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재기능할까?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YTN 라디오 생생경제, 동창토론으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두 분을 점점 더 멀어지게 하는 주제, 삼성 이야기해볼게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라는 게 만들어졌어요. 먼저 김성희 교수님, 준법감시위원회라는 게 뭡니까?
◆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이하 김성희)> 네, 법을 지켜가면서 기업 경영을 하기 위해서 외부의 감독을 받겠다. 그런 기구를 만들어서 우리가 법을 지켜가면서 제대로 하겠다는 건데요. 그런 위원회가 만들어진다고 하는 건 준법을 안 했던 일이 많았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측면이 있는 거죠.
◆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이하 최승노)>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그러니까 배경이 있잖아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만들어진 게 재판부가 주문한 거죠?
◆ 김성희> 삼성 지금 3세 상속 과정에서 갖은 탈법적인 방법이 다 동원됐고, 국민연금까지 정권을 이용해서 동원해서 그게 대가성 뇌물 문제로 재판이 진행 중이죠. 분식회계 문제도 심각한 경제범죄에다가 상속 과정에서 기업 합병 과정에서 주주들에 손해를 어마어마하게 끼친 측면이 있어서요. 그래서 상속을 순조롭게 하기 위해서 그런 여러 불법적인 방법을 총동원했기 때문에요. 그것뿐 아니라 부당노동행위, 삼성전자 서비스에서 벌어진 이런 문제들. 그리고 직업병을 은폐했던 문제나 이런 문제까지 도처에서 탈법적인, 불법적인 방법들을 많이 썼던 것을 이제부터는 고쳐나가야 한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일로 시작된 것으로 평가됩니다.
◇ 김혜민> 그러면 최 원장님은 어떻게 평가하세요? 삼성의 이런 준법감시위원회를 세운 것에 대해서요.
◆ 최승노> 상당히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기업으로서 세계적인,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경제 수준을 끌어올렸고, 우리 사회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문화를 가지고 있는 것이 삼성인데요. 삼성이 기업의 경쟁 세계에서 매출의 거의 90%를 수출할 정도로 글로벌 기업 아니겠습니까? 사실 본사가 한국에 있어서 그렇지 기업의 문화나 내용적인 측면은 세계 최고 수준이란 말이죠. 그런데 삼성이 워낙 그렇게 글로벌 기업이고 규모가 크다 보니까 한국이라고 하는 경제 규모에 비해서 상당히 크다고 사람들이 느끼고, 그러다 보니까 정치적 견제가 너무 심한 거 아닌가 싶어요. 그러다 보니까 이번에도 정치적 스캔들에 끌려 들어갔다고 봐야 하나? 이런 문제가 발생했는데요. 과거에 그런 불행한 사건들이 있었다면, 이번 정권에서는 조금 더 삼성을 자유롭게 경영에 전념하도록 내버려뒀으면 좋겠는데, 여전히 정치권력은 경제 기업인들한테 정치적인 것을 많이 요구하는 그런 환경을 제공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사실 정치 눈치 보느라고 힘들이지 말고, 힘 빼지 말고, 마음껏 기업할 수 있도록 자유를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경영을 잘할 수 있는 것은 알아서, 삼성보다 더 잘할 데가 있겠나 싶어요. 그런데 그것을 이렇게 하라고 코치하고, 저렇게 하라고 코치하고.
◆ 김성희> 코치보다는 법을 지키라는 문제입니다.
◆ 최승노> 자꾸 조건을 만들고, 뭐는 나쁘고, 나빠서 규제를 만들어놓고 그게 나쁘다고 하면서 규제 때문에 또 처벌하는 식의 악순환이 계속 반복되고 있는데요. 이런 것이 삼성의 압수수색만 수십 번 했다고 해요.
◇ 김혜민> 그러면 원장님은 지금 준법감시위원회, 삼성이 자체적으로 만들었지만, 물론 재판부가 요청은 한 거지만요. 이것조차 기업에 불필요한 거다, 그래서 안타깝다는 말씀이신 거예요?
◆ 최승노> 삼성이 필요했으면 만들었겠죠. 그런데 정치권이나 사법부나 이런 여러 가지 사회적 압박 때문에 불가피하게 만들어서, 만들었지만 삼성은 또 노련한 나름의 지혜가 있기 때문에 그 기관이 삼성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역량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김혜민> 삼성이 지혜롭기 때문에 삼성에 도움이 되는 역량을 발휘할 것이다. 그것을 지금 우려하는 건데요. 물론 삼성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맞지만, 삼성이 정말로 상생하고, 올바른 기업활동을 하게끔 시민단체나 추진위원들이 들어가 있는 건데요. 그것을 우리 원장님은 옥죄는 거라고 말씀을 하시는 거죠.
