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조원 대학적립금, 규제개혁으로 쌓아두기 보다 자율적 투자·운용체계로 전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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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자유기업원 202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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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기업원 보도자료] 12조원 대학적립금, 규제개혁으로 쌓아두기 보다 자율적 투자·운용체계로 전환해야.pdf
- 자유기업원, ‘이슈와자유’ 제31호 「대학 적립금 운용규제의 문제와 자율적 기금운용체계 구축방안」 발간
- 적립금 46.1%, 10년이상 장기자금… 적립금운용 규제 탓에 획일적 투자한도·예금 중심 운용
- 해외 대학은 장·단기 자금 분리하고 직접운용·외부위탁·공동풀 등 다양한 방식 활용
- 대학여건에 따른 4가지 운용모델화 제안, '투자통제' → 대학 돈은 대학이 선택.운용
쌓여만 가는 대학 적립금의 운용에 관한 규제 및 제도개혁을 통해 대학의 재정여건에 맞는 자율적인 투자.운용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자유기업원(원장 최승노)은 1일 고광용 정책실장과 왕호준 연구원이 집필한 「이슈와자유」 제31호 「대학 적립금 운용규제의 문제와 자율적 기금운용체계 구축방안」을 발간했다. 보고서는 대학 적립금 정책의 평가기준을 ‘얼마나 쌓았는가’에서 ‘자금의 만기에 맞게 얼마나 책임 있게 운용하고 교육·연구에 환류했는가’로 전환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2025회계연도 전국 사립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의 교비회계 누적 적립금은 12조2,358억원이며, 학교법인회계까지 포함하면 약 12조8,600억원이다. 적립금 운용계획서상 기말 추정잔액 11조3,694억원 가운데 46.1%인 5조2,409억원은 사용 예정 시점이 10년 이상인 장기자금이다. 보고서는 대학 적립금을 단순한 잉여자금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도 시설 신축·개보수, 장학, 연구지원, 퇴직비용 등 장래의 대규모 지출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적립금의 규모보다 운용구조에 있다고 봤다. 2025년 기준 대학 적립금 가운데 은행 등에 예치된 금액은 5조8,187억원인 반면 유가증권 운용액은 1조7,856억원이었다. 금융회사 예치잔액 중 약 19.7%는 가입 당시 비교 기준금리보다 낮은 금리를 적용받았다는 분석도 있다. 보고서는 10년 이상 사용하지 않을 장기자금까지 단기자금과 같은 방식으로 운용하면 물가상승에 따른 구매력 하락과 장기간의 기회비용이 누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광용 실장은 ▲10년 이상 장기적립금에 대해서는 증권투자 한도를 우선 완화하고 장기적으로 50% 일률적 한도를 수탁자 책임 중심의 원칙규제로 전환 ▲적립금을 단기·중기·장기로 구분해 사용시점에 맞는 자산배분 허용 ▲자체 CIO·민간 OCIO·공동투자풀·공공 전문수탁 등 4가지 운용모델을 대학이 자유롭게 선택 ▲목적별 회계는 유지하되 실제 투자자산은 통합 포트폴리오로 운용할 수 있도록 허용 ▲운용수익을 교육·연구·장학에 환류하는 대학별 spending policy 마련 ▲정부 감독은 사전적 투자통제에서 공시·위험관리·수탁자 책임 중심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현행 제도는 적립금의 사용시점이나 대학의 재정여건과 관계없이 증권취득 한도를 원칙적으로 전체 적립금의 50% 범위로 제한하고 있다. 여기에 기금운용심의회, 예산·회계 절차와 각종 심의가 중첩돼 있어 자금의 만기와 위험특성보다 비율과 절차를 중심으로 통제하는 구조다. 보고서는 2년 뒤 사용할 장학금과 15년 뒤 사용할 시설투자 자금이 같은 투자한도 안에서 관리되는 것은 장기자금의 성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보고서는 대학의 보수적인 자금운용을 대학 자체의 문제로만 돌리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적극적으로 투자해 손실이 발생하면 대학 경영진과 담당자의 책임은 즉각 드러나는 반면, 지나치게 낮은 금리로 장기간 운용하면서 발생하는 기회손실은 상대적으로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이러한 책임의 비대칭이 대학들로 하여금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한 선택’이라는 유인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해외 주요 대학기금의 공통점은 특정 투자방식을 일률적으로 강제하지 않는 데 있다. 미국 대학은 분산투자와 장기성과평가, spending policy를 결합하고 있으며, Oxford와 Cambridge는 자체 전문운용조직과 공동투자풀을 활용한다. Toronto는 대학자산만 전담하는 독립 전문운용기관을 두고 장기·단기 자금을 구분하며, ANU와 Melbourne은 자금 만기에 따라 투자풀을 나누고 외부 전문운용을 적극 활용한다. 보고서는 해외사례의 핵심이 높은 수익률 자체가 아니라 장기자금을 별도로 구분하고 전문성 있는 운용구조와 명확한 책임체계를 갖추는 데 있다고 봤다.
국내 대학에도 하나의 투자방식을 일률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없다고 제안했다. 대규모 적립금과 내부 전문인력을 갖춘 대학은 자체 CIO·직접운용, 일정 규모의 자산은 있지만 전문인력이 부족한 대학은 민간 OCIO, 중소·지방대학은 여러 대학이 투자만 공동화하는 공동투자풀, 공공형 운용을 원하는 대학은 별도의 법적 근거를 갖춘 공공 전문수탁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위험을 원하지 않는 대학은 예금·채권 중심의 보수적 운용을 계속 선택할 수 있다. 핵심은 대학마다 다른 비용·전문성·자금 만기를 고려해 운용모델을 스스로 결정하도록 하는 데 있다.
보고서는 국민연금도 의무 위탁기관이 아니라 여러 선택지 가운데 하나로 활용해야 한다고 봤다. 국민연금형 공공수탁을 원하는 대학에는 이를 선택할 수 있게 하되, 민간 OCIO·공동투자풀·자체운용과 경쟁하도록 하고 대학자산과 연금자산의 계정·손익·책임구조는 명확히 분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운용기관의 소유형태가 아니라 수익·위험·비용·거버넌스를 기준으로 성과를 비교해야 한다는 취지다.
목적별 회계와 실제 투자운용도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장학·연구·건축 등 적립금의 사용목적과 지분은 회계상 명확히 관리하되, 실제 투자자산은 하나의 통합 포트폴리오에서 운용할 수 있도록 하면 목적통제를 유지하면서도 규모의 경제와 분산투자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Cambridge의 CUEF와 Toronto의 LTCAP 등은 여러 기금과 장기자산을 하나의 풀로 관리하는 사례로 제시됐다.
정부의 역할도 투자처를 정하는 사전적 통제에서 공시와 책임을 감독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적립금의 사용 예정 시점과 자산배분, 장기 수익률, 벤치마크 대비 성과, 유동성, 외부위탁비용, 투자위원회 구성과 이해충돌 관계, 교육·연구 환류 규모 등을 공개하도록 하고, 단기적인 투자손실보다 합리적인 투자절차와 분산투자, 비용관리, 장기 위험조정성과를 중심으로 책임을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승노 원장은 "대학 적립금이 늘었다는 사실만으로 대학이 자금을 과도하게 쌓아두고 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학에 적립금 운용의 선택권을 넓혀주는 대신 그 결과에 명확한 책임을 지우는 ‘규제 완화·선택권 확대·책임 강화’가 적립금 제도 개혁의 핵심 방향"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