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이통3사 28㎓ 회수로 25일 경매 진행... 제4이통사 선정 가능성 커
총 7차례에 걸친 제4 이동통신사 유치 실패에도 불구하고정부가 2주 뒤 28㎓ 주파수 경매에 힘을 싣고 있다.
제4이통사가 출범하면 장기적으로는 통신사간 경쟁이 심화돼 통신 요금이 내려가고 소비자 편익이 향상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제4 이동통신사 유치를 위한 이번 주파수 경매가 향후 소비자들의 통신비 인하에 기여할 수 있을지, 거대통신사의 시장점유율만 되려 공고하게 만들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동통신3사가 포기한 28㎓ 주파수 사업 입찰을 진행한다.
정부는 다양한 사업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28㎓ 전국단위망 가격을 통신 3사 할당 당시의 65% 수준인 742억 원으로 잡고 기지국 구축 의무 대수도 1만5000대에서 6000대로 낮췄다.
여기에 제4이동통신사가 유동인구가 많은 핫스팟(hot spot) 지역에 통신망을 깔고, 나머지 지역에는 기존 통신3사 망을 빌려 통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도 열어줬다.
다양한 당근 정책으로 참여를 확대하겠다는 것.
이 같은 정부의 정책적 지원에 현재 마이모바일과 세종텔레콤, 스테이지엑스가 28㎓ 주파수 할당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모바일은 미래모바일이 구성한 컨소시엄이며 MVNO 회사 스테이지파이브는 컨소시엄 스테이지엑스를 꾸렸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작년 7월 26.5~27.3㎓ 대역 800㎒ 폭을 5G용 주파수로 할당한다고 공고, 같은 해 11월 20일부터 12월 19일까지 1개월 동안 신청 접수를 받은 바 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9일 마이모바일과 세종텔레콤, 스테이지엑스를 대상으로 사업 심사 ‘적격’ 판정을 내렸고 오는 25일 주파수 경매를 진행할 방침이다.
관련업계는 새로운 참여자들이 모두 알뜰폰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제4이동통신사 역할을 할 ‘최소한의 요건’을 갖춘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업계는 새로운 참여자들이 제4이동통신사로 낙점되면 정부의 기대처럼 소비자들의 통신비 부담을 완화시켜줄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국내 한 국책연구기관은 제4이동통신사 설립이 이통사들에게 유리하고 독립 알뜰폰 사업자들에게는 별다른 이점이 없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지난달 21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신규 이동통신사업자(MNO)가 등장하면 기존 통신사들의 알뜰폰 자회사 가입자 수는 늘어나지만 독립 알뜰폰 사업자 점유율 증가는 제한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KISDI는 '해외 이동통신시장 구조 변화와 MVNO' 보고서를 통해 2022년 4분기 기준 이동통신사업자가 4곳인 11개국에서 독립 알뜰폰 사업자들의 점유율 합계는 평균 6.7%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동통신사업자가 3곳인 13개국의 독립 알뜰폰 사업자 점유율 합계 평균(8.7%)과 비교했을 때 약 2%포인트(p) 낮았다.
해당 보고서는 OECD 24개 국가에서 2012~2020년 사이 발생한 신규 MNO 진입이 MVNO 점유율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같은 기간 이동통신사업자 알뜰폰 자회사 점유율 합계의 평균은 이동통신사업자가 4곳인 국가들(9.2%)이, 3곳인 국가들(7.2%)보다 약 2%p 높았다.
2012년 이후 신규 이동통신사업자가 통신 시장에 진입한 국가 5곳의 경우 독립 알뜰폰 사업자 점유율에는 의미 있는 변화가 없었지만, 이동통신사업자의 알뜰폰 자회사 점유율은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이는 기존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자회사를 통해 알뜰폰 사업을 시작하면서 가입자들을 확보하고자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제4통신사가 출범하게 되면 이통3사 알뜰폰 자회사 점유율만 올라갈 뿐만 아니라 실익이 적고 부작용만 크다는 의견도 나온다.
민간 싱크탱크인 재단법인 자유기업원은 “이미 포화상태에 도달한 국내 통신시장에 제4이동통신 사업자의 적정 이익을 보장해주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기존 사업자를 규제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제4이동통신 사업자가 기존 사업자의 설비와 로밍 네트워크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망 구축 의무를 완화하는 등 ‘역차별’ 수준의 정책을 예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자유기업원은 제4이동통신 사업자가 시장에서 실패할 경우 4000억 원대 규모 정책금융 회수는 불가능해지고, 시장 퇴출 과정에서 발생할 막대한 구조조정 비용까지 모든 부담은 결국 국민 세금과 소비자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실제 일본 라쿠텐 그룹 자회사는 제4이동통신 사업에 뛰어들었으나 지속적인 적자로 모그룹마저 경영난에 봉착한 바 있다.
반면 신규 MNO가 등장하면 길게 보았을 때 망 제공사업자 간 경쟁을 촉진시켜 MVNO 도매제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소비자 편익이 늘어난다는 주장도 나온다.
KISDI가 지난달 21일 발표한 ‘해외 이동통신시장 구조 변화와 MVNO'에 따르면, 이동통신사의 알뜰폰 자회사 점유율 증가는 단기적인 효과로, 장기적으로는 망 제공 사업자 수 증가로 독립 MVNO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기정통부가 이통3사로부터 별다른 대책 없이 28㎓를 회수했기에 지난 2010~2015년처럼 유찰되기보다는 이번에 28㎓ 주파수신청을 한 사업자들에게 큰 지원을 해서라도 선정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25일 주파수 경매가 끝나고 당일이 될 지 경매대금 관련 재무건전성을 입증하는 데 며칠 이 소요 걸릴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문재호 팝콘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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