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기업원 산하 ‘지식발전소’가 혁신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슘페터는 왜 혁신을 말했을까> 신간을 내놓았다. 슘페터는 1942년 <자본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라는 책을 통해 일찍이 자본주의의 끊임없는 ‘재창조(recreation)’를 추동하는 메커니즘으로 기업가와 혁신, 자본 재배분을 강조한 경제학자이다. 특히 자본주의의 핵심 동력으로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를 제시해 후대 경제학자는 물론 기업 경영인들에게도 엄청난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이 책은 슘페터의 핵심 개념들에 대한 설명과 함께 그에 대한 실제 사례들을 풍성하게 소개한다. 저자는 “슘페터가 기업가는 발명 대신 혁신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고 강조한다. 포드가 자동차를 발명하지는 않았지만, 대규모 생산이 가능하게 혁신함으로써 누구나 자동차를 구입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조합’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생산하는 것의 가치 못지 않게, 어떤 자원들을 가지고 조합을 만드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혁신가’로서 기업가는 소비자들의 잠재적 욕구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이른바 ‘슘페터형 기업가’를 제시한다. 이런 혁신 기업가는 현재의 제품을 보다 좋게 혹은 보다 저렴하게 만드는 대신에 소비자들이 상상해본 적이 없는 완전한 새로운 재화나 서비스를 만들고 그것과 그 유용성에 대해 소비자들을 교육한다고 강조한다. 나아가 슘페터에게 있어 경제 발전이란 새롭고 가치있는 자원조합을 발견하는 기업가들에 의해 수행되는 파괴적 혁신의 결과라고 말한다.
실제로 슘페터는 기업가정신을 ‘새로운 조합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가정신을 ‘창조적 파괴에서의 파열 과정’으로 보았다. 이것이 시간을 통해 사회의 경제적 진보를 추동하는 기반이라고 믿었다. 때문에 현재 상태를 보호하기 위해 장벽을 쌓기 보다는 창조적 파괴과정이 활발하게 펼쳐질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정책이 경제 진보와 발전을 더 빠르고 더 강력하게 달성할 수 있는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저자는 슘페터가 특히 다수의 소규모 기업들로 이뤄진 시장이 소수의 거대 기업들로 이뤄진 시장보다 낫거나 효율적이라고 보는 믿음에 의문을 제기했던 최초의 경제학자 가운데 한 명이었다고 평가했다. 슘페터는 오히려 ‘혁신에 기반한 진보’가 거대 기업들에 의해 지배되는 산업들에서 더 많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완전경쟁과 독점은 현실에서는 아주 드물다고 보았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기업이 진입해 기존 기업들과 경쟁하는 것이 쉬운가, 즉 진입장벽이 어느 정도인가라고 주장했다. 기존 기업들이 신규 진입자의 위협을 걱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저자도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 제품을 개발하고 시장에 도입하는 기업가들이 경제를 살리고 성장시킨다고 주장한다. 경제 역시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발전한다고 강조한다. 창의적 파괴가 경제 주기를 주도하며, 경제 주기의 변동은 이러한 혁신과 파괴 과정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한다. 기업가가 부단히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여건을 마련되는 정책이 기반이 된다면, 경제가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슘페터 역시 ‘규제’ 대신 ‘허용’을 허락해야 혁신의 위대함이 증명될 것이라고 했다.
저자인 러셀 소벨 교수는 베스트셀러 <경제학원론 교과서(Economics: Private and Public Choice)>를 비롯해 250편 이상의 책과 논문을 쓴 경제학자다. 최근에는 국가 경제정책 개혁과 기업가정신 분야에 연구를 집중하고 있다. 공저자인 제이슨 클레멘스는 프레이저연구소의 부소장이자 프레이저연구소재단의 대표다. 조세와 정부지출, 노동시장 규제, 금융, 복지제도 개혁, 의료, 생산성 및 기업가정신 등 다양한 주제에 걸쳐 70편 이상의 연구물을 발표했다. 역자인 권혁철 자유기업원 자유기업센터 소장은 자유민주연구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자유주의 사상가 12인의 위대한 선택> 등 다수의 저서와 역서를 발표했다.
조진래 브릿지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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