◆ 최승노> 삼성만큼 상생을 잘하는 기업이 없죠. 그래서 그런 시민단체가 기업경영에 간섭하는 게 상생이라고 이야기한다면 아마도 세계적으로 그렇게 해서 성공한 기업이 없지 않나 싶어요.
◆ 김성희> 우리나라에 그렇게 글로벌 초대형 기업이 됐는데, 왜 정치권력에 꼼짝을 못할까, 약점이 있어서 그렇죠. 기업권력보다 권력이 유한한 정치권력보다 훨씬 우위에 있을 것 같은데 무슨 약점이냐? 불법을 저지를 수밖에 없는 세습 문제 때문에 그렇습니다. 2세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다 한 번 감방에 갔다 왔어야 하고, 빨리 정치권력과 조율을 해서 중간에 나올 수 있도록 한 거고요. 이제는 더욱 기업에 대한 공정한 룰을 지켜야 한다고 하는 잣대가 엄격해지고, 정치권력에 대한 감시의 눈도 높아졌잖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최순실 사태, 그때 국민연금을 동원해서 편법적으로 상속을 하기 위해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냈기 때문에 사실 그게 정치적 스캔들이 발생했던 건데요. 기업권력이 정치권력의 눈치를 안 보고, 독립적으로 기업이 당당하게 운영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재벌이 편법 상속을 하지 않으면 됩니다. 그것만 안 하면 기업권력이 정치권력에 주눅 들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당당하게 그렇게 살려면 전근대적인 소유 세습 체계를 단절해야 한다는 건데, 결코 놓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에 이 문제가 계속 생긴다는 것이죠. 그것을 단절하지 않으면 아킬레스건입니다. 여기 삼성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앞으로 줄줄이 상속을 해야 하는데, 3세한테 넘겨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계속 이런 문제는 생겨날 겁니다. 삼성이 이미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총동원한 사례를 보여줬기 때문에 이제 다른 곳은 사법부나 검찰의 눈을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이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삼성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우리나라 재벌 체계를 정상화시킬 수 있느냐 하는 것에 시금석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준법감시위원회 정도 수준으로 이 문제를 다룰 수는 없는 것 같고요.
◇ 김혜민> 준법감시위원회가 결국, 삼성 안에 있는 거잖아요.
◆ 김성희> 삼성 문제에 대해서는 면피를 받을 수 있는 그런 제스처로서 준법감시위원회가 기능한다면 가장 중요한 문제를 피해가는 것이라는 점에서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 최승노> 삼성이 많은 불법을 저질렀다고 말씀하시지만, 사실은 삼성 경영권 이전하는 과정에서 이미 다 충분한 준비를 많은 시간을 가지고 해왔던 거예요. 그런데 박근혜 정부 당시에 탄핵이라고 하는 상황에, 정치적인 변동에 그런 것들을 마치 삼성에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끌고 가서 스캔들로 만들었는데요. 그런 정치적인 혼란은 정치인들끼리 정치 싸움을 하면서 풀어야 할 문제인데, 이것을 불필요하게 기업을 희생양으로 삼아서는 안 되는 것이죠.
◆ 김성희> 삼성이 피해자인 것처럼 얘기하는 건 조금 잘못됐는데요. 왜냐하면 국민연금을 동원해서 삼성 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를 해야 하는데, 국민연금이 동의해줘야지만 그게 승인되는 것이었습니다. 국민연금을 동원하려고 하니까 정치권력에 로비를 한 것이죠. 이렇게 된 문제에서 그것은 삼성이 정치권력에 대한 피해자가 아니라 삼성이 정치권력을 활용하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뇌물을 준 거죠.
◆ 최승노> 정치 주장을 한다고 해서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증거에 의해서 우리가 그 내용을 보고 생각을 해야지, 계속 그렇게 주장만 한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에요.
◆ 김성희> 이건 주장이 아니라 입증된 사실이죠.
◇ 김혜민> 제가 두 분의 이야기를 정리하는 이유는 사실 삼성 관련한 두 분의 이야기는 그동안 박근혜 정부 시절부터 계속해서 토론이 되어왔기 때문에 저희가 그 토론을 계속 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요. 제가 지금 오늘 이야기하고 싶었던 건 준법감시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거예요. 그러면 지금 문자로도 삼성을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만큼 삼성이 우리나라 대표 기업이고, 그리고 김성희 교수님 같은 분들도 삼성을 응원하는 마음에서,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얘기해주시는 거라고 진심을 생각하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삼성이 준법감시위원회나 혹은 노조 문제도 그랬고요. 앞으로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더 큰 글로벌 기업,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 김성희> 이재용 부회장 상속 문제는 아직 완료가 안 돼서, 진행형이기 때문에. 상속세를 6, 70조 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것을 내면, 현금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 다 주식 지분의 형태로 소유 경영을 해야 하기 때문에 계열사 지분 형태로 가지고 있어서 뭘 팔아야 합니다. 뭘 팔면 소유 지배권이 흔들리게 되는 이런 딜레마에 봉착했으니까 탈법을 쓰려는 유인이 생기는데요. 이것을 장기 분납을 하더라도 납부를 하고, 당당히 소유 경영권을 유지하더라도 앞으로 이렇게 계속 세습 체계로 가지 않는, 전문 경영인 체제를 대합하는 방식으로 옮겨가는 그런 결단이 없이는 이 문제는 풀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 김혜민> 제가 최승노 원장님한테는 이런 질문을 드릴게요. 원장님이 생각하기에 기업이 더 기업답게 활발하게 일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정부에서나 꼭 해야 하는 일이 하나 있다면 어떤 것을 권해주시겠어요?
