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노동시장 갈수록 악화, 고용의 질도 취약 등...

권혁철 / 2004-02-02 / 조회: 9,633       KBS1라디오 생방송 일요일 2부

■ : 주제, ▶ : 사회자 질문, ▷ : 권혁철(자유기업원 법경제실장) 답변

■ 노동시장 갈수록 악화, 고용의 질도 취약

▶ 통계청이 '경제활동인구 연보'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02년 현재 20~29세 임금근로자 총 4백만 명 중 절반인 약 2백만 명이 임시ㆍ일용직인 것으로 드러나 청년층은 취업도 힘들지만 고용상태도 매우 불안한 것으로 나타났음.

▷ 20대 임금근로자 중 임시ㆍ일용직 비중이 전체의 50% 이상 수준이며 최근 10년 동안 11%이상 증가한 것으로 청년층의 ‘고용의 질’이 매우 열악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음.

▶ 취업이 어려워지면 창업과 자영업을 택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난다고 보통들 생각을 하는데, 이번 조사에서 보면 그렇지도 않다고.

▷ 일반적인 통념과 달리 20대 고용주와 자영업자는 모두 32만2천명으로 전체 20대 취업자의 7.2%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10년 전인 1992년의 43만8천명, 8.9%보다도 오히려 감소한 수치임. 창업을 통한 실업탈출의 길도 점차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음.

▶ 사정이 이렇게 심각한데 업친데 덮친격으로 기업의 78%가 올 1분기 중 채용을 전혀 안한다고 한다. 노동시장이 이렇게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은 물론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침체의 영향이 가장 클 것이라고 봄. 하지만 여기에 덧붙여 대선불법자금 수사와 총선 등도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닌가?

▷ 새해 들어 기업들은 나름대로 적극적인 투자와 고용계획을 발표했었음. 경제가 어렵고 고용시장이 얼어붙고 있으며, 또 대통령이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내세운 시책에도 호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기 때문임. 하지만 대선자금 수사가 좀체 끝날 조짐을 보이지 않는데다가 정치권의 총선전략과 연계돼 장기화할 가능성조차 있고, 또 선거철이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재벌개혁공약’이 확산될 공산도 배제할 수 없어 기업경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에, 이대로 가다가는 총선 전은 물론이고 올 상반기 중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함과 착잡함을 가지고 있음. 이러한 상황에서 신규투자와 신규고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리라고 기대할 수는 없을 것임.

▶ 기대한다고 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하겠음.

■ 재경부 업무보고 내용: 일자리 만들기

▶ 재경부가 지난 28일 열린 청와대 업무보고를 했는데, 골자는 기업투자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임. 경기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해 확장적인 거시정책기조를 유지하면서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모두에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데 주요 내용에는 어떤 것이 있나?

▷ 우선 먼저 노무현 대통령이 연두기자회견에서 밝힌 ‘경제지도자회의’를 2월중에 열어 일자리창출을 위한 사회협약을 체결하고 노사관계 법과 제도의 선진화 방안을 수립키로 했음. 노조와 사용자단체, 정부, 각 정당, 시민사회단체 등이 모두 참여하는 회의에서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노사간 대타협을 유도하는 한편 정부는 별도의 지원책을 강구하겠다는 것임. 또 기업이 상시근로자 인원보다 더 많이 고용하면 올해부터 3년 동안 추가 고용 근로자 1인당 1백만원씩 법인세액을 감면해 줄 계획임.

▶ 1인당 1백만원의 법인세액을 감면해 준다고 하더라도 과연 기업들이 신규고용을 하겠느냐는 의문이 많이 제기된다.

▷ 근로자 1인을 채용하고 일자리를 유지하는데 약 1억원 가까이 들어간다고 하는데, 1백만원의 법인세액 감면이 과연 신규고용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임.

▶ 내수를 확대하고 기업들의 조세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자동차와 유류 등을 제외한 품목의 특별소비세를 원칙적으로 폐지하고, 철광석 등 기초원자재에 대한 무세화(無稅化), 즉 세금을 없애는 것을 검토하기로 했음. 특별소비세가 폐지될 것으로 거론되는 품목과 특소세가 폐지될 경우 나타나는 가격인하 효과는 어느 정도로 기대되나?

▷ 현재 특소세가 폐지될 것으로 거론되는 유력한 후보들은 골프채 등 골프용품과 수렵용 총포류, 모터보트, 수상스키 용품 등 레저용품임. 또 보석과 귀금속, 사진기, 시계, 모피, 가구 등 고급소비재와 로열젤리, 녹용, 향수 등도 폐지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되고 있음. 이에 따라 보석과 귀금속, 고급시계, 사진기, 가구 등은 가격이 최고 28%까지 인하될 전망이고, 녹용과 향수 등은 최고 10% 가량 가격이 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음.

▶ 특소세 폐지로 가격인하가 예상되니까 소비자들이 구매를 하지 않고 기다리는 등 판매가 급감하고 있다는 소식인데..

▷ 시행시기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지만 특별소비세법을 개정해야 하는 만큼 내년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재경부의 설명임. 하지만 특소세 폐지를 앞두고 관련제품의 소비가 급감하는 등 부작용이 심각할 경우 올 하반기 중에 전격 실시될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임.

