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배달대행 노동자? "외국에선 우버 기사도 노동자로 판단" vs "사업자는 사업자"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YTN 라디오 생생경제, 오늘 동창토론 함께하고 있습니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1부에서는 저희가 통계를 분석해봤다면, 2부에서는 대안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이 통계가 말하는 더 깊은 의미라고 해야 할까요. 그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은 제 주변에서도 요즘 취업보다는 창업을 하겠다는 친구들이 많이 나와요. 물론 제 세대까지만 해도 대학 나오면 당연히 취업, 그랬는데 요즘에는 대학을 안 간다는 사람들도 많고, 창업을 하겠다는 사람들도 많고요. 이런 사회적 분위기가 통계에 대변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는데요. 최승노 원장님 어떻게 생각하세요?
◆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이하 최승노)> 실제로 많은 젊은이들이 그런 꿈을 꾸고 있고요. 그런 삶을 살아가는 30대 성공 프리랜서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노마드 현상이라고 하는데, 프리랜서들이 사회 진영 각각에서 활동을 하고 있죠. 방송 분야에도 많은 작가님들이 계시는 것처럼 우리 사회 전반에 이런 프리랜서 붐이 일어나면서 내가 잘하는 분야의 전문지식을 가지고 일을 하고, 많은 시간을 여가와 사회 경험과 여행을 통해서 재충전하는 삶을 살겠다, 하는 젊은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이런 것도 우리가 일한다는 측면에서 하나의 분야인 것은 분명하고요. 저는 이게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자신의 커리어를 스스로 개척해나가고, 자유인으로 살겠다고 하는 것. 저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지난번에 저희가 신세돈 교수님, 박상인 교수님하고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제 비정규직, 정규직이 좋느냐, 안 좋느냐의 문제보다 그 비정규직의 질, 정규직의 질을 따질 때다. 그리고 그때도 이야기했지만 우리 프리랜서 작가가 저를 항상 놀린다. 그렇게 공부해서 정규직 되면 뭐하니? 이런 이야기를 제가 그때도 했었는데요. 지금 이렇게 노동에 대한 개념, 일자리에 대한 개념이 전통적인 개념에서 새롭게 바뀌는 것은 맞는 것 같아요. 그러면 제가 교수님께 여쭤볼게요. 정부가 이번 통계 이야기를 하면서 온라인 쇼핑 성장, 자동화, 대형화 등 생산 유통 구조가 변화했고, 산업적 구조가 바뀌었다는 거죠. 그런 요인들이 이번 통계에 들어갔다고 했는데, 사실 일정 부분 맞는 얘기라고 생각하거든요. 어떻게 보세요?
◆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이하 김성희)> 네, 작은 문제를 큰 문제로 답한 거라서 틀릴 가능성이 없는 문제죠. 흐름이니까, 이런 흐름 속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지표로 나타났는지를 설명하기는 어려울 수 있는 그런 요인이라고 할 수 있고요. 자영업자 숫자가 줄어드는 구조 하에 있다, 이것을 설명해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죠.
◇ 김혜민> 전통적 자영업의 숫자가 줄어든다.
◆ 김성희> 그런데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새로운 유형의 자영업자로 잡히는 특수고용노동자와 똑같은, 사실 자영업자처럼 신분이 형식적으로는 그렇지만 사실상은 종속적인 임금 노동자의 속성을 강하게 가지고 있는 대리기사, 배달기사, 이런 택배기사, 이런 분들이요. 배달 분야에 굉장히 많고요. 운수 분야에 굉장히 많고, 다른 분야에도 채권 추심, 보험 모집인, 전통적인 그런 특수고용의 형태도 새로운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 중이라서요. 그쪽의 영역을 어떻게 잡을 건가. 지금 이번에 ILO가 통계 개선을 권고했습니다. 임금 근로와 비임금 근로만 잡지 말고, 이런 유형의 근로자를 따로 잡을 수 있는 통계로 바꿔라. 그게 논의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서구와 조금 차이가 있는 것은 거기는 경제적, 종속적 노동자 또는 경제적, 종속적 자영업자, 이렇게 보는 것인데요. 자영업자의 속성과 임금 노동자의 속성을 다 가지고 있는. 임금 노동자의 속성이 왜 중요하냐면, 사용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고, 사회보험이 사용자와 함께 연대책임을 지도록 만들어진 제도거든요.
