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기업원 윤주진 정책전문위원은 지난 26일 ‘지방 재정분권 실현’에 대한 정책 제안 보고서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는 진정한 의미의 지방 재정분권 실현을 위한 입법적 대안을 여러 방면으로 모색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중앙정부에 대한 지방정부의 재정적 의존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고 있으나, 본질적으로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징수할 수 있는 세원 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며, 자율적인 세율 조정 등을 통해 지자체 '조세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범위도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OECD 소속 국가 중 한국의 지방세 비중은 13위로 비교적 상위권에 속하며, 평균치를 상회한다. 그러나 지방 분권이 발달한 연방 국가에 비해서는 56% 수준의 낮은 지방세 비중을 보이며, 특히 한국과 마찬가지로 단일국가이자 매우 유사한 조세 제도를 운용 중인 일본은 한국에 비해 2배 높은 지방세 비중을 갖고 있다.
<한국지방세연구원>이 2023년 3월 발간한 《OECD 국가 재정분권 수준 국제비교('21년)》을 살펴보면, 한국의 세입분권 비중은 18.5%로 OECD 평균과 유사한 수준이나 세출분권은 44.2%로 평균치보다 훨씬 높다. 그러나 역시 연방 국가 대비 세입분권은 매우 낮은 수치이며, 일본에 비해서도 약 60% 수준이다.
지난 문재인 정부는 지방 재정분권 실현을 위해 지방세 비중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추진했다. 문재인 정부는 기존 8:2 수준인 국세와 지방세 비중을 7:3으로 개선하고 궁극적으로 6:4 비율을 달성 목표로 제시했다. 그 일환으로 정부와 국회는 2021년 11월, 지방소비세율을 2021년 21%→2022년 23.7% 2023년 25.3%로 인상하는 「지방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다.
지방소비세란 국세인 부가가치세 중 일부가 지방세로 전환된 세금을 말한다. 이 법 개정에 따라 연간 4조 1,000억 원 규모의 재원이 국가에서 지방으로 이전돼 국세 지방세 비율이 2020년 73.7:26.3에서 2023년 72.6:27.4로 더 좁혀진다고 문재인 정부는 설명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과정에서 국정과제 제 11번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력 강화'를 내걸었다. 그 세부 방안으로는 지방재정 권한 강화를 위한 재정자주도 기반의 목표설정, 지방의 자주재원 확충, 균형발전특별회계 및 국고보조금 제도 개선, 현금성 복지사업 관리제도 도입, 지방보조금통합관리시스템 구축 및 지방의 재정 진단, 재정위기관리 제도 개선 등이 있다.
그러나 2023년 59조 원 규모의 세수 결손을 기록함에 따라 정부는 지방정부 재정 기반을 강화하는 구체적인 정책 추진에 나설 여유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는 2024년도 정부예산안에서 지방교부세를 총 8조 5,000억 원 삭감했다. 부동산 시장 거래 위축에 따라 취등록세 세입이 줄어든 지방정부의 재정 상황은 더욱 빠듯해 질 것으로 예상되는 분위기다.
지방소비세법 인상 법안 통과 후에도 유사한 입법적 시도가 이어졌다. 국민의힘 소속 권명호 의원이 대표 발의한 지방세법 개정안은 지방소비세율을 25.3%에서 26%로 인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해식 의원은 25.3%에서 25.75%로 소폭 상향하는 법 개정안을 낸 반면, 같은 당 김철민 의원은 지방소비세를 30%까지 올리는 법안을 냈으나 대안반영 됨에 따라 21대 국회에서 폐기됐다.
지방교부세율 인상 움직임은 매우 적극적이다. 현행 지방교부세율은 2006년에 정해진 19.24%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이에 여야 소속을 가릴 것 없이 다수 의원이 지방교부세율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지방교부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의 목표 지방교부세율 현황은 다음과 같다.
자유기업원 윤주진 정책전문위원은 22대 국회에서 근원적인 지방재정분권 실현하기 위한 입법적 대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먼저 지방정부 세입 중 국고보조금의 비중은 줄이고, 지방정부가 자율적으로 쓸 수 있는 재정 비중을 늘릴 것을 제안한다. 또한 탄력세율을 적극 활용하도록 제도적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과 지방정부의 규제 개혁 권한을 대폭 확대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일방적인 '시혜성' 지원으로는 지자체의 경쟁력 강화를 기대하기 어렵고, 중앙정부가 배분하는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비공식적 로비만 성행해 결과적으로 고비용 비효율만 부추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보다는 구조적 차원에서 지방정부의 재정자립을 제고하는 제도 설계가 더 효과적일 것이다.
박한용 지피코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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