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디지털 신생기업’ 불모지 한국
미국 테크놀로지 전문 인터넷 매체 ‘실리콘앨리인사이더(www.businessinsider.com/SAI)는 매년‘디지털 100: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신생 기업’을 발표한다. 2011년 세계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신생 기업으로‘페이스북’(Facebook)이 선정됐다. 페이스북은 2009년부터 2011년까지‘디지털 100’1위를 차지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2004년에 설립돼 이제‘일곱 살에 지나지 않지만, 기업가치는 800억 달러이다. 2011년 전반기에 페이스북은 16억 달러의 수입을 올렸고 그 중 5억 달러의 이익을 실현한 것으로 돼있다. 영업이익률이 1/3을 넘고 있다. 페이스북 이용자는 전(全) 세계적으로 7억5천만 명으로 추정된다. 명실 공히 페이스북은 세계 최대‘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기업으로 등극했다.
신생 기업 2위는 세계 최대‘소셜 게임’업체인‘징가’(Zynga)이다. 징가 역시 2007년에 설립된 네 살배기에 불과하다. 평균 5천만 명이‘팜빌’,‘마피아워’등 징가의 게임을 이용한다. 징가는 페이스북에‘소셜 게임’을 올려 단숨에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페이스북보다 2년 늦게 설립된‘트위터’(Twitter)는 2010년 6위에서 4위로 올라왔다. 5위는‘드롭박스’(Dropbox)가, 6위는‘위키피디아’(Wikipedia)가 차지하고 있다. 미국 이외의 기업으로는 프랑스‘방테프리베’(Vente Privee)가 7위에 랭크되어 있다. 2001년에 설립된‘e-커머스’기업으로, 회원제 세일즈 클럽을 운영한다는 점에서 일반 e커머스 서비스와 차별화된다. 중국 기업도 10위 밖이지만 3개가 포함돼 있다. 2010년 기준으로 항저우에 있는 온라인쇼핑 사업자‘타오바오’가 12위, 상하이 온라인 비디오 사업자‘투도우’가 15위, 베이징 온라인 비디오 사업자‘유쿠’가 27위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업은 하나도 선정되지 않았다. 2000년 이후 설립된 기업으로 국한하면 마땅히 떠오르는 신생 기업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나라 인터넷 기업은 대부분 1990년대 중 후반에 설립됐다. 1995년에 다음커뮤니케이션, 1997년에 엔씨소프트, 1999년에 NHN(네이버) 등이 설립되었고, 그 이후로는 불모지나 마찬가지다. 2000년대 중반에 싸이월드 미니홈피가 붐을 이루었지만 성장세를 이어가지는 못했다.
2) 디지털 신생기업 불모지인 이유
‘IT 강국’과‘디지털 신생기업 불모지’라는 역설적인 조합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자금이 부족해서는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유동성이 넘쳐난다. 저금리가 이를 대변하고 있다. 이유는 딴 데 있다.‘벤처 생태계’자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까지 우리나라는‘닷컴의 추억’으로 기억될 만큼‘IT산업’은 호황을 이루었다. 코스닥에 상장하기만 하면 돈방석에 앉는다고 생각했다. 미국도 사정은 비슷하다. 1990년대 후반 닷컴 버블이 만들어지면서 2000년 3월11일 나스닥 기술주 지수는 정점을 찍었다. 정점을 찍은 후 12일부터 나스닥지수는 급락했다. 우리나라와 미국은 공히 닷컴 버블 붕괴를 경험했지만 그 이후의 길은 달랐다.
미국 닷컴 생태계는 놀라운 복원력을 보여줬다. 실리콘밸리 부활의 상징은‘페이스북’이다. 페이스북은 창업 초기, 한국의 싸이월드를 벤치마킹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싸이월드와는 다른 방식을 채택했다. 주커버그(Zuckerberg)는 너나없이 울타리 안에 가두기만 하는 상황에서 울타리를 열어 초대형 플랫폼을 만들었다.‘오픈 플랫폼’을 채택한 것이다. 페이스북은 응용 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 개발에 필요한 인터페이스(API)를 공개함으로써 누구든지 페이스북에 적합한 응용프로그램(앱)을 만들어 올리도록 했다. 이 같은 개방 덕에 페이스북에 다양한 서비스가 구현됐고 페이스북은 세계 최대‘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기업이 됐다.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이 플랫폼을 개방하면서 많은 신생기업이 등장했다.‘징가’가 대표적이다. 징가는‘소셜 게임’(social game)이라는 새 장르를 개척하며 세계적인 기업이 됐다.
