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시대, 산업규제 개혁 과감히 추진해야

조한준 / 2023-03-09 / 조회: 4,870       시장경제신문

생성형 AI, 챗GPT발 열풍이 뜨겁다. 다수의 언론과 전문가들은 ‘챗GPT’의 등장을 ‘아이폰의 등장’에 비유한다. AI는 이미 기술 개발의 단계를 넘어 실행 단계로 진입했다 이러한 AI가 산업과 서비스에 접목되어 일상화되면,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세상을 변화시킨 것 이상으로 광범위하고 빠르게 삶을 변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챗GPT발 열풍을 새로운 사업의 기회로 인식하거나 급격한 산업구조 변화를 예상한 기업들의 대응이 분주한 가운데, 벌써부터 AI의 부작용과 사전 규제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우려스럽다.


산업혁명은 급격한 산업의 혁신적인 변화와 산업생산력의 증대로 인한 사회·경제 구조 전반에 걸친 삶의 획기적인 변화로 정의될 수 있다. 2016년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는 ‘4차 산업혁명’을 디지털기술로 촉발되는 초연결 기반의 지능화 혁명으로 개념화하고 새로운 시대에 대한 대응을 촉구한 바 있다. 4차 산업혁명은 한동안 마케팅 용어가 아니냐는 정도로 치부되기도 했다.


하지만 ‘챗GPT’가 등장하면서 초연결성, 초지능성, 예측 가능성을 특징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분위기다. 산업혁명은 기술 진보로 인한 산업 효율성의 증대와 경제구조를 포함한 사회 전반에 걸친 거대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초래하며 과거의 생활로는 돌아갈 수 없을 만큼 우리들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미국 이론경제학자인 슘페터(Joseph Schumpeter)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역동성을 가져오는 가장 큰 요인으로 ‘혁신’을 강조하고, 기술혁신과 산업의 변화를 이끄는 가장 중요한 주체인 기업가의 역할과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로 개념화한 기업가들의 혁신 활동의 중요성을 역설하였다.


하지만 사회 전반에 걸친 변화가 예상되는 혁신에는 변화를 거부하는 저항이 따르고, 새로운 비즈니스의 탄생과 기업의 혁신 활동에는 이를 가로막는 많은 불확실성과 장애물이 존재한다. 구시대의 기술과 비즈니스모델로 기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기득권과 법·제도의 규제가 대표적이다.


혁신서비스와 기득권 간의 충돌 사례로는 현재 진행형인 전문직 단체와 플랫폼 간의 갈등을 들 수 있다. 법률서비스 플랫폼 ‘로톡’, 세무서비스 플랫폼 ‘삼쩜삼’, 부동산 중개 플랫폼 ‘직방’, 성형정보 플랫폼 ‘강남언니’, 비대면 의료 플랫폼 ‘닥터나우’ 등이 있다. 각 서비스가 속한 영역에서 해외기업들은 다수의 기업이 유니콘으로 성장하고 상장기업이 탄생하는 등 급성장하면서 기존의 산업구조까지 변화시키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오히려 기득권에 가로막혀 관련 기업들의 영업망이 축소되는 등 사업확장과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며 기업의 존폐를 걱정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상황이 단순히 민간영역에서의 사업자 간 이해관계 충돌로 보일 수도 있지만, 기존 사업자가 기득권을 이용해 혁신기업의 정당한 영업 활동을 방해하고 혁신 비즈니스모델의 출현을 막는다면 이는 개별 기업의 문제로 멈추지 않는다. 이러한 영향은 장기적으로 사용자 이익 침해, 해외 기업에 의한 관련 산업의 종속, 산업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따라서 국내 산업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라도 혁신비즈니스가 탄생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유관기관들의 적극행정이 필요하고, 최소한 해당 갈등 사안에 대한 기관의 빠른 의사결정과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


또 다른 요인으로는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상용화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법·제도와 충돌하는 등의 다양한 규제 이슈가 있다. 정부에서도 ‘규제개혁위원회’를 설치하고 ‘규제 샌드박스’를 운영하는 등 규제 개혁을 위해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는 합법화되어 상장까지 한 비즈니스모델이 국내에서는 구시대적 규제로 인해 신성장 동력인 혁신 기술과 서비스가 시작도 하기 전에 규제에 막혀 기업이 사업을 포기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현재와 같은 산업구조 전환기에 기존의 산업구조에 맞추어졌던 규제는 오히려 혁신성장을 저해시킬 우려가 크다. 정부의 규제정책은 혁신과 혁신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핵심 수단이 되어야 한다. 규제 개혁 노력이 효과를 나타내려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규제혁신, 속도감 있는 실행과 적용의 유연성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챗GPT발 AI 시대에 기업의 혁신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규제 개혁의 방향을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하고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와 ‘규제샌드박스’를 보다 적극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 또한 대내외 환경변화와 기술혁신 속도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규제 담당자의 역량 강화와 속도감 있는 실행, 민간의 자율규제 확대 등 규제 거버넌스 전반의 유연성과 운영의 효율화가 절실하다.


현재 AI 기술은 개발의 단계를 넘어 융합과 응용의 실행단계로 진입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국내 기업들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비즈니스모델을 쏟아내고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유관기관이 적극적으로 함께 뛰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국내 기업이 주역이 될 수 있도록 기업의 혁신 비즈니스모델이 윤리 기준과 국민의 안전,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저해하는 각종 규제를 개혁하고 기업의 성장을 적극 지원할 때이다. 새로운 산업혁명 시대에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조한준 자유기업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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