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지 못한 이브"...대형마트 의무휴업 `평일 전환` 탄력 붙을까

자유기업원 / 2023-12-26 / 조회: 2,947       한스경제

크리스마스 이브 대목에도 서울시내 오프라인 점포 200곳 이상 문닫아

대형마트 의무휴업제, 시대상 반영 못한 '낡은 규제' 지적도

서울시,서초구 시작으로 동대문구도 의무 휴업 평일 전환 움직임


크리스마스이브에 대형마트들이 대부분을 문을 닫으면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재점화됐다. 최근 서초구의 의무휴업 '평일 전환' 발표를 시작으로, 규제 완화 바람이 전국적으로 퍼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 24일 서울 시내에 약 70개에 달하는 대형마트가 의무휴업 규제로 문을 닫았다. 이마트 노브랜드와 에브리데이, GS더프레시 등 총 158곳의 대기업슈퍼마켓(SSM)도 포함됐다. 연말 대목인 크리스마스 이브에 문을 닫게 되면서 대형마트들의 불만은 물론 홈파티를 계획했던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불편함이 다수 제기됐다. 업계에 따르면 통상 크리스마스 대목에는 평일보다 1.5~3배가량 매출이 높은 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르면 대형마트는 의무적으로 매월 2차례 휴업해야 한다. 전국 대부분의 대형마트는 의무휴업일을 둘째, 넷째주 일요일로 지정하고 있다. 영업시간 외 온라인 배송도 금지된다. 다만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에는 대형마트의 경우 매월 2일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하되, 이해당사자와의 합의를 거쳐 공휴일이 아닌 날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할 수 있다. 


해당 법은 지난 2012년 대형마트와 전통시장과의 '상생'을 목적으로 개정됐다. 골목상권을 살리자는 취지와는 달리 가시적인 성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주요 소비 채널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간지 오래지만, 시대 변화를 반영하지 않은 '낡은 규제'라는 점에서 꾸준히 지적받아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가 문을 닫으면 전통시장을 가는 것보다 쿠팡, 컬리 등 이커머스를 찾는 것이 일반적이다. 안 그래도 오프라인 점포들이 점점 위태로운 상황에서 주말 의무휴업은 오프라인 점포 위축을 가속화할 뿐이다.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은 공존의 개념으로 보고, 경쟁업체는 이커머스로 보는 편이 맞다"고 말했다. 


실제로 자유기업원의 '대형마트 규제 10년의 그림자와 향후 개선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전체 소매시장에서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21.7%에서 12.8%, 13.9%에서 9.5%로 각각 8.9%포인트, 4.4%포인트 감소했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들은 의무휴업일의 평일 전환을 요구해오고 있다. 앞서 대구시는 지난 2월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매주 둘째주, 넷째주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변경했다. 이어 청주시도 지난 5월부터 매월 둘째주, 넷째주 일요일에서 수요일로 전환했다. 


서울시 서초구 또한 지난 19일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매월 둘째주, 넷째주 일요일에서 월요일 또는 수요일 중 하나로 변경하는 상생협약을 맺었다. 이는 서울시 25구 중 첫 사례다. 절차에 따라 이르면 다음 달부터 평일 휴업을 시행할 계획이다. 협약식에는 서초구와 서초강남슈퍼마켓협동조합과 한국체인스토어협회 등이 참여했다. 


서초구에 이어 동대문구에서도 의무 휴업일의 평일 전환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을 중심으로 유통 규제 완화 신호탄이 켜지면서 평일 전환이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핵심 상권인 서울에서 의무 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라며 "다만 영업시간 외 온라인 배송 금지에 대한 규제는 여전히 남아있고, 일부 노동계에서는 마트 노동자들의 휴식권을 제기하고 있는 만큼 업계서도 전반적인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수민 한스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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