징가는 2007년 7월에 설립된 네 살 밖에 안 된 신생 기업이지만, 2010년 매출은 6억 달러에 달했다. 6억 달러면 6600억 원으로,‘엔씨소프트’의 2010년 매출액 6347억 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네 살 배기 징가가 열 네 살의 엔씨소프트와 어깨를 나란히 겨룬 것이다. 엔씨소프트는‘리니지’로 한국 온라인 게임 시장을 10년 이상 이끌어 온 선발주자이다.
1998년에 출범해 IT거품이 붕괴되는 와중에 살아남은‘구글’도 실리콘밸리가 배출한 성공기업이다. 구글은 세계 최대 검색서비스 기업이라는 명성에 안주하지 않았다. 모바일 운영체제(OS)‘안드로이드’를 개방해 세계 모바일 플랫폼을 장악했다.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폰에서 구글의 각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가장 강력한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애플은 아이팟-아이튠즈(2001년)와 아이폰-앱스토어(2007년)를 내놓아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OS(iOS)-단말기(아이폰·아이패드)-콘텐츠 장터(앱스토어)’로 상징되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통합이 그 핵심이다. 애플은 IT생태계를 송두리째 바꿨다. 노키아의 사실상 몰락,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휼렛패커드의 PC 사업 분사 등은 모두 애플의 성공과 무관하지 않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실리콘밸리 성공기업의 공통점은 소프트 파워다. 엄밀한 의미에서 이들은 하드웨어 강자가 아니다. 미국이 IT 주도권을 갖게 된 것은‘개방과 공유’로 압축되는“웹 2.0”을 지향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하지만‘개방과 공유’와는‘반대의 길’을 갔다. 포털 사업자들은 콘텐츠를 자체적으로 만들어 이용자들을 유인했고 이들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울타리를 치는 데 몰두했다. 파트너들과 협력해 시장을 키우고 이용자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인터넷 서비스든 모바일 인터넷이든 플랫폼을 장악한 선발사업자는 모든 걸 움켜쥐려고만 했다. 최종 이용자들도 포털 사업자들이 제공하는 콘텐츠를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데 만족했다.‘개방과 공유’가 아닌‘폐쇄와 독점’을 선택하다보니,‘폐쇄된 인터넷 생태계’가 되고 말았다. 인터넷 생태계에는 거목 몇 그루만 자라고 있었다. 묘목도 수풀도 없었다.
2. 한국의 벤처 생태계의 현주소
글로벌 경쟁시대에 대기업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사실상 없다. 따라서 기업의 경쟁력은 ‘기업 간의 관계’에서 나오게 된다. 대기업의‘나 홀로 경쟁력’(stand alone)은 더 이상 의미를 갖지 못한다. 대기업과 협력업체 간의‘클러스터 경쟁력’(ecology)이 중요해진 것이다. 기업 생태계가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의 구글, 애플 등 대기업은 그 자체가 벤처캐피탈이다. 애플이 기술을 보강하기 위해 신생 기업을 인수한 사례는 많다. ‘아이폰4’의 HDR 사진 자동보정 기술도 영국의 신생기업‘임센스’(Imsense)를 인수해 적용한 것이다. 아이패드와 아이폰4의 핵심 부품인‘A4 프로세서’도, 미국 신생 기업‘인트린서티’(Intrinsity)를 인수해 완성한 것이다. 애플은 필요한 기술을 갖고 있는 신생 기업이라면 국내외를 막론하고 과감하게 인수했다.
인력과 예산의 상당 부분을 연구·개발에 투자한다고 알려진 구글도 예외가 아니다.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지만, 부족한 기술은 신생 기업 인수를 통해 확보한다. 안드로이드폰에 들어가는 안드로이드 모바일 운영체제(OS)도 신생 기업 안드로이드(Android)를 인수해 완성한 것이다.