◇ 김혜민> 그러면 교수님, 지금 얘기 맥락에서 제가 안 그래도 다음 질문으로 준비하고 있었는데, 그래서 어제 고용노동부가 배달대행 노동자들, 교수님이 지금 여러 차례 이야기한 그분들을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라는 판단을 처음으로 내렸어요. 이것도 변화하는 일자리를 반영하는 거잖아요. 교수님은 물론 잘했다고 하시겠죠? 원장님은 잘못했다고 하실 거고요? 고개를 끄덕이셨어요. 일단 김성희 교수님 왜 맞는 판단입니까?
◆ 김성희> 이분들은 사실 독자적인 영리행위를 할 수 있는 수단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배달 플랫폼이라고 하는 기반 하에서 움직이는 것이라서 그분들이 자유롭게 선택을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 영리 행위를 하는 핵심적인 생산 수단을 소유하고 있지 않은 사람이기 때문에 자영업자로 분류해서는 사실 사각지대가 생겨나는 거죠. 캘리포니아에서도 그렇고, 영국, 독일에서도 우버 노동자를 인정하는 판결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버는 우리나라의 대리기사, 택배 기사보다도 종속성이 약하다고도 할 수 있는데도 그들 노동자는 노동자로 보고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의 흐름이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추세인데요. 우리는 그것보다 강력한 임금노동자의 속성을 가진 사람조차도 명확한 판단을 내리지 않았던 것을 고쳐나가는 계기가 되고요. 나날이 늘어나는 사각지대에 있는 노동자들을 적극적으로 보호망 안에 포함시킬 수 있는 그런 상징적인 조처다, 이렇게 봅니다.
◆ 최승노> 사업자가 임금노동자적 성격이 강하다고 해서 노동자인 것은 아니죠. 사업자는 사업자인 거고, 사업자로 계약을 해서 사업자의 결과, 성과를 공유하는 그러한 방식의 계약을 한 당사자, 경제 행위자죠. 그래서 우리가 고용노동부가 노조 협회처럼 행동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러한 노동이라고 하는 관점에 편향된 사고로 판단을 하지 않았나 하는 우려를 합니다. 노조복지부 같은.
◆ 김성희> 노조하고는 상관없지 않나요? 노동조합으로 인정받아서 노동조합을 할 권리를 아직까지 안 주고 있어서. 노동조합하고는 무관합니다.
◆ 최승노> 그런데 활동하는 것을 보면 사업자들이 모여서 노조를 결성해요. 그런데 이거는 사실 법이 그만큼 과도하게 노조활동이라든가, 이러한 것에 보호된 제도가 있기 때문에 그것을 통해서 나의 기득권이나 사업하는 권한, 또는 이익을 얻겠다고 하는 영리적 행위죠. 그러니까 내 이익을 위해서 제도를 활용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정부 당국은 사실은 그러한 내 이득을 얻겠다고 하는 이익단체를 보호하려고 해서는 안 되고, 이러한 사업자 전반에 있어서의 계약이나 약속을 보호하려고 하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하는 일이에요.
◇ 김혜민> 신산업이 생기고, 신노동자들이 생기면 정부가 법을 바꾸는 것은 당연한 건데, 방향성이 잘못됐다는 말씀이신 거잖아요?
◆ 최승노> 방향성도 잘못됐고, 보호하려고 하는 행위의 대상도 잘못됐다. 더군다나 플랫폼 경제라고 하는 이러한 특수한 경제가 나타나면 제도를 빨리 개선해서 거기에 부합하도록 제도를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노동과 사용자라고 하는 그러한 경직된 프레임에서 세상을 바라보다 보니까 이런 것은 다 노동이야, 이런 것은 보호대상이야, 이런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 김혜민> 그러면 '타다’ 이야기를 해보죠. 타다가 검찰 기소된 내용?
