 주도해 진행할 수 있는 사업은 기업들에게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기업은 직접적으로 이익창출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기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공기업 경영에 관해 엄격한 기준을 두고 존재의 필요성을 점검을 진행해야 한다. 사업 주도가 아닌 사업 환경 조성의 역할은 민간기업의 적극적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다. 민간경제 환경을 개선하는 공기업의 모습은 공익 목적 실현의 모습을 보여준다.


정부의 공기업 평가기준은 민간 기업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재정비돼야 한다. 개정 후 비중이 컸던 사회적 가치 지표는 줄고 낮은 비중을 차지했던 재무성과의 비율은 증가하는 추세가 됐다. 새롭게 개정된 공기업에 관한 평가 기준은 정치성을 줄이자는 의도가 담겨있다. 재무성과에 대한 기준을 강화하는 것은 공기업의 수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새로운 기준은 방만 경영을 방지하고 민간 기업에게 사업 진출의 기회가 될 수 있다. 한국전력의 경우 과도한 정치적 압력으로 가격변동을 억제당해 경영난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개정된 평가기준을 현실에 맞게 적용해 공기업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공기업은 국민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하며 공기업은 기업 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는 분위기를 지향해야 한다.


김혜주 자유기업원 인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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