실리콘밸리 강자들은 너나없이 신생 기업 기술을 인수해 경쟁력을 강화한다. 이는 반대편에서 보면 그만큼 대박을 터뜨리는 신생기업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신생기업이 설립 3, 4년 만에 우수한 기술을 개발해 비싼 가격에 대기업에 팔면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생 기업이 대박을 터뜨리면 이를 보고 인재와 자금이 몰려들고, 이렇게 해서 또 다른 신기술이 개발되는 것이다. ‘선순환 생태계‘가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벤처 생태계는 선순환과는 거리가 멀다. 대기업은 벤처 캐피털로 여겨지지 않는다. 그저 무자비한‘갑’으로 여겨질 뿐이다. 대기업이 인수합병(M&A)을 통해 신생기업의 기술을 사면 신생기업을 잡아먹었다는 비난이 인다. 중소기업은 애써 개발한 기술을 대기업이 탈취해간다고 항변한다. 설령 인수가 이루어지는 경우에도 벤처캐피털은 인수자가 제값을 쳐주지 않는다고 불평이다. 신생 기업이 기술을 팔아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져야 한다. 신생 기업이 대박을 내야 인재도 몰리고 자금도 몰리기 때문이다.
3. 벤처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정책제언
벤처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하자고 하면 정부는‘육성방안’부터 내놓는다. 육성방안은 종국에는 규제방안으로 귀결된다. 하지만‘생태계’는 육성 대상이 아니다. 생태계는 이해관계가 조정되는‘시장’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해관계자 간에 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지도록 불필요한 규제를 풀고 공정한 게임이 이루어지도록 하면 된다. 시장 생태계는 기업 간에‘관계 자본’을 축적함으로써 구축되는 것이다.
한 일간지의 우리나라 벤처 창업 동아리 1세대의 현재 위치를 추적한 기사는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우리나라 벤처 창업 동아리의 선구자인 KAIST의‘KB클럽’은 1996년에 만들어졌다. 그 이듬해 서울대에서‘벤처네트워크’가 만들어졌고, 숭실대의‘시너지’와 광운대의‘fovu’가 1998년과 1999년 문을 열었다. 학생 신분으로 한국판 빌 게이츠를 꿈꿨던 이들 4개 대학 동아리 1~3기 멤버 101명의 10여 년간을 추적한 결과, 그들은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창업을 북돋는 사회’가 아닌‘창업을 말리는 사회’라는 것이다.
벤처 생태계가 구축되지 않는 것은‘창업→투자→성장→인수합병(M&A)→재창업(투자)’의 선순환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국내 대기업들이 기술력 있는 중소업체를 M&A하기보다 싼값에 기술과 인력을 빼 가거나 용역 개발을 맡기려 한다는 것이다. 벤처 생태계 구축은 결국은 대기업과 중소협력 업체의 관계로 환원된다. 우리도 대기업의‘벤처 캐피털’기능에 눈을 떠야 한다. 외국과의 기술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협력업체 간에‘기술 생태계’가 조성돼야 한다.
그물망 같은 규제와 벤처 기업의‘실패’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관행도 불식돼야 한다. 벤처는 그 자체가 위험을 부담하는 것이기 때문에 성공 확률이 높을 수 없다. 예컨대 5%의 성공한 창업자가 사회를 발전시킨다면, 실패한 95%를 보호해야 이들 안에서 5%의 성공한 창업자가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실패를 용인하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고 실패를 딛고 일어 설 수 있는‘패자부활의 길’을 마련하는 것이 벤처 생태계 구축의 관건인 것이다.
최근 정부와 포털사업자가 공동으로 인터넷 분야 신생기업의 창업 아이디어 발굴에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6월 9일 인터넷 분야에서 ‘글로벌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상생협력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NHN, 다음커뮤니케이션, SK커뮤니케이션즈 등과 함께 ‘인터넷 비즈니스 스타트업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창업 아이디어를 공모해 우수 팀에 최대 5000만원의 창업자금을 제공하고 창업 멘토링과 펀딩도 지원한다는 것이 요지이다.
내부 경쟁을 유도하고 선정된 기업을 대상으로‘소셜 펀딩’(social funding)을 시도하는 것은 신선한 아이디어다. 소셜 펀딩은 소셜 네트워크서비스(SNS)로 입소문을 내 다수의 소액투자를 유도하는 자금조달 기법이다. 방통위는 10인 이하 중소 ·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창업 아이디어를 공모해 20개 팀을 선정한 뒤 일정기간 서비스 개발을 지원하고, 업체들 간 경쟁을 통해 최종적으로 10개 팀으로 줄인다는 것이다.
