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조차 참여의사 없는 현 이동통신시장은 포화상태"
"4이통사 적정이익 보장하려 기존사업자 권익침해 하게 돼"
"4000억대 재정투입에, 설비 특혜…실패 비용마저 혈세로"
"정부지원·통제없이 규제혁신으로 자발적 사업자 등장해야"
자유주의·시장경제 민간 싱크탱크인 자유기업원(원장 최승노)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도의 제4이동통신사 유치 추진에 "반(反)시장경제적 수단으로 시장경제 활성화에 나서겠다는 건 애당초 성립할 수 없는 모순이며 원칙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자유기업원은 8일 논평에서 "이미 국내 통신시장은 포화상태에 도달해 있어, 4이동통신 사업자의 '적정 이익'을 보장해주기 위한 정책자금 지원이 불가피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일정 수준 시장점유율까지 확보하게 해주기 위해선 기존 사업자를 규제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처럼 짚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하순, 역대 8번째로 시도된 4이통사 모집을 마감했다. 세종텔레콤·스테이지엑스·마이모바일 3곳에서 신청했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가 포기한 28㎓ 대역폭 주파수를 거둬 4이통사가 운용하도록 하고, 기존 3사 과점에서 경쟁요소를 더한다는 취지로 알려졌다.
자유기업원은 이동통신시장 진입장벽을 허물어 새 사업자가 참여·경쟁하게 하는 건 지지하지만 지금의 4이통사 유치가 시장경제 질서와 소비자 편익에 부합할지 의문이라며 "과기정통부는 4이동통신 사업자 정착 초기 막대한 지원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고, 4000억원대 정책금융과 세액공제를 내걸었다"고 지적했다.
또 "4이동통신 사업자가 기존사업자의 설비와 로밍 네트워크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망 구축 의무를 완화하는 등 '역차별' 수준 정책까지 예고하고 있다"며 "'이동통신 시장 경쟁 활성화'란 목표 아래 추진되는 정책이, 정작 특정기업에 대한 재정 투입, 기존 사업자 권익침해에 의존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4이동통신 사업자가 시장에서 실패할 경우 4000억원대 규모 정책금융 회수는 불가능해지고, 시장 퇴출 과정에서 발생할 막대한 구조조정 비용까지 모든 부담은 결국 국민 혈세와 소비자의 몫"이라며 "막연한 기대감에 편승해 소비자 이익과 시장경제 창달에 역행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 또한 포퓰리즘"이라고 말했다.
자유기업원은 "(향후 이동통신시장에서) 충분한 수익이 예상되며, 기존 사업자를 능가할 신기술과 서비스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라면 정부의 지원과 통제 없이도 얼마든지 제4이동통신 사업자로 뛰어들 것"이라며 "그러나 현실은 2010년 이래 7차례나 4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을 추진했으나 실패했단 것"이라고 조명했다.
이어 "주요 대기업조차 시장 참여 의사가 없다. 일본 라쿠텐 그룹 자회사가 4이동통신 사업에 뛰어들었으나, 결국 지속적인 적자로 모그룹마저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한 실패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며 "혈세 퍼주기, 정부의 일방적 통제, 왜곡된 시장구조에 의존하는 현행 4이동통신 사업 추진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청했다.
나아가 "시장을 인위적 재편하는 4이동통신 도입이 아닌, 규제혁신을 통해 더 자유로워진 시장에서의 자발적 사업자 등장이 궁극적으로 바람직한 해법"이라고 상기시켰다. 한편 '가계 통신비 인하' 등이 정책 목표라면 이통사 간 단말기 가격경쟁을 저해한 단통법(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2014년 도입)을 수술대에 올려야 한단 지적도 나온다.
한기호 디지털타임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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