■ 국제 원자재값 폭등, 물가 급상승

▶ 연초부터 물가가 급상승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음. 원인은 크게 두 가지가 지목되고 있는데, 국제원자재 가격의 상승이 그 하나이고, 정부의 인위적인 환율정책이 두 번째 이유라고 함.

▷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등하기 시작한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올해도 큰 폭의 오름세를 지속하면서 그 후폭풍으로 국내 물가도 급상승하고 있는 것임. 옥수수, 콩, 원유, 천연고무, 석탄 등 대부분의 국제 원자재 가격이 작년 상반기에 비해 20~1백% 인상됐음. 여기에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정부의 인위적인 고환율 유지정책이 맞물리면서 기업의 제조원가 상승 압박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임. 각종 원자재를 수입해야 하는 우리로서는 인위적인 높은 환율은 곧 국내 기업들의 비용부담을 의미함. 이에 따라 자동차, 전자 등 주요 내구소비재는 물론이고 라면이나 두부 등 생필품까지 모든 제품의 가격이 인상되고 있음.

▶ 주요 제품들의 가격 인상폭은 얼마나 되나?

▷ 철강업체들은 조선과 중공업 등에 주로 쓰이는 후판 가격을 올린데 이어 최근에는 냉연가격을 톤당 10%인 5만원을 인상했음. 국제 유가 인상의 영향으로 국내 기름값과 석유화학제품의 가격도 급등하고 있음. 특히 주유소 기름값은 15주째 계속 올라 휘발유는 리터당 1325원 48전으로 올랐고, 경유는 사상 처음으로 리터당 9백원 선을 돌파했음. 이번 주말에도 기름값은 리터당 1-~15원 가량 또 다시 인상됐음. 고밀도폴리에틸렌 등 석유화학제품의 가격도 평균 20% 이상 올랐음. 자동차 업계는 신년도 새 연식 모델을 발표하면서 선택사양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실질적으로는 최고 12%나 값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음. 그리고 라면 값을 비롯해 식품류의 가격도 이미 상승했거나 조만간 상승할 예정임.

▶ 가뜩이나 불황인데다가 물가까지 상승하게 되면 구매력 감소와 내수침체 장기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인데, 대처할 수 있는 대책에는 어떤 것이?

▷ 무엇보다도 우선 국내요인인 원화의 인위적인 약세화 정책을 포기하고 환율이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임. 그리고 불황+물가상승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소비진작책보다는 기업활동을 촉진시켜 공급을 더욱 확대하는 공급위주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봄.

■ 총선 전 선심성 정책 남발 우려

▶ 선거철만 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단어가 바로 「선심성 정책」인데 올해도 예외가 아닌 것 같다. 4월 15일 총선을 앞두고 하루가 멀다하고 발표되는 정부정책을 보면서 표심(票心)잡기 수단으로 정책수단을 동원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과 함께 그 후유증을 염려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지적들이 많이 나오고 있음.

▷ 재원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과 계획도 없이 마구잡이식으로 정책들이 제안되어 선거가 끝난 후 그것들을 시행하는 과정에서의 부작용은 물론 그것이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우려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음.

▶ 일자리 늘리기와 복지정책이 나름대로 이유가 있고 당위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재정소요가 만만치 않다는 것, 그리고 이를 어떻게 충당할 것이냐 하는 것이 큰 문제인데, 이에 대한 언급은 들어볼 수 없는 것 같다. 재원조달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 재원을 조달하는 방법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을 뿐임. 하나는 국민들로부터 세금을 더 걷는 방법이고, 두 번째는 세금을 더 걷지 않고 세금의 사용처를 전환하는 것이고, 마지막 세 번째는 국채 등을 발행함으로써 상환부담을 후세에게 넘기는 방법이 그것임. 그 어떤 방법을 택하던 혜택을 받는 쪽이 있으면 혜택이 축소되거나 피해를 보는 쪽이 발생하기 마련임. 이제까지 제안된 어떤 정책을 보더라도 혜택을 받는 쪽은 명확히 표시되는 반면에 그렇지 못한 쪽은 은폐되어 왔음. 바로 여기에 선심성 정책이 남발되는 유인이 있음. 손해를 보는 사람은 자신이 손해를 입는지도 모르는 반면 이익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들은 그 선심성 정책을 제안한 사람에게 표를 주기 때문임.

▶ 이러한 선심성 정책 남발을 막기 위한 대책은 무엇일까?

▷ 이러한 선심성 정책의 남발을 막고 국민들이 어떤 정책에 대한 이해득실을 정확히 파악하여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있기 위해서는 그 정책에 소요될 재원이 얼마이며, 그것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를 분명하게 밝히는 일명 「정책-재원 연계제」가 실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함. 다시 말해 어떤 정책을 제안하는 사람은 그 정책제안서에 자금은 얼마가 필요하며, 그 자금을 세금을 더 걷어서 조달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부문에 들어갈 재원을 이쪽으로 전용해서, 아니면 국채를 발행해서 조달할 것인지를 분명하게 밝혀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임. 그래야만 국민들이 올바른 정보를 갖고 합리적으로 판단을 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선심성 정책은 많이 사라질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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