이는 일종의 1회성 경진대회지만 예비 스타 기업을 발굴해 냄으로써 벤처 생태계 구축에 기여할 수 있다. 벤처 기업의 경쟁력은 결국은‘아이디어’이기 때문에, 신생기업 발굴을 위한 공식적 권위를 갖는 경진대회는 순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즉 어줍지 않은‘법제적 접근’보다 차라리 경진대회의 권위를 쌓아가는 것이 벤처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있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벤처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는 기업들의 의식이 달라져야 한다.‘개방과 공유’라는 큰 흐름을 읽지 못하고‘폐쇄와 독점’라는 반대의 길을 간 장본인이 기업이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포털 서비스 업체들이 페이스북의 ‘소셜 플랫폼 기능’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소셜‘이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큰 흐름이라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대형 포털 업체들의 변화는 환영할 만하지만, 자발적 혁신이 아닌‘외부의 힘’에 의한 혁신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4. 에필로그
기업의 경쟁력을 정의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기업은‘고객과 투자자’를 놓고 경합을 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국가 경쟁력’은 다르다. 국가가 경쟁에 밀려 망했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없다. 국가 경쟁력은 자국 기업이 세계시장에서 ‘글로벌 플레이어’(global player)가 될 수 있도록 경쟁을 촉진하고 혁신을 유도하기 위한 법과 제도의 정비 그리고 무형의 인프라 구축 능력을 의미한다. 포터는 "세계적 기업의 모국(母國)이 되는 것"으로 국가 경쟁력을 정의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경제규모에 상응하는 만큼의 매출액 기준 ‘글로벌 500대 기업’에 우리 기업을 올리고 있다. 다소 증감은 있지만 2009년에는 14개 기업을 리스트에 올렸다. 그러나‘실리콘앨리인사이더’가 지정하는‘디지털 100: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신생기업’에는 어떤 명단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글로벌 기업’과 ‘주목받은 디지털 신생기업’간에는 현저한 차이가 존재한다. 우리는‘IT강국’이지만 IT기술에 기초한‘디지털 신생기업’의 관점에서는 사실상‘불모지’나 다름없다. 부품과 소재 그리고 조립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는 IT강국의 의미는 제한적이다. 혁신적 ‘아이디어’에 기반을 둔 신생기업이 자라나지 못한다면, 가치사슬에서 부가가치가 가장 작은 끝자락(low end)에 위치할 수밖에 없다.
과거와 같이‘기업 대 기업’이 경쟁할 때에는 기업 역량이 관건이었다. 그중에서도 기술이 핵심역량이었다. 하지만 융합의 시대에는 다르다. 이제는 다양한 분야의 작은 기업들과‘수평적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연합군’으로서의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관건이다. 애플과 구글의 성공이 이를 대변하고 있다.
벤처 생태계 구축은 2가지 관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하나는 아이디어와 재력을 가진 쪽으로‘기술’이 흐르도록 도와주며, 다른 하나는 다양한 수평적 비즈니스 모델이 시도될 수 있도록‘기업 짝짓기’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신생기업이 우수한 기술을 개발해 인수합병을 통해 비싼 가격에 매각되면 그 자체가 성공한 것이다. 성공사례는 인재와 자금을 몰려들게 하고 우수한 기술이 만들어지면 시장은 더 넓어진다. 또한 벤처 신생기업의 진입은 융합을 통한 다양한 수평적 비즈니스 모델을 가능하게 한다. 벤처기업의‘선순환 생태계’는 이렇게 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하자고 하면, 지원방안과 규제의 그물을 치기 바쁘다. 정부는 이처럼 '2중으로 시장에 개입하고 있다. 정부 주도의‘대ㆍ중소기업 상생방안’도 걸림돌이다. 대기업을‘잠재적 가해자’로 여기고 중소기업을 보호하는 것을 상생협력으로 간주하는 정책인식은 그 자체가‘아날로그’식이다. 생태계의 의미는 자연선택을 통한 자율조절이 핵심이다. 따라서 불필요한 규제를 풀고 다양한 규모의 인수합병이 활발히 일어날 수 있도록 M&A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는 공정한 게임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감독을 강화하면 된다. 돌이켜 보면 초창기 IT산업이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민간이 주도권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인터넷 비즈니스에도 마땅히 적용되어야 한다.
조동근 /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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