◆ 김성희> 공유 경제라는 말은 맞지 않고, 플랫폼에서 이득을 독점적인 기업이 소유하는 것도 분명하고요. 노동자성의 인정에 대한 문제가 존재하는 것도 존재합니다. 그런데 이런 변화하는 상황에 대해서 택시업계와 병행 발전할 수 있는 길을 찾겠다고 했다가 태도가 바뀐 이유를 정확하게 납득하기는 어렵다, 이렇게 봅니다.
◆ 최승노> 타다는 사업자와 사업자의 갈등이에요. 내가 더 돈을 벌겠다, 그런데 정부의 보호 하에 있는 그러한 쪽에서 새로 진입하려는 쪽을 막다 보니까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이것은 노동의 관점이 아니라 새로운 이머징 마켓을 제도로 어떻게 수용하느냐의 관점에서 정부가 실패를 했고, 그러한 정책 실패에 따라서 나타난 소송전이다, 이렇게 볼 수 있어요. 정부가 사실은 이 문제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풀어야 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시장, 새로운 산업이 발생하면 그것을 우리 내부 경제화해서 에너지를 우리 경제 전반에 활용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입을 수 있도록 나아가야 하는데요. 그 부분에서 너무 수세적으로 기득권 사업자를 보호하다 보니까 발생한 새로운 사업자와의 갈등이 만들어놓은 함정이죠. 이것을 또 고용과 노동이라는 관점으로 해석하기 시작하면 끝도 모르게 이 부분은 풀 방법이 없어질 수 있어요.
◇ 김혜민> 택시 기사분들을 구산업에서 일하시는 분들, 약자로 지정해놓고 이 문제를 푸는 게 노동의 관점인 거니까요.
◆ 김성희> 꼭 그렇게 봐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약간 개인택시의 권리금 문제가 밑바닥에 크게 도사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노동자 보호의 문제로 접근하는 것은 뒤의 문제인 것 같고, 사업자 간의 다툼에 대한 문제를 어떻게 이해조정하느냐.
◇ 김혜민> 그거는 두 분이 동의하시는 거군요.
◆ 김성희> 그게 먼저인 쟁점인 것 같고요.
◇ 김혜민> 그런데 그 사업자 간의 다툼이 구산업과 신산업인 거잖아요? 앞으로 이런 행태는 계속해서 나올 거고요. 그래서 오늘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노동시장 변화에 따른 질병보상체계를 논의하기 위한 산재보험 국제 세미나가 열렸다고 하더라고요. 이 이야기도 저는 재밌더라고요. 한 번쯤 저희가 나눠볼 만한 생각을 해봤습니다. 산재에 대한 개념도 바뀔 것 아니에요? 지금도 많이 바뀌고 있고요. 그렇습니다. 오늘 비임금근로와 비경제활동인구 통계와 함께 1부에서는 분석을 해봤고요. 2부에서는 그렇다면 새롭게 바뀌는 일자리의 개념을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관련 이야기 나눴습니다. 마지막으로 두 분이 짧게 정부가 고용정책이나 이런 분야에 있어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말씀해주시겠어요?
◆ 최승노> 저는 법의 해석을 조금 더 유연하고, 현실적으로 했으면 좋겠다. 현실에서의 변화, 또 기술 혁신의 변화, 이런 것들이 발생하게 되면 조금 더 탄력적으로 과거의 제도가 낡은 제도가 된다면 그것을 탄력적으로 해석해서 일할 사람들이 일할 수 있게, 또 사람을 쓸 수 있는 사람은 쓸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 아닐까 싶습니다.
◆ 김성희> 산재보험 세미나도 그렇지만, 새로운 유형의 노동자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 근로자들을 안전망에 넣어야지만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는 거죠. 그래서 자영업자들까지도 산재보험에 임의가입은 가능한 제도를 열어놓은 것처럼 노동자성이 강한 속성을 가진 사람들을 명확하게 정의하고, 사각지대 없이 안전망 구조 속에 어떻게 적극적으로 포함시킬 것인가를 서둘러 논의해야 합니다.
◇ 김혜민> 두 분 오늘 고맙습니다.
◆ 최승노> 고맙습니다.
◆ 김성희>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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