◆ 최승노> 이제는 정치싸움을 위해서 기업을 자꾸 이용하려고 하는 일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 그런데 이번 정부 들어서는 거기에 추가적으로 친노조 정책을 쓰고 있다는 게 안타까워요. 친노조 정책을 쓰다 보니까 안 그래도 기업의 활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기업이 결국은 포기하고 해외로 자꾸 나가고 있어요. 그렇게 되면 상속할 필요도 없겠죠. 이렇게 되면 작년에 우리가 악몽의 1년을 보냈는데,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경제가 활력을 상실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기업이라고 하는 것에는 경제논리와 시장의 논리라는 것이 분명히 있어요. 이것을 기업의 세계를 정치적 잣대로 평가해서 이것이 마음에 안 든다고 잘라버리고, 이것은 마음에 안 든다고 없애야 한다고 하고, 이런 식의 정치적인 접근은 사실은 기업이 온전할 수가 없다. 그래서 기업의 세계를 존중해주는 그런 정치가 필요하다. 정치가 조금 더 친노조 정책보다는, 그러니까 친노조가 왜 나쁘냐면 그 안에 있는 정규직 근로자한테는 굉장히 좋을 수 있어요. 그런데 그 대가로 많은 젊은 사람들한테 일자리를 얻을 기회를 상실하게 만들거든요. 그리고 일자리를 빼앗기는 많은 사람들이 있어요. 그래서 친노조에서 벗어나 친노동자, 친근로자 정책을 써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하고, 일자리가 더 질적으로 나아지게 하는 정책, 이런 것을 써야지 그것이 바람직한 정책이다. 기업은 기업의 세계에 맞는 그러한 논리로 접근해야지, 자꾸 정치적 잣대로 들이대는 그런 방식에서는 벗어났으면 좋겠다는 말을 드리고 싶어요.
◇ 김혜민> 좋은 기업을 위해 우리 사회나 정부에 당부해야 할 말씀을 최 원장님이 해주셨고요. 그러면 김성희 교수님께 마지막으로 기업들에게 한 말씀 당부해주신다면요?
◆ 김성희> 재벌은 정치권력을 활용할 수 있는 그만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존재죠. 그런데 계속 3세 상속의 문제 때문에 코가 잡혀 있는데요. 정말 시장에서 공정하게 경쟁해서 생존하는 체계가 되려면 사실은 재벌 체제가 가지는 이러한 소유 지배권을 2세, 3세에게 계속 세습하는 체계는 공정하지 않은 것이라고 볼 수 있겠죠. 이것은 어느 정권에 의해서 칼날이 휘둘려진다는 것이라기보다는 재벌 체제 자체가 가지고 있는, 탈법을 할 수밖에 없는 속성이 있는데요. 이것을 벗어던질 수 있는 새로운 체계로 우리가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그런 기업 체계로 변화하려는 조금 더 큰 결단이 필요하다. 그래야지 정말 글로벌 기업으로서 계속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그렇게 주문하고 싶습니다.
◇ 김혜민> 두 분이 다양한 이야기를 하셨지만 일관적으로 주장하시는 것은 같은 것 같아요. 최승노 원장님은 정치적으로 기업을 이용하지 마라, 그리고 김성희 교수님은 편법으로 세습하지 마라. 이게 두 분이 오늘 가장 많이 말씀하신 핵심 메시지였습니다. 기업 하시는 분들, 또 정부를 만들고 이끌어 가시는 분들이 두 메시지를 잘 들어주셨으면 좋겠고요. 청취자 분들이 좋아하는 기업 어떤 게 있나요, 했을 때 LG 이야기도 많이 하시고요. 오뚜기 이야기하시는 분들도 계시네요. 오늘 두 분 감사하고요. 다음번에 점점 더 두 분의 사이를 멀어지게 하는 주제로 다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새해 인사 마지막으로 부탁드릴게요.
◆ 최승노> 힘내시고, 새해 건강하시고, 몸관리 잘하십시오.
◆ 김성희> 의견으로는 가까이하기에 너무 멀지만 서로 마주보고 있다는 것은 앞으로 더 돈독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각자 위치에서 당당하게 자기 주장을 펼쳐나가는 한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 김혜민>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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