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병역·납세의무도 안하면서 사회 이끌 수 있나

자유기업원 / 2005-03-28 / 조회: 8,841       조선일보, D2



한국의 보수를 논한다
박효종 외 지음 바오출판사
보수논객의 자기비판… "희생·관용 정신 결핍"


‘보수주의자의 보수 비판’이란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자기 비판과 성찰이 빈약한 우리 지식인 사회 풍토로 볼 때, 매우 이례적인 작업이다. 비판에 나선 보수 논객들은 박효종(서울대)·함재봉(연세대) 교수, 김정호 자유기업원 원장,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 소설가 복거일 등 7명이다.

박효종 교수는 한국 보수의 실패 원인을 7가지로 정리하면서 특권층 보수주의자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의 결핍을 지적한다. 정치적 박해와 억압을 받던 진보주의자들이 보여준 자기 희생은 고사하고, 한국의 특권층 보수주의자들은 병역이나 납세 같은 기본적인 국민의 의무 이행도 석연치 않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한국의 보수주의자들은 자신들의 생각과 다른 가치관에 대해 너무나 쉽게 이단시하고 매도하는 등 관용의 정신이 부족했다고 비판한다.

원희룡 의원은 한나라당이 색깔론이라는 마약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제안한다. 참여정부를 좌파적이라고 비판하는 과정에서 촉발된 ‘정체성 논쟁’은 강경 보수세력에게는 자기 확신을 강하게 줬을지는 몰라도 젊은 세대에게는 여전히 색깔론이라는 구태를 반복하는 ‘수구’나 ‘반동’의 이미지를 심어줬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대북(對北)문제에 대해서도 “북한 체제의 붕괴를 목표로 하는 북한 봉쇄전략은 수정되어야 한다”면서 보수 진영의 완고한 북한관을 바꿀 것을 제기한다.

김정호 원장은 시장경제체제를 지지하는 자유주의자의 입장에서 보수를 비판한다. 그는 지난 시대의 부정부패는 시장경제 때문이 아니라 시장경제를 철저히 시행하지 않은 보수의 실패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나아가 기업으로 대표되는 보수 진영에 대해 시장경제에 대한 확신이 있고, 그 확신을 전파하기 위해 투자할 각오가 돼 있는지를 캐묻는다.

복거일은 보수의 핵심집단이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정권에 참여함으로써 과거 정권의 잘못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위기에 몰렸다면서, 보수의 핵심집단을 이끄는 사람들이 보다 윤리적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함재봉 교수는 한국의 보수가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경제발전과 민주화의 사례로 손꼽히는 국가를 건설했으면서도 단지 역사 쓰기와 이론 정립에 실패했기 때문에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진단한다.

보수·진보 논쟁의 와중에 ‘안티조선’의 공격 대상이 된 조선일보에 대한 비판과 반성도 제기된다. 젊은 보수주의자 정성환은 조선일보가 한나라당에 우호적 태도를 취하는 등 지나치게 당파적이고,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고 비판한다.

보수진영의 자기 비판을 담은 이 책이 정치 권력과 지식인 사회의 헤게모니를 진보진영에 넘겨준 이후에야 나온 것은 때늦은 감이 있다.

출판사측은 후속 기획으로 연내에 ‘한국의 진보를 논한다―진보주의자의 진보 비판’을 출간할 예정이다. 보수와 진보가 상호 비난이 아니라 자기 비판을 통해 성찰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한 기획이다.

김기철기자 (kich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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