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조세경쟁력지수가 100점 만점에 63.0점으로 OECD 38개국 중 24위로 평가됐다.
자유기업원(원장 최승노)은 2일 '2024년 조세경쟁력지수(International Tax Competitiveness Index 2024)’ 책자를 통해 우리나라 올해 조세경쟁력지수 점수가 63.0점으로 지난해 62.6점에서 0.8점 상승했으며, 순위는 25위에서 24위로 한 단계 올랐다고 밝혔다.
조세경쟁력지수는 미국의 조세분야 싱크탱크인 조세재단(The Tax Foundation)에서 작성하고 자유기업원이 발표한다. 국가의 조세체계의 경쟁력을 평가한 것으로, 얼마나 합리적인 조세체계를 갖고 있는지를 평가한 수치다. 지수가 높을수록 조세경쟁력이 높다는 의미다.
법인세와 개인소득세, 소비세, 재산세, 국제조세 등 5개 분야에 대해 평가하며, 5개 분야는 다시 2~4개의 항목으로 나뉘어 평가한다. 항목별로 가중치 없이 단순 평균화한 후 지수화해 점수를 산출한다.
한국은 소비세 분야에서 100.0점으로 OECD 38개국 중 1위를 차지하며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개인소득세(40.3점, 38위), 재산세(40.6점, 32위) 분야는 낮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의 법인세 분야는 38개국 중 25위로 기록됐다. 최고한계세율 항목에서 44.2점으로 28위, 세제복잡성 항목에서 66.5점으로 26위로 평가됐다. 한국의 법인세는 24.2%로 OECD 평균인 23.6%보다 높은 편이며, 조세체계 역시 복잡하다는 평가다.
개인소득세 분야는 38개국 중 37위로 40.3점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은 개인소득세에 누진세를 부과하는 OECD 내 4개국 중 하나인데 누진세율 항목에서 46.7점으로 35위, 세제복잡성 항목에서 56.8점으로 34위를 기록했다. 결국 세율은 높고 세금 산정 과정이 복잡하다는 평가다.
한국은 재산세 분야에서는 32위에 40.6점으로 비교적 낮은 평가를 받았다. 부동산세(36.9점, 34위)와 자산거래세(46.1점, 32위) 항목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 국제조세 분야에서는 60.0점으로 30위를 기록했다. 94개국과의 조세협정을 통해 조세협정 항목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아직 속인주의를 적용하는 바람에 해외투자 유치 등의 면에서 한계를 보일 수 있다는 평가다.
전체 순위에서는 에스토니아가 11년 연속 조세경쟁력지수 1위를 유지했다. 에스토니아 조세의 강점은 수익배분에만 적용되는 법인세가 20%로 낮은 편이고, 개인소득세의 경우 누진과세가 아닌 20% 단일과세라는 점이라고 자유기업원은 밝혔다. 재산세는 부동산과 자본에 적용되지 않으며 토지에만 0.1% 적용되고, 속지주의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에스토니아에 이어 라트비아가 2위, 뉴질랜드가 3위, 스위스와 리투아니아가 4위와 5위에 올랐다. 1위에서 4위까지는 작년 순위와 같았다. 전년도 5위였던 체코는 8위로 밀렸고, 캐나다도 15위에서 17위로 하락했다. 10위 이스라엘과 13위 호주는 순위를 그대로 유지했다.
반면 독일은 18위에서 16위, 미국은 23위에서 18위, 일본은 26위에서 25위, 영국은 31위에서 30위로 순위를 끌어 올렸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콜롬비아 등 비교적 순위가 낮은 나라들도 각각 36위, 37위, 38위로 작년과 같았다.
자유기업원 관계자는 “낮은 순위의 국가들은 법인 소득에 상대적으로 높은 한계 세율을 부과하거나, 복잡성을 유발하는 여러 층의 세금 규정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특히 최하위에 속하는 5개국은 모두 평균보다 높은 법인세율을 적용하고 있었으며, 최하위 5개국 중 4개국은 유난히 높은 최고 소득세 기준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수정 기자